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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역학(Classical Dynamics)/중력과 중심력

중심력과 이체문제(Central Force and Two-bodies problem)

by Gosamy 2020.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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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샐베이션(Salvation)을 보면 1화에서 MIT 대학원생 리엄 콜이 친구들과 한 잔 할 겸 바에 모입니다. 음식을 주문하며 그는 친구들과 '다체문제(Many-bodies problem)'을 푸는 것에 대한 가벼운 토론과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가벼운 장난 어조로 주고받는데, 그러던 와중 맘에 드는 여성을 발견한 리엄은 '이체문제(Two-bodies problem)'을 푸는게 급하다면서 자리를 벅차고 일어서죠. 친구들은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를 두고 이체문제는 고등학교 문제라며 비아냥거립니다. 여기서 리엄은 커플이 되기 위한, 진짜 이체(Two-bodies)를 이루기 위한 문제를 풀러 간 것이라 해석해야 맥락상 정확하겠지요...

 

극 중 그의 전공이 천체물리학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나눈 대화는 천체물리에 관련된 것으로 고전역학에서 뉴턴과 라그랑주 역학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들입니다. 이것들은 모두 '중심력(Central force)'라는 카테고리 안에 묶여 있는 개념들입니다. 중력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면, 이의 확장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심력에 대한 논의도 같이 시작해 봅시다.


1. 중심력의 정의

 

두 물체가 그 중심을 잇는 선의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중심력(Central force)라 하며, 이는 고정된 정점을 향하고 고정된 정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에만 의존하는 힘이다.

 

뜻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중심력은 만유인력(중력), 전기력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중심력이 무엇이고 중심력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중심력이 작용할 때 물체들이 어떻게 운동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2. 이체문제와 환산질량

 

서로 상호작용하는 두 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문제를 '이체문제(Two-bodies problem)'이라 합니다. 일반적인 상태는 아래 [그림 1]과 같습니다.

 

[그림 1]

 

그런데 이체문제를 그대로 풀기 위한 시도를 하면 3차원상에서 좌표만 이미 6개가 되어버려 수학적으로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리하여 과학자들은 쉬운 방법을 찾아봤는데, 그것은 바로 두 물체의 질량중심(Center of mas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질량중심벡터를 $\mathbf{R}$이라 하면, 그것은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mathbf{R}=\frac{m_2\mathbf{r_2}+m_1\mathbf{r_1}}{m_1+m_2}$$

 

그리고 계의 라그랑지안을 계산하면,

 

$$L=\frac{1}{2}m_1\left | \mathbf{r_1} \right |^2+\frac{1}{2}m_2\left | \mathbf{r_2} \right |^2-U(r)\;\;\;\;\;\cdots\;\;(1)$$

 

이 때 위에서 말한 이체문제를 간단히 바꾸는 방법은 좌표계의 원점을 계의 CM으로 바꾸어 $\mathbf{R}=\mathbf{0}$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m_1\mathbf{r_1}+m_2\mathbf{r_2}=\mathbf{0}\;\;\Rightarrow\;\;\left\{\begin{matrix}
\mathbf{r_1}=-\displaystyle\frac{m_2}{m_1}\,\mathbf{r_2}\\\\ 
\mathbf{r_2}=-\displaystyle\frac{m_1}{m_2}\,\mathbf{r_1}
\end{matrix}\right.\;\;\;\;\;\cdots\;\;(2)$$

 

그리고 $\mathbf{r}=\mathbf{r_1}-\mathbf{r_2}$ 으로 정의하면,

 

$$\mathbf{r_1}=-\displaystyle\frac{m_2}{m_1}\,\mathbf{r_2}=-\frac{m_2}{m_1}\left ( \mathbf{r_1}-\mathbf{r} \right )\;,\;
\left ( \frac{m_1+m_2}{m_1} \right )\mathbf{r_1}=\left ( \frac{m_2}{m_1} \right )\mathbf{r}$$

$$\therefore\;\;
\mathbf{r_1}=\frac{m_2}{m_1+m_2}\,\mathbf{r}\;\;\;\;\;\cdots\;\;(3)$$

 

$$\mathbf{r_2}=-\displaystyle\frac{m_1}{m_2}\,\mathbf{r_1}=-\frac{m_1}{m_2}\left ( \mathbf{r}+\mathbf{r_2} \right )\;,\;
\left ( \frac{m_1+m_2}{m_2} \right )\mathbf{r_2}=-\left ( \frac{m_1}{m_2} \right )\mathbf{r}$$
$$\therefore\;\;
\mathbf{r_2}=\frac{-m_1}{m_1+m_2}\,\mathbf{r}\;\;\;\;\;\cdots(4)$$

 

(2), (3), (4)를 이용해 라그랑지안 식 (1)을 다시 쓰면,

 

$$L=\frac{1}{2}\,\mu\left | \mathbf{\dot{r}} \right |^2-U(r)\;\;\;\;\;\mathrm{where}\;\;\;\;\;\mu=
\frac{m_1m_2}{m_1+m_2}\;\;\;\cdots\;\;\;(5)$$

 

여기서 $\mu$를 '환산질량(Reduced mass)'라 부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체문제가 1체문제로 귀결됩니다. (motion of Two-bodies to an equivalent one-body problem)

 

[그림 2]

 

'이게 왜 대단한 거지?'라는 어리둥절한 눈빛을 보내는 독자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주공간에 두 천체가 동일한 중심을 기준으로 회전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고전역학의 목표는 초기조건이나 경계조건을 알 때 임의의 시간 t에서 운동의 특징(속도, 위치, 가속도, 힘 등)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체 운동에서도 동일하게 두 천체가 특정 시간이 흘렀을 때 어떤 상대적 위치를 가지며 어떤 속도로 운동하고 있을 지를 예상하고 싶다고 했을 때, 2체문제로 접근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좌표가 너무 많습니다. 위치 좌표만 총합 6개이니 이들을 미분한 속도좌표까지 처리하려면 곤란해지죠. 헌데 한 천체를 시점으로 하고 환산질량을 종점으로 하는 하나의 벡터 $\mathbf{r}$를 이용해 운동을 기술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구체적으로 고찰하지 않더라도 전자보단 쉬울 겁니다.

 

더불어, 2체문제 중에서는 상당히 많은 경우 한 쪽의 질량이 다른 쪽의 질량보다 압도적으로 큰 경우가 많습니다. 행성을 거느리는 항성계는 대부분 이 특징이 성립하며(태양계에서도, 태양 질량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9%를 차지합니다) 위성과 행성 사이에서도 성립합니다(지구-달 사이의 관계는 매우 특이하게 위성/행성의 질량 비율이 다른 경우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량중심이 지구 내부에 위치) 환산질량의 식에서 큰 질량을 $m_1$이라 하였을 때 $m_1=M>>m_2=m$ 인 경우 큰 질량이 있는 천체를 그냥 원점으로 잡아버리고 작은 질량을 가진 천체가 큰 천체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상황을 그려버리는게 훨씬 쉽겠지요? $\mu \simeq m_2$ 로 근사가 되니 말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태양의 질량을 $m_1$이라 하고 지구 질량을 $m_2$라고 해봅시다. 중심력이 작용하면 두 물체는 공통질량중심(CM)을 기준으로 각각의 공전궤도를 가지며 돕니다. 그런데 실제로 $m_1>>>m_2$이므로 이 땐 사실상 태양은 제자리에 머물고 공전을 하지 않으니, 1체문제 즉 지구만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상태로 바꾸어도 전혀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2체문제의 1체문제로의 귀결의 활용은 태양계처럼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가 매우 많고 다양하지만 태양이 전체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해 거대한 별이 중앙에 놓여있는 시스템에서 빛을 발합니다.

 

그렇다면 $m_1$과 $m_2$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도 분명 1체문제로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 계산적인 측면에 있어 훨씬 효율적입니다. 명왕성(플루토)과 카론 사이의 관계가 바로 이런 경우로, 서로가 서로를 공전하는 약간 우꽝스러운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이 때문에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한 것입니다)


2. 각운동량의 보존

1) 각운동량 보존

 

라그랑지안을 이용하면 중심력을 받는 입자의 각운동량 보존 법칙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됩니다. 중심력이 작용하고 퍼텐셜이 $U(r)$로 기술되는 질량 $\mu$인 물체를 고려해 봅시다. 만약 중심력 외에는 물체에 가해지는 외부 토크가 없으면, 각운동량이 보존됩니다.

 

$$\mathbf{N}=0\;\;\Rightarrow\;\;\mathbf{\dot{L}}=\frac{d\mathbf{L}}{dt}=0\;,\;\mathbf{L}=\left ( 
\mathrm{Constant} \right )=\mathbf{r}\times \mathbf{p}$$

 

중심력에서 $U(r)$이 힘의 중심과 입자 사이의 거리 $\mathbf{r}$에만 의존할 뿐만 아니라, 위의 결과에서 이 거리를 나타내는 위치벡터 $\mathbf{r}$과 $\mathbf{p}$의 외적이 항상 일정하다는 사실은 두 벡터 모두 공간에 고정된 $\mathbf{L}$에 수직한 평면에 놓여 구대칭 원운동을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극좌표를 표현해서 라그랑지안을 나타내면,

 

$$L=\frac{1}{2}\,\mu\left (\dot{r}^2+r^2\dot{\theta}^2 \right )-U(r)$$

 

여기서 조금 어려운 개념이 등장합니다. 현재 라그랑지안은 $L(r,\dot{\theta})$로 $\theta$에 대한 함수는 아닙니다. 그러면 Conjugate momentum 의 1차 시간미분을 구했을 때

 

$$\dot{p_\theta}=\frac{\partial L}{\partial \theta}=\frac{\partial }{\partial \theta}L(r,\dot{\theta})=0$$

가 되므로, 오일러 방정식에 의하여

$$\dot{p_\theta}=\frac{\partial L}{\partial \theta}=0=\frac{d}{dt}\left ( \frac{\partial L}{\partial \dot{\theta}}
 \right )\;\;\Rightarrow\;\; p_{\theta}=\frac{\partial L}{\partial \dot{\theta}}=\mu r^2\dot{\theta}=\left ( \mathrm{Constant} \right )$$

 

이 값은 바로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이며, $l$로 표기합니다. 이 값이 회전각도의 시간변화율에 관련없이 항상 일정한 값을 유지하므로 각운동량은 보존(conservative)됩니다.

 

$$l=\mu r^2\dot{\theta}=\left ( \mathrm{Constant} \right )$$

 

2) 케플러 제 2법칙

 

케플러의 제 2법칙은 각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증명 가능합니다.

 

케플러 제 2법칙(면적 속도 일정 법칙)

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선분이 단위 시간동안 쓸고 지나가는 면적은 동일하다.
The area per unit time swept out by a radius vector from the sun to a planet is constant.

 

증명) 어떤 반지름벡터 $\mathbf{r}(t)$가 궤도를 그릴 때 단위시간 $dt$동안 쓸고 지나가는 면적은

$$dA=\frac{1}{2}r^2d\theta$$

양변을 $dt$로 나누면 좌변에 나타나는 것이 '면적속도(Areal velocity)'이다.

$$\frac{dA}{dt}=\frac{1}{2}r^2\frac{d\theta}{dt}=\frac{1}{2}r^2\dot{\theta}=\frac{l}{2\mu}=\left ( \mathrm{Constant} \right )$$

고로 면적속도는 시간이 흘러도 일정하며, 중심력에 의한 운동의 일반적 결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에너지의 보존

 

라그랑지안을 운동량에 관한 식으로 바꾸어 해밀토니안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l=\mu r^2\dot{\theta}=\left ( \mathrm{Constant} \right )$이고 선운동량 $p=\mu \mathbf{r}$의 관계가 성립하니

 

$$H=\frac{p^2}{2\mu}+\frac{l^2}{2\mu r^2}+U(r)\;\;\;\;\;\mathrm{where}\;\;\;p=\mu \mathbf{\dot{r}}\;,\;l=\mu r^2\dot{\theta}$$

 

따라서, $$E=H=T+U=\frac{1}{2}\,\mu\left (\dot{r}^2+r^2\dot{\theta}^2 \right )+U(r)$$

 

[참고문헌]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5e, Marion&Thor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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