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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의 전자기파 관측 [2011학년도 LEET/지구과학]

by Gosamy 202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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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대기에서의 태양 복사 에너지의 파장에 따른 흡수와 반사
[그림 2] 지구 대기를 통과하거나 흡수되는 전자기파의 파장에 따른 분류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수많은 인공위성에는 지표를 세밀히 관측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1960년대 초반부터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위성 영상 센서는 근래에는 지구 환경의 이해를 위한 과학적 목적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원격탐사학은 이러한 센서 시스템을 통하여 비접촉 방식으로 물체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하는 학문이다. 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격탐사에 사용되는 에너지와 물체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태양으로부터 방출된 복사 에너지는 전자기파의 형태로 우주 공간을 빛의 속도로 진행한 후 지구 대기를 통과하여 지표면에서 반사된 다음 다시 대기를 거쳐 위성 센서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물체에 입사하는 에너지와 반사되는 에너지의 비를 반사율이라 하는데, 원격탐사는 파장에 따른 반사율인 분광 반사율을 이용하여 물체의 성질을 알아낸다.

 

물체는 다양한 파장의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그중 에너지가 최대인 파장을 '최대 에너지 파장'이라 한다. 표면의 절대 온도가 약 6,000K인 태양의 최대 에너지 파장은 0.48μm이다. 이에 맞추어 초기의 위성 영상은 가시광선(0.4~0.7μm)만을 이용했는데, 근래에는 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근적외선, 중적외선, 열적외선 등 다양한 파장 대역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원격탐사의 유용성이 더욱 커졌다.

 

  예를 들어 우리 눈에는 천연 잔디와 인공 잔디가 똑같이 녹색으로 보이지만, 근적외선(0.7~1.2μm)을 사용하면 두 물체는 확연히 구별된다. 녹색의 잎은 이 대역에서 약 50% 강한 반사를 일으켜 위성 영상에서 밝게 보이는 반면, 인공 잔디는 약 5%만을 반사하여 어둡게 보이기 때문이다.

 

  중적외선(1.2~3.0μm)은 잎의 수분 함량에 대한 민감도가 가시광선보다 뛰어나 작물의 생육 상태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얻는데 사용된다. 또한 중적외선은 광물이나 암석의 고유한 분광 반사 특성을 이용한 자원 탐사에도 활용된다.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는 2.17, 2.21. 2.32. 2.58μm의 중적외선을 흡수하는데, 어떤 물체의 분광 반사율이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다면 이는 고령토로 판단할 수 있다.

 

  지구에서 방출되는 지구 복사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는 열적외선(3~14μm)은 지표면의 온도 분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물체가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의 최대 에너지 파장은 물체의 절대 온도에 반비례하므로, 산불(온도 약 800K, 최대 에너지 파장 3.62μm)감시나 지표면의 토양, 물, 암석 등(온도 약 300K, 최대 에너지 파장 9.67μm)의 온도 감지에는 열적외선 센서가 유용하다.

 

 여기서 전자기파는 지표에 도달하기 전과 반사된 후에 각각 대기 입자에 의해 산란·흡수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대기 중에 먼지, 안개, 구름이 없는 청명한 날에도 산소나 질소 입자와 같이 입사파의 파장보다 월등히 작은 유효 지름을 가지는 대기 입자에 의하여 산란이 발생한다. 이를 레일리 산란이라 하는데, 그 강도는 파장의 4제곱에 반비례한다. 예를 들어 파장이 0.32μm인 자외선은 파장이 0.64μm인 적색광에 비하여 약 16배 강한 산란을 보인다. 레일리 산란은 대기의 조성과 밀도를 알려 주는 중요한 지시자가 되기도 하지만, 지표를 촬영한 위성 영상의 밝기와 대비를 감쇠시키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원격탐사 시스템 중에는 레일리 산란의 영향이 큰 청색을 배제하고 녹색, 적색, 근적외선 센서들로만 구성하여, 천연색 영상의 획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 중 전자기파의 흡수는 물질의 고유한 공명 주파수에 따라 특정한 파장 대역에서 발생하는데, 수증기, 탄소, 산소, 오존, 산화질소 등 여러 대기 물질의 흡수 효과가 중첩되므로 일부 파장 대역의 전자기파는 맑은 날에도 지구 대기를 거의 통과하지 못한다. 다행히 가시광선을 비롯한 여러 전자기파 대역은 에너지가 매우 효율적으로 통과되는 '대기의 창'에 속한다. 위성 센서는 반드시 대기의 창에 해당하는 파장 대역에 맞추어 설계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중적외선 센서는 대기 수분에 의한 강한 흡수 파장인 1.4, 1.9, 2.7μm를 제외하고 설계하며, 열적외선 센서는 주로 3~5μm와 8~14μm 대역만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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