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물리학,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의 물리학II 를 보면 개념은 어렵지 않은데 공식이 등장해서 반드시 공식을 암기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몇몇 단원이 있습니다. 이렇게 개념보다도 결과를 공식화하여 암기를 어느 정도 강요하는 특징이 두드러지는 물리학의 단원으로는 열역학의 맥스웰 분포에서 각종 속력들의 식이 등장하는 부분, 광학에서 거울과 렌즈별로 외워야 하는 상이 맺히는 방법(과 렌즈 제작자의 공식), 전기회로에서 축전기나 전지의 직병렬 연결식, 마지막으로 이 도플러 효과입니다.
도플러 효과는 사실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의 공식 또한, 일반물리학 시험이나 물리학II 수능을 준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써먹을 일도 없고 도플러 효과의 알짜배기 개념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과, 특히 빛의 도플러 효과와 연관된다는 점을 눈여겨볼만 합니다. 이 글을 쓰는 해의 수능은 2025학년도 수능인데, 이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구과학I에는 별의 시선속도를 $V_R=cz=c\cdot \displaystyle\frac{\lambda-\lambda_0}{\lambda_0}$ 와 같이 구합니다. 그러나 이 공식은 교육과정에서 증명하거나 유도하지 않는데, 소리의 도플러 효과 식으로부터 빛의 도플러 효과 식을 유도함으로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식입니다. 이렇게 도플러 효과는 이과생이라면 물리학II 를 하지 않았더라도 어렴풋이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개념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제대로 정리해 봅시다.
1. 도플러 효과
정의($F.P$) 16-1) 소리의 도플러 효과 관찰자에 대하여 음원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있거나, 음원에 대하여 관찰자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있을때,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현상을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라 한다.[각주:1]
도플러 효과의 뜻은 위와 같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도플러 효과는 아래에서 보겠지만 ① 관찰자에 대하여 음원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있는 경우와, ② 음원에 대하여 관찰자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있는 경우로 나누게 됩니다. 주의할 것이 하나 있는데, 흔히 도플러 효과를 보고 무작정 소리가 낮게 들리면 파장은 길어지고 진동수는 작아진다고 말한다거나, 소리가 높게 들리면 파장은 짧아지고 진동수는 커진다고 언급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과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즉, 도플러 효과는 실제 진동수나 파장이 어떻게 되는지로 명시하지 않고 관찰자(소리를 듣는 사람)이 느끼는 그 음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러한 점은 꽤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학습자가 도플러 효과에 대해 갖는 대표적인 오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실제로 만일 음원이 정지해있는 경우 관찰자가 다가가든 멀어지든 소리의 파장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이때 다가가는 경우 듣는 소리는 높아지기는 하나 소리의 파장은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도플러 효과는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높낮이가 존재할 때 발생한다고 말해야 하지 어떤 소리의 파장 따위가 변한다는 식으로 정의하면 옳지 않습니다.
또한, 여기서 다루는 소리의 도플러 효과는 관찰자 또는 음원이 움직일 때
1) 정지한 음원에 대해 관찰자가 움직일 때
정리($F.P$) 16.1) 정지한 음원에 대해 관찰자가 움직일 때 소리의 속력을 $v$,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진동수를 $f'$,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파장을 $\lambda'$ 이라 하자. 정지한 음원(Source)에 대해 관찰자(Observer)가 상대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도플러 효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①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일정한 속력 $v_o$ 로 다가갈 때 : $$f'=\displaystyle \left( \frac{v+v_o}{v} \right)f$$ 따라서 원래 소리보다 높게 들린다.
②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일정한 속력 $v_o$ 로 멀어질 때 : $$f'=\displaystyle \left( \frac{v-v_o}{v} \right)f$$ 따라서 원래 소리보다 낮게 들린다.
③ [주의] 두 경우 모두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파장은 원래 소리의 파장과 동일하다 : $\lambda=\lambda'$
증명) 아래 [그림 1]과 같이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일정한 속력 $v_o$ 로 다가가는 상황을 고려하자.
[그림 1] 음원이 정지해있고 관찰자가 음원을 향해 일정한 속력으로 다가가는 경우 음원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음원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파장은 변화하지 않는다. 고로 $\lambda=\lambda'$ 이다. 이는 소리의 파장이 관찰자의 이동속력에 무관함을 의미한다. [각주:2]
다음으로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속력을 $v'$ 이라 할 때, 관찰자에 대한 소리의 상대속도는,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다가갈 때 $v'=v-(-v_o)=v+v_o$ 가 된다. 반면 반대로 관찰자가 음원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는 $v'=v-v_o$ 가 된다.
그러면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진동수를 $f'$ 이라 할 때, $f'=\displaystyle=\frac{v'}{\lambda'}=\frac{v'}{\lambda}$ 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관찰자가 음원과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는 $f'=\displaystyle \left( \frac{v+v_o}{v} \right)f$ 가 되며, 관찰자가 음원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는 $f'=\displaystyle \left( \frac{v-v_o}{v} \right)f$ 가 된다. 순서대로 각각 더 높은 소리, 낮은 소리가 들리게 된다. $_\blacksquare$
증명이 어렵지 않지요? 파동에 대한 기초 개념과 상대속도의 개념만 잘 되새기면 됩니다.
2) 정지한 관찰자에 대해 음원이 움직일 때
정리($F.P$) 16.2) 정지한 관찰자에 대해 음원이 움직일 소리의 속력을 $v$,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진동수를 $f'$,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파장을 $\lambda'$ 이라 하자. 정지한 음원(Source)에 대해 관찰자(Observer)가 상대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도플러 효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① 음원이 관찰자에 대해 $v_s$ 로 다가갈 때 : $$f'=\displaystyle \left( \frac{v}{v-v_s} \right)f$$ 따라서 원래 소리보다 높게 들린다.
② 관찰자가 음원에 대해 일정한 속력 $v_o$ 로 멀어질 때 : $$f'=\displaystyle \left( \frac{v}{v+v_s} \right)f$$ 따라서 원래 소리보다 낮게 들린다.
③ [주의] 두 경우 모두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속력은 원래 소리의 속력과 같다 : $v'=v$
증명) 음원을 떠난 음파의 속력은 매질의 특성에 의해 결정되므로, 음원의 운동에 의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원을 떠난 소리의 속력 $v$ 는 관찰자가 정지해있기 때문에, 음원이 움직인다고하여도 관찰자는 소리의 속력을 $v$ 로 인지한다. 따라서 $v'=v$ 이다.
[그림 2] 관찰자는 정지해있고 음원만 이동하는 경우
관찰자가 정지해있는데, 만일 음원이 $v_s$ 의 속력으로 관찰자를 향해 다가온다고 하자. 음파의 주기를 $T$ 라 하면, 한 파면이 발생하고 한 주기 후 음원은 거리 $v_sT=\displaystyle\frac{v_s}{f}$ 만큼 다가오기 때문에, 관측되는 파장은 다음과 같이 짧아지게 된다 :
$$\lambda' = \lambda-\Delta\lambda = \lambda-\frac{v_s}{f}$$ 또한 $v=f\lambda$ 가 성립하므로, 관찰자가 듣는 진동수 $f'$ 은
$$\begin{align} f'&= \frac{v'}{\lambda'}=\frac{v}{\lambda-\displaystyle \frac{v_s}{f}} =\frac{v}{\displaystyle \frac{v}{f}-\displaystyle \frac{v_s}{f}} \\\\&=\left( \displaystyle \frac{v}{v-v_s} \right)f \end{align}$$ 과 같이 나타내어진다. 고로 더 높은 소리가 들린다.
반면 음원이 관찰자에 대해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관측자가 측정하는 파장은 $\lambda' = \lambda+\Delta\lambda = \lambda+\frac{v_s}{f}$ 으로 원래 소리의 파장보다 길어진다. 위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 관측자가 듣는 진동수 $f'$ 은
$$\begin{align} f'&= \frac{v'}{\lambda'}=\frac{v}{\lambda+\displaystyle \frac{v_s}{f}} =\frac{v}{\displaystyle \frac{v}{f}+\displaystyle \frac{v_s}{f}} \\\\&=\left( \displaystyle \frac{v}{v+v_s} \right)f \end{align}$$ 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더 낮은 소리가 들린다. $_\blacksquare$
3) 일반화된 식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음원과 관찰자는 각각 가까워질수도, 멀어질수도 있는 두 가지의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우의 수는 총 네가지가 됩니다. 이를 정리하여 하나의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F.P$) 16.3) 소리의 도플러 효과의 일반적인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f'=\left( \displaystyle \frac{V\pm v_o}{V\mp v_s} \right)f$$ 여기서 $V$ 는 소리의 속력, $v_o$ 는 관측자의 속력, $v_s$ 는 음원의 속력이다. $v_o$ 는 가까워질 때 (+), 멀어질 때 (-) 이다. $v_s$ 는 가까워질 때 (-), 멀어질 때 (+) 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것이 탄성파인 소리에서의 도플러 효과라는 것입니다. 빛의 도플러 효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세 대의 자동차가 각각 $1m$ 의 간격을 두고 일정한 속력으로 서행한다고 해보자. 이때 자동차가 지나가는 방향과 나란히 달리면서 같은 방향 또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며 자동차 간격을 본다고 해서 그 간격 $1m$ 가 줄어들거나 늘어나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특수상대성이론에서와 같이 길이수축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뜻.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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