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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역학(Classical Dynamics)/라그랑주, 해밀턴 역학

라그랑주 역학과 최소 작용의 원리(Lagrangian and Least Action principle)

by Gosamy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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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분법에 대한 수학적 기틀이 마련되었다면 뉴턴역학을 망라하는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인 라그랑주 역학과 해밀턴 역학을 마주할 준비가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인 라그랑주 역학은 자연의 운동의 진수(眞髓)에 대해 고찰하게 만들 법한 주제입니다.

직관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자연이 연속적이라고 생각하며 자연의 반댓말로 인위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자연은 어떠한 목적 없이 시간에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스스로 이루어지는 무언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변덕스럽게 바뀌는 바람과 파도를 보면 자연은 매우 불규칙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1년을 주기로 외양이 돌아오는 나무, 공전하는 지구 등을 보면 또 규칙적으로 순환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예시가 매우 많기에 모든 상황에 걸맞는 답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근본적인 자연의 운동을 파고들면 몇가지 결론에 다다릅니다.

가장 서두에 던진 자연이 연속성을 가진다는 주장, 이것은 마치 '실수의 완비성(Completeness of the real number)' 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진짜' 수인 실수가 조밀하게 연속성을 이루고 있다는 수학적 아름다움으로부터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성립하는 것 같으나, 조금만 더 해석학을 공부하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허수를 도입한 복소수가 실수를 설명하는데 빈틈없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양자역학의 등장과 함께 자연은 불연속성의 성질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목적 지향적일까요?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억지로 한다면 할 수야 있겠으나) 논리적, 수학적, 과학으로 항상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가능한 범주 내에서는, 라그랑주 역학은 목적을 가지고 물체가 운동한다는 역학적 관점을 서술하며 뉴턴역학의 기계론적 사고 모형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라그랑주 역학(과 해밀턴 역학)은 뉴턴의 운동을 설명하는 역학 원리보다 더 포괄적으로 여러 물리학 분야에 적용되며, 뉴턴역학도 포섭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뉴턴역학과 달리 벡터와 '힘'의 설명 없이 스칼라를 사용하여 에너지라는 개념만 가지고 운동을 멋지게 기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라그랑주 역학의 진가는 바로 자연의 운동이 목적성을 가진 듯 벌어진다는 결과입니다. 이제 이를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해밀턴의 원리

1) 원리​

 

스코틀랜드의 윌리엄 해밀턴(William Rowan Hamilton, 1805~1865)[각주:1]는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역학의 기본 원리를 주장했습니다.

 

역학계가 특정 시간 내에 (몇가지 구속 조건이 있는 상황에서)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할 때, 지나갈 수 있는 모든 경로들 중 실제로 계가 지나가는 경로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 차이의 시간 적분이 최소가 되는 경로이다.

Of all the possible paths along which a dynamical system may move from one point to another within a specified time interval (consistent with any constraints), the actual path followed is that which minimizes the time integral of the difference between the kinetic energy and potential energy.

 

일반화좌표를 아직 배우지 않았기에 위의 설명은 아직 완벽하지 않으나, 물리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 보더라도 대략적인 뜻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쉬운 문장으로 쓰여 있습니다. 이것을 이제 수학적 표현 그 중에서도 변분법으로 쓰면

 

$$\delta S=\delta\int_{t_1}^{t_2}\left( T-U \right)dt=0$$

 

와 같습니다. 이 적분식과 박스 안의 내용을 '해밀턴의 원리' 또는 '최소 작용의 원리'라고 부릅니다.

 

추가로, 추후에 다룰 '해밀턴 역학'은 여기서 말한 해밀턴의 원리와 다릅니다. 해밀턴 원리는 최소 작용의 원리를 말하는 것이고 이를 라그랑주 역학으로 접근하면 라그랑지안 $L$이 포함된 오일러 방정식을 이용해서 답을 찾습니다. 반면 해밀턴 역학에서는 해밀토니안 $\mathcal{H}$ 을 이용하는 것으로, 속도 없이 위치와 운동량을 사용해 문제풀이를 하게 됩니다.


2. 라그랑지안

 

1) 정의

 

대상(어떤 계, 입자 등..)의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의 차이를 라그랑지안으로 정의한다.
$$L:=T-U$$

 

라그랑지안은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위치에너지)의 차이로 정의되기 때문에 에너지이며, 어떤 대상(Object)가 정해져야 에너지를 따질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하는 물체가 object가 되는데, 계(system) 전체의 에너지를 따지는 경우도 있어서 계의 라그랑지안이라는 말도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에너지 자체를 가질 수 있는 대상은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적분 표현에서 $\delta$ 는 변분을 나타내는 기호에 해당합니다. $S$ 는 '액션(Action)'이라고 불리는 양으로, 라그랑지안의 시간 적분에 해당하는 값입니다. 이 액션에 대해서는 일반화좌표를 배운 뒤 다시 설명하는 것이 좋으니 자세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서 할 것입니다.


3. 오일러 방정식

 

1) 표기법

 

고정된 직교좌표계에서, 기저(basis)를 

 

$$x_i\;\;\;(i=1,2,3)$$

 

으로 표기하는 경우, 운동에너지는 위치에 의존하지 않고 속도에만 의존하며, 퍼텐셜에너지는 거꾸로 속도에 무관하고 위치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T=T(x_i)\;\;,\;\;U=U(\dot{x_i})$$

 

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라그랑지안은 위치와 속도에 대한 함수라서 보통

 

$$L=L(x_i,\dot{x_i})$$

 

으로 적습니다. 해밀턴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delta S=\delta\int_{t_1}^{t_2}L\left(x_i,\dot{x_i} \right)dt$$

 

 

2) 오일러 방정식으로 연결

 

변분법에서 배웠던 범함수의 피적분함수였던 $f$ 를 떠올려 봅시다. $f$ 에 해당하는 것이 여기서 라그랑지안 $L$ 입니다. 이들의 관계는

 

$$x\rightarrow t$$

$$f\left\{ y_i(x),\dot{y_i}(x);x \right\}\;\;\rightarrow \;\; L(x_i,\dot{x_i};t)=L(x_i, \dot{x_i})$$
$$y_i(x)\;\;\rightarrow \;\;x_i(x)\;\;,\;\; \dot{y_i}(x)\;\;\rightarrow \;\;\dot{x_i(x)}$$

 

이에 대응되는 오일러 방정식을 쓰면

 

$$\frac{\partial L}{\partial x_i}-\frac{d }{dt}\frac{\partial L }{\partial x'_i}=0\;\;\;(i=1,2,3)$$

 

주의할 점은 $f$ 에서 변수는 $y,y'$ 이고 $x$가 아니었듯이, 라그랑지안은 위치와 속도에 대한 함수로 시간 $t$ 에 대한 직접적인 함수가 아닙니다. 이 특징은 추후에 다룰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5e, Marion&Thornton

 

 

 

 

  1. 선형대수학에서 케일리-해밀턴 정리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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