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론은 영어로 직역하면 '수 이론(Number Theory)'에 해당합니다. 숫자를 연구하는 분야라는 것인데 음수의 경우 양수에 단지 부호만을 바꾸어 준 것에 해당하고, 양수에서 가장 가지런한 숫자들을 모은 것이 자연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자연수들은 모두 소수와 합성수로 나눌 수 있지요. 그래서 정수론은 사실상 정수 집합을 들여다보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정수 전체에 대해 골고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소수와 그들의 연산에 주목하고 있는 분야라고 보면 좋습니다.
정수론에 포함되는 수학 개념들은 중학교 수준에서부터 상당히 많이 등장하며 소수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거의 다 정수론의 분야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친숙한 개념들을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과정들이 등장할 것이기에, 정수론의 기본적 개념에 대한 이해는 다른 학부 과목들에 비해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수의 심오성 때문에, 수학계의 난제 중에서는 정수론의 분야의 것이 꽤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미 증명되기는 했으나, 많은 수학자들이 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정수론 분야의 난제였습니다.
정수론을 알고 있으면 중/고등학교에 나오는 대수 파트 공부를 교사 또는 강사로서 가르칠 때 유용한 점이 가장 많은 학부 과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부 과목만으로 따지면 대수학을 공부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몇가지 간략한 표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앞으로 자연수, 정수, 실수, 복소수의 집합은 다음과 같은 기호로 표현합니다.
$$\mathbb{N},\mathbb{Z},\mathbb{R},\mathbb{C}$$
책들을 보면 가끔 단순 볼드체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Latex 상으로 더 굵은 볼드체(bb)를 사용할 것입니다. 정수론에선 자연수 집합과 정수 집합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1. 나눗셈
1) 나눗셈의 정의와 약수, 인수, 배수
정의($N.T$) 1-1)
세 정수 $a(\neq 0),b,m$ 에 대하여 $a\times m=b$ 의 관계가 성립할 때, (0이 아닌) 정수 $a$ 가 정수 $b$ 를 '나눈다(divides)'(또는 '나누어 떨어진다') 고 정의한다. 동시에 $b$ 는 $a$ 에 의해 나누어진다고 표현하고, 기호로 $a\mid b$ 로 표기한다.
나눈다와 나누어진다의 뜻의 정의는 특별히 학부 과목이라고 해도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배운 것과 별 다름이 없습니다. 다만 기호 표기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앞으로 $b\mid a$ 기호는 수없이 등장할 것인데, 짝대기는 단순히 'bar' 정도로 읽으면 되고 앞의 숫자가 작은 숫자, 즉 나누는 숫자이며 뒤의 숫자가 나누어지는 큰 숫자입니다. (일반적으로 작은 수로 큰 수를 나누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선형대수학에서 최소다항식을 적을 때도 $p(t)\mid f(t)$ 라는 표현을 사용하지요. 여기서와 똑같은 표현입니다.
정의($N.T$) 1-2) 약수와 인
$a\mid b$ 가 성립할 때 $a$ 는 $b$ 의 '약수(divisor)' 또는 '인수(factor)'라고 한다. $b$ 는 $a$ 의 '배수(multiple)'라고 한다.
보조정리($N.T$) 1.1) $0$ 은 모든 정수의 배수이지만, 어떤 정수의 약수도 될 수 없다.
$0$ 은 모든 정수의 배수이다. 위의 두 정의에서 $b=0$ 을 생각해보자. 그러면 임의의 정수 $a$ 에 대해, $0=a\times q=a\times 0$ 을 만족하는 $q=0$ 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정의($N.T$) 1-1), 1-2) 에 의해 $0$ 은 임의의 정수 $a$ 의 배수가 된다.
반면, $0$ 이 모든 정수의 약수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a=0=b\times q=b\times 0$ 이라는 $q=0$ 이 존재하지만, '$0$ 으로 나눈다'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0$ 은 결코 그 어떤 정수의 약수가 될 수 없다.
약수와 인수는 사실 크게 구분지어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 고교 수학에서 약수는 정수에 대해 사용하고 미지수가 포함된 항에 대해 인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편이지만, 정수론에서는 크게 구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결국 나눗셈과 관련된 뜻을 기억해주면 됩니다.
주의할 것은 약수나 인수는 원래 양의 정수와 음의 정수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16의 약수를 모두 구해보라고 하면, 1,2,4,8,16 외에 -1,-2,-4,-8,-16 으로 원칙적으로는 총 10개가 되어야 맞습니다.
또한 보조정리에서 강조한 바에 따르면, $0$ 은 모든 정수의 배수입니다. $0$ 이 아닌 모든 양의 정수나 음의 정수는 항상 $0$ 을 배수로 갖습니다. 하지만 $0$은 분모에 들어갈 수 없다는 수학적 진리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수를 $0$ 으로 나눌 수는 없으므로, $0$ 은 그 어떤 정수의 약수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게 됩니다.
정수론이 실제로 자연수를 연구하는 분야라는 말이 있는 까닭은 사실상 자연수에 대해 연구하고 0만 추가해주면 자연수를 부호만 바꾼 것이 음의 정수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가 정확히 어떤 대상이 '자연수'라고 명시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반드시 그것이 자연수여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해 주시면 되고, '정수'라고 명시하는 경우는 음의 정수나 자연수 둘 다 무엇이 되더라도(0이 되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정리($N.T$) 1.1
$a,b,c,d\in \mathbb{Z}$ 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① $a\mid 1 \;\;\Leftrightarrow \;\; a=\pm 1$
② 추이성(transitivity) : $a\mid b$ 이고 $b\mid c$ 이면 $a\mid c$ 이다.
③ 양곱성 : $a\mid b$ 이고 $c\mid d$ 이면 $(a\times c)\mid (b\times d)$ 이다. 1
④ $a\mid b \; , \; b\mid a \;\;\Leftrightarrow \;\; a=\pm b$
⑤ $a\mid b$ 이고 $b\neq 0$ 이면 $\left| a \right|\le \left| b \right|$ 이다.
⑥ $a>0, \,b>0$ 이라 하자. $a\mid b$ 이면 $a\le b$ 이다.
증명) ① $\Rightarrow$ : $a\mid 1$ 이면 $am=1$ 인 $m\in\mathbb{Z}$ 가 존재하고, $a=\displaystyle\frac{1}{m}$ 이다. $a\in \mathbb{Z}$ 이므로 $m=\pm 1$ 이 되어야 하여, $a=\pm 1$ 이다.
$\Leftarrow$ : $a=\pm 1$ 이면 $1\mid 1$ 이고 $1\mid -1$ 이므로 $a\mid 1$ 이다.
② $a\mid b\;,\;b\mid c$ 이면 $ax=b\;,\; by=c$ 가 되는 것이므로 $by=(ax)y=c=a(xy)c $ 가 성립하며 $xy\in \mathbb{Z}$ 이므로 $a\mid c$ 이다.
③ $ax=b\;,\;cy=d $ 가 되게 하는 정수 $x,y$ 가 존재한다. 그러면 $ax\times cy=ac(xy)=bd$ 가 되므로 $(ac)\mid (bd)$ 이다.
④ $\Rightarrow$ : $a\mid b\;,\;b\mid a$ 이면 $ax=b\;,\;by=a$ 가 되게 하는 정수 $x,y$ 가 존재한다. 그러면 $by=(ax)y=a$ 가 되어 $xy=1$ 이 된다. 이 방정식의 해는 $x=1,y=1$ 또는 $x=1,y=-1$ 이므로 곧 $a=b$ 또는 $a=-b$ 를 의미한다.
$\Leftarrow$ : $a=\pm b$ 이면 $a\mid b$ 이고 $b\mid a$ 가 성립한다.
⑤ $a\mid b$ 이고 $b\neq 0 $ 이면 $am=b(\neq 0)$ 이 되게 하는 $m\in\mathbb{Z}$ 가 존재한다. 양변에 절댓값을 취하면
$$\left| b \right|=\left| am \right|=\left| a \right|\left| m \right|$$
만일 $\left| m \right|=1$ 이면 $\left| a \right|=\left| b \right|$ 이고, $\left| m \right|>1$ 이면 $\left| a \right|<\left| b \right|$ 이다. 따라서 $\left| a \right|\le\left| b \right|$ 가 성립한다.
⑥ $a\mid b$ 이면 $am=b$ 가 되게 하는 정수 $m$ 이 존재한다. $a,b$ 가 모두 양수이기 때문에, $m$ 역시 양의 정수이다. 따라서 $a\le b$ 가 성립한다.
2. 선형결합
정수론 도입부에서도 선형결합이 등장합니다. 선형결합의 기본적인 뜻을 모르면 링크로 들어가 알고 오셔야 합니다.
정리($N.T$) 1.2
정수 $a,b,c$ 에 대하여 $a\mid b $ 이고 $a\mid c $ 이면 임의의 $x,y\in\mathbb{Z}$ 에 대하여 $a\mid (bx+cy)$ 가 성립한다. 즉 $a$ 가 $b$와 $c$ 를 나누면 $a$ 는 이 둘의 임의의 정수 선형결합인 $ax+by$ 또한 나눈다.
증명) $a\mid b$ 이고 $a\mid c$ 라 가정하면 정수 $m,n$ 에 대하여 $am=b\;,\;an=c$ 가 성립한다. 그러므로
$$bx+cy=amx+any=a(mx+ny)$$
이다. $m,x,n,y\in\mathbb{Z}$ 이므로 $mx+ny$ 역시 정수이다. 그러므로 $a\mid\left\{ a(mx+ny) \right\}=a\mid(bx+cy)$ 이다.
예제 1) $d\geq 1$ 이고 어떤 정수 $k$ 에 대하여 $d\mid (3k+5)$ 와 $d\mid (7k+2)$ 를 만족한다고 하자. $d=1$ 또는 $d=29$ 임을 보여라.
sol) 선형결합 성질을 이용하여 $k$ 에 대한 부분을 제거한다.
$$7(3k+5)-3(7k+2)=35-6=29$$
따라서 $d\mid 29$ 가 성립한다. $29$ 는 소수이므로, $d=1$ 또는 $d=29$ 이다. $_\blacksquare$
따름정리($N.T$) 1.2.1
$a\mid b$ 이고 $a\mid c$ 이면 다음이 성립한다.
① $a\mid (b+c)$
② $a\mid (b-c)$
③ $a\mid b$ 이면 $a\mid (bc)$ 이다.
증명) 위의 정리($N.T$) 1.2 의 선형결합식 $bx+cy$ 에 적당한 수를 대입하면 된다.
① $x=y=1$ 을 대입한다.
② $x=1\;,\;y=-1$ 을 대입한다.
③ $x=c\;,\;y=0$ 을 대입한다.
[참고문헌]
Introduction to Number Theory - William W. Adams, Larry Joel Goldstein
- 그냥 양쪽에 곱해도 된다는 뜻이며 제가 만든 말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시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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