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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물리학/전기회로

축전기에 저장된 전기에너지 (Energy storage in Capacitors)

by Gosamy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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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축전기와 에너지

 

축전기는 전하를 저장한다는 측면에서 곧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와도 같음을 인지할 수 있어, 이를 많은 전자회로에 이용하고 나아가 가전제품들을 구성하는 응용적 측면에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만약 대전된 축전기에 전하가 저장되어 있다면, 전기 퍼텐셜 에너지는 (퍼텐셜의 정의를 생각해보면) 축전기를 대전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일의 양과 같을 것입니다. 즉 강제로 양전하와 음전하를 분리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전지 등의 전원 연결을 통해 일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 퍼텐셜에너지를 일을 통해 구해보려고 합니다.

 

축전기가 완전히 충전되었을 때 최종 전하량을 $Q$, 최종 전위차를 $V$라 하고 시간 $t$에서의 (어느 순간에서의) 전하량과 전압을 $q,v$ 라 해봅시다. 그러면 축전기의 전기용량이 $C$일 때

 

$$v=\frac{q}{C}$$

 

와 같이 퍼텐셜을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추가로 $dq$ 만큼의 전하를 $+q$ 가 모여있는 쪽의 전하로 이동시킬 때 필요한 일을 $dw$라 하면

 

$$dw=vdq=\frac{1}{C}\, qdq$$

 

이죠. 양변을 적분할 것입니다. 적분구간은 $q$의 경우 $0\sim Q$ 가 될 것이고 일은 $0~W$ 라 합시다.

 

$$W=\int_{0}^{W}dw=\frac{1}{C}\int_{0}^{Q}qdq=\frac{1}{2C}Q^2=\frac{Q^2}{2C}$$

 

$Q=CV$ 의 관계식을 이용하면 다음 정리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정리($F.P$) 1.5

에너지의 외부 손실을 고려하지 않을 때, 전지가 축전기를 충전하는데 해준 일을 $W$라 하면 축전기에는 그와 정확히 같은 양의 퍼텐셜 에너지 $U$가 저장된다. 이들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U=\frac{Q^2}{2C}=\frac{1}{2}CV^2=\frac{1}{2}QV$$

 

이러한 식은 꼭 평행판 축전기에 대해서 증명한 것은 아니니, 모든 축전기에 대해 일반적으로 성립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또한 역의 과정을 고려하면, 축전기가 방전되는 상황에서는 축전기에 저장된 에너지가 방출될 것입니다. 이때는 축전기의 전기장이 전하에 일을 해주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적분구간을 반대로 뒤집는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 퍼텐셜 에너지 공식이 용수철의 그것과도 유사하게 생겨먹었다는 것입니다.

 

$$U=\frac{1}{2}\left ( \frac{1}{C} \right )Q^2\;\;\Leftrightarrow \;\;U=\frac{1}{2}kx^2$$

 

여기서 주의할 것은 $Q$에 대응되는 양이 용수철의 $x$라는 것입니다. (그 까닭은 독자분들께 맡기겠습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일과 퍼텐셜의 관계를 고려해보면 됩니다.) 그러면 용수철상수에 대응되는 축전기에서의 물리량은 $\frac{1}{C}$ 이 되지요. 이는 말하자면 전기용량이 클수록 전하를 옮기는 것이 더욱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전기용량은 클수록 효율성 측면에서 좋지 않을 것이 없다는 뜻이지요.

 


 

이제 예제를 하나 풀어보겠습니다. 아래 문제는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물리학2 7번 문항입니다.

 

 

꽤나 종종 강조하는 것인데, 일반물리, 미적분학, 일반화학 등 대학 기초과목을 학습할 때에는 수능 기출문제의 퀄리티가 훌륭하기 때문에 꽤나 도움됩니다.

 

문제를 보면 평행판 축전기를 하나 놓고 충전시킨 다음, 완충 후 스위치를 열고 극판 사이의 간격을 증가시킨 상황입니다. 우리는 평행판 축전기의 전기용량 공식을 배웠기에 극판의 간격과 전기용량이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가)에서의 전기용량을 $C_1$, (나)에서를 $C_2$라 하면

 

$$C_1=\varepsilon_0 \frac{S}{d}\;\;\rightarrow \;\;C_2=\varepsilon_0 \frac{S}{2d}$$

 

이므로 $C_2<C_1$ 이니 ㄱ은 맞는 선지입니다.

 

ㄴ선지가 이 문제의 코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결해 둔 전지가 그대로 퍼텐셜이 $V$로 유지되니, 축전기의 전기용량이 달라져도 $V$가 고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고과정을 거치면 아주 큰 착각을 한 것입니다.

 

먼저, 스위치를 닫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전하량은 도망갈 곳이 없어져 축전기 내부에 보존됩니다.

 

그 다음, 축전기의 전압이란 곧 극판 사이의 전위차를 말합니다. 평행판 축전기의 경우 평행 도체 사이에서 전기장은 일정하니 $V=Ed$ 의 관계를 가지고, 따라서 전압은 두 극판 사이 거리에 비례하니 (가)에서는 $V$ 지만 (나)에서는 $2V$ 가 되어야 옳습니다. 그러면 $Q=CV=\displaystyle\frac{C}{2}\times 2V$ 에서 전하량은 일정하지요.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충전되어 있는 전하량은 완충 후 스위치를 닫았으니 극판을 늘리던지, 줄이던지에 관련 없이 보존되어야 합니다. 축전기는 전하를 저장해두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위치를 연다고(=전지와의 연결을 끊는다고 해서) 전하라는게 갑자기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Q=CV$ 에서 $Q$가 고정인데 $C$가 절반으로 줄었다면 $V$는 2배로 늘어나야 하는 것이지요.

 

회로이론이 까다로운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것 때문입니다. 몇가지 물리량이 서로 등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한 변수가 달라질 때 다른 여러 변수 중 무엇이 변하지 않고, 무엇이 변하는지를 꼼꼼히 잘 따져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 역시 전지의 퍼텐셜이 $V$로 일정하니 축전기의 퍼텐셜도 동일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순간 답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것이구요.

 

ㄷ선지는 그러면 어렵지 않습니다. 전기 에너지는 $U=\displaystyle\frac{1}{2}QV$ 인데 $Q$값은 동일하고 $V$는 (나)가 (가)에서의 2배입니다. 따라서 ㄷ선지는 틀렸네요. ㄷ선지처럼 전기 에너지를 구할 때는 $U$를 구하는 여러 방식의 식들 중 가장 편한 친구를 선택해서 푸는 것이 좋습니다. 이 문제는 $Q$가 똑같기 때문에 $V$만을 비교하기 위하여 위 식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문제 정답은 1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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