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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론(Set Theory)/관계와 함수

함수의 엄밀한 정의(Definition of function in Set theory)

by Gosamy 202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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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수학에서 처음 정의하는 함수의 개념은 고등학교에서도 다시 한번 정의하고, 대학교에 와서도 사실상 거의 모든 수학 교과서에서 계속 정의를 설명하고 시작합니다. 중고교~미적분학 수준에서 일반적인 함수의 정의는 이미 여기에서 정의해 둔 적이 있습니다. 대학교 교과서를 보더라도 미적분학의 도입부에서, 집합론에 들어가서도, 그리고 그보다 고학년 과목의 도입부에서도 집합에 대한 설명은 언제나 빠지지 않는 편이지요.

 

요즘에는 함수가 무엇인지를 비유로 설명하는 방법도 많고, 함수란 무엇이다, 이렇게 다른 용어를 사용해서 보다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도 합니다. 대략적으로 여러분들도 '함수는 정의역의 모든 원소들을 각각 공역의 어떤 원소로 짝지어 보내는 규칙 내지는 대응'이라고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께서 나는 함수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지는 않을 것이고, 여기서는 함수를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가장 엄밀하고 정확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드릴 것입니다. 그 아주 정확한 설명은 대학교 수학 중 집합론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1. 함수의 정의

 

정의($S.T$) 3-8) 함수의 정의
공집합이 아닌 두 집합 $X,Y$ 에 대하여 $X$ 에서 $Y$ 로의 함수(function)이란 세 짝 $(f,X,Y)$ 를 말하고, 여기서 $f$ 는 다음 두 조건
① $\mathrm{Dom}(f)=X$
② 잘 정의됨(Well-defined) : $x_1=x_2\;\;\Rightarrow \;\; f(x_1)=f(x_2)$
을 만족하는 $X$ 에서 $Y$ 로의 관계(relation), 즉 $(x,y)\in f\subseteq X\times Y$ 이다. 여기서 $x\in X\,,\,y\in Y$ 이고, 이 세 짝은 $f:X\rightarrow Y$ 라 표기하기도 한다. 특히 다음은 동치이다.
$$(x,y)\in f \;\; \Leftrightarrow \;\; y=f(x)$$

 

첫번째 조건은 $f$ 의 정의역이 반드시 $X$ 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X$ 보다 크거나, 또는 $X$ 의 진부분집합처럼 $X$ 보다 작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조건은 얼핏보면 당연한건데 왜 굳이 들어있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건이 의미하는 바는, 만일 내가 함수 $f$ 의 정의역을 $X$ 라 잡고 싶다면, $X$ 의 모든 원소 즉 단 하나의 예외도 빠짐없이 모든 원소가 $f$ 에 입력되어 출력값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일 $X=\left\{ 1,2,3,4 \right\}$ 인데, $f(1),f(2),f(3)$ 은 정의해도 $f(4)$ 가 정의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이는 $X$ 가 함수 $f$ 의 정의역이 되지 못함을 뜻합니다. 고학년 과목에서 $f$ 와 $X$ 가 복잡해지는 경우에는 이 조건도 간간히 확인해 보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두번째 조건이 좀 더 중요한데, 이는 흔히 '잘 정의됨(Well-defined)'로 불리는 조건으로 고학년 과목, 특히 대수학에서 빈번히 확인해야 하는 조건으로 우리가 어떤 함수를 만들고자 할 때 그것이 함수의 형태가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방지하기 위해 꼭 확인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이 두번째 조건은 제가 위에 박스에 적은 것 외에

 

$$\left( x,y \right)\in f \wedge (x,z)\in f\Rightarrow y=z$$

 

의 형태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동일한데, 만일 정의역에서 공통된 원소 하나를 뽑게 되었을 때 반드시 둘의 함수값이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조건의 형태는 일대일함수(one-to-one), 즉 단사(surjective) 조건과 순서가 반대입니다.

 

이 조건의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몇가지 예제를 통해 확인해 봅시다.


예제 1) 함수 $f:\mathbb{Q}^+\mapsto \mathbb{Z}$ 를 자연수 $a,b$ 에 대하여 $f\left(\displaystyle\frac{a}{b}  \right)=a+b$ 로 정의한다고 하면, 실은 이것이 잘 정의되지 않은 함수[각주:1]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displaystyle \frac{1}{2}=\displaystyle \frac{2}{4}$ 인데도 불구하고

 

$$f\left(\frac{1}{2}  \right)=1+2=3\neq 6=2+4=f\left(\frac{2}{4}  \right)$$

 

이기 때문이다. 즉 $x_1=\displaystyle \frac{1}{2}=\displaystyle \frac{2}{4}=x_2$ 인데 $f(x_1)\neq f(x_2)$ 이다. $_\blacksquare$


예제 2) 함수 $f:\mathbb{N}\rightarrow \mathbb{Z}$ 를 임의의 자연수 $n$ 에 대하여

$$f(n)= \left\{ \begin{array}{cl}
n &  \ \left(  n\;\text{is even}\right) \\
-n &  \ \left( n\;\text{is odd} \right)\\
0 & \ \left( \text{for all}\;n \right)
\end{array} \right.$$

 

와 같이 정의해보자. 그러면 $2$ 를 대입했을 때 짝수이므로 $f(2)=2$ 이지만 동시에 세 번째 조건에 따라 $2$ 는 자연수이므로 $f(2)=0$ 이 된다. 즉 $x_1=2=2=x_2$ 일 때 $f(x_1)=2\neq 0=f(x_2)$ 이므로 $f$ 는 잘 정의되지 않는다. $_\blacksquare$


이 두 예제처럼, 함수의 정의가 굉장히 간단한 경우에는 사실 잘 정의됨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을 뿐더러 굳이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고학년 과목에서는 '정말 이런 함수가 존재한다고?'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비비 꼬아서 함수를 만들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함수를 만들어 여러 정리들을 증명하기 때문이죠. 그럴 때마다 반드시 이상한 모양으로 생긴 그러한 함수가 잘 정의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만 합니다.

 

또한 이 박스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y=f(x)$ 라는 표현은 $(x,y)\in f$, 즉 순서쌍이 $f$ 라는 '집합'에 포함됨을 뜻합니다. 기본적으로 $f$ 는 '관계'이므로, $X\times Y$ 의 한 부분집합인 것입니다. 이러한 엄밀성은 중고교수학에서 자세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 대학 수학을 할 때는 이제부터 신경써서 기억해야 하는 특이사항들입니다.

 

 

정의($S.T$) 3-9) 함수에 관한 여러가지 용어
함수 $f:X\rightarrow Y$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가지 용어를 정의한다.

1) 함수값의 순서쌍에 대하여
① $y=f(x)$ 에 대하여, $f$ 에 대해 $y$ 는 $x$ 의 '상(image)'이라 하고, $x$ 는 $y$ 의 '원상(preimage)'이라 한다.
② $X$ 는 '정의역(domain)'[각주:2]. $Y$ 를 '공역(codomain)' 이라고 한다.

2) 집합 관계에 대하여
$A\subseteq X$ 이고 $B\subseteq Y$ 인 두 집합 $A,B$ 에 대하여, 
③ $f$ 에 대한 $A$ 의 '상(image)' 또는 '치역(image)'이란 다음과 같이 표기하고, 정의되는 집합을 말한다.
$$f(A)=\left\{ f(x)\mid x\in A \right\}$$
④ $f$ 에 대한 $A$ 의 '역상(inverse image)'이란 다음과 같이 표기하고, 정의되는 집합을 말한다.
$$f^{-1}(B)=\left\{ x\mid f(x)\in B \right\}$$

 

이 정의는 중요합니다. 우선 1)에서와 2)에서, ①과 ③에서 똑같이 '상'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의미가 다릅니다. 1)에서는 순서쌍에 대해서 하나의 함숫값 $y$ 를 만드는 $x$ 값이 있을 때, 함숫값 $y$ 를 '상'이라 부른다는 것이고, 2)에서는 하나의 함숫값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모아놓은 집합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상'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겹치기 때문에 저는 보통 ③의 경우는 우리가 으레 사용하던 용어처럼 '치역'이라는 표현을 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복병은 '역상'에 대한 이해입니다. 역상은 원상과 다른 의미를 같습니다. 역상이란, $x$ 값들의 집합인데, 그 $x$ 값들은 어떤 $x$ 냐 하면 함수 $f$ 를 타고 공역 $Y$ 의 한 부분집합 $B$ 로 가는 특징을 가진 것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역상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기억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함수들의 몇가지 특징

 

정리($S.T$) 3.7) 함수의 공역은 치역보다 같거나 크면 된다(바꿔도 된다)
함수 $f: X\rightarrow Y$ 에 대하여 $f(Y)\subseteq W$ 라 하자. 그러면 $g:X\rightarrow W$ 또한 함수이다.

증명) $f$ 가 $X$ 에서 $W$ 로의 관계임을 먼저 보이자. $f(X)\subseteq W$ 이므로,

$$\begin{align*}
(x,y)\in g \;\;&\Rightarrow\;\; x\in X\,\wedge\, y\in g(X)
\\\\& \Rightarrow \;\; x\in X\,\wedge \, y\in W 
\\\\& \Rightarrow (x,y)\in X\times W
\end{align*}$$
이상에서 $g\subseteq X\times W$ 이므로 $g$ 는 $X$ 에서 $W$ 로의 관계가 된다. 그리고 $y=g(x)$ 인 $y\in f(X)\subseteq W$ 이므로 $\text{Dom}(g)=\text{Dom}(f)=X$ 가 성립하고, 잘 정의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x_1,x_2\in X$ 에 대해 $x_1=x_2$ 이면 $g(x_1)=f(x_1)=y_1$ 이고, $g(x_2)=f(x_2)=y_2$ 이다. 그런데 $f$ 는 함수이므로, 잘 정의되고, 따라서 $x_1=x_2$ 이면 $f(x_1)=f(x_2)$ 이므로 $g$ 또한 잘 정의된다. $_\blacksquare$

 

 

 

정의($S.T$) 3-10) 함수의 상등
두 함수 $f:X\rightarrow Y$ 와 $g:X\rightarrow Y$ 에 대하여, $x\in X$ 에 대하여 $f(x)=g(x)$ 가 성립하면 두 함수는 '같다(equal)'라 하고, $f=g$ 로 표기한다.

 

 

정리($S.T$) 3.8) 함수의 합집합
두 함수 $f:A\rightarrow C$, $g:B\rightarrow D$ 에 대해, 정의역의 교집합에 속하는 임의의 원소 $x\in A\cap B$ 에 대해 $f(x)=g(x)$ 라 하자. 그러면 두 함수 $f,g$ 의 합(union) $f\cup g$ 는
$$h=f\cup g : A\cup B\rightarrow C\cup D$$ 이다. 여기서 $$h(x)= \left\{ \begin{array}{cl}
f(x) & (x\in A) \\
g(x) & (x\in B)
\end{array} \right.$$ 이다.

증명) 1) 먼저 $h$가 $A\cup B$ 에서 $C\cup D$ 로 가는 관계임을 보인다. $f\subseteq A\times C$ 이고 $g\subseteq B\times D$ 이고, $\left( A\times C \right)\subseteq \left( A\cup B \right)\times (C\cup D)$ 와 $\left( B\times D \right)\subseteq \left( A\cup B \right)\times (C\cup D)$ 가 성립하므로,

$$\begin{align*}
h=f\cup g &\subseteq (A\times C)\cup (B\times D)
\\\\& \subseteq (A\cup B)\times (C\cup D)
\end{align*}$$ 
가 되어, $h$ 는 $A\cup B$ 에서 $C\cup D$ 로 가는 관계이다.

2) $\text{Dom}(h)=\text{Dom}(f\cup g)=\text{Dom}(f)\cup \text{Dom}(g)=A\cup B$

3) 각각의 $x\in A\cup B$ 에 대하여, 잘 정의됨을 보이기 위해 각 세 상황을 생각하자 : 
i) $x\in A-B$, ii) $x\in A\cap B$, iii) $x\in B-A$

i) $x\in A-B$ : $x_1,x_2\in (A-B)$ 에 대해 $x_1=x_2$ 라 가정하자. 그러면 $h$ 의 정의에 의하여 $h(x_1)=f(x_1)$ 이고 $h(x_2)=f(x_2)$ 이다. 그런데 $f$ 는 함수이므로 잘 정의되기 때문에 $f(x_1)=f(x_2)$ 이고, 결국 $h(x_1)=h(x_2)$ 가 성립한다.

ii) $x\in B-A$ : i) 의 경우와 유사하다.

iii) $x\in A\cap B$ : $x_1,x_2\in A\cap B$ 라 하고 $x_1=x_2$ 라 가정하자. 그러면 $h$ 의 정의에 의하여 $x_1=x_2\in A\cap B$ 이면 $f(x_1)=g(x_1)\;,\; f(x_2)=g(x_2)$ 가 되고, $f$ 와 $g$ 는 모두 함수이므로 $x_1=x_2$ 이면 $f(x_1)=f(x_2)\;,\; g(x_1)=g(x_2)$ 이다. 따라서, $h(x_1)=h(x_2)$ 가 성립하여 $h$ 는 잘 정의된다. $_\blacksquare$

 

 


예제 3) 집합 $X$ 의 한 부분집합을 $A$ 라고 하자. 이때 관계

$$\left\{ (x,y)\in X\times \left\{ 0,1 \right\} \middle| 

\left( x\in A\Rightarrow y=1 \right)\,\wedge\, \left( x\notin A \Rightarrow y=0 \right) \right\}$$
는 $X$ 에서 $\left\{ 0,1 \right\}$ 로의 하나의 함수가 되고, 이를 '특성함수(Characteristic function)' 라 하여 $\chi_A : X\rightarrow \left\{ 0,1 \right\}$ 으로 나타낸다. 즉, 

 

$$\chi_A(x) = \left\{ \begin{array}{cl}
1 &(x\in A) \\
0 &( x\in X-A)
\end{array} \right.$$

 

이다.

 

 

 

[참고문헌] 

You-Feng Lin, Shwu-Yeng T,Lin - Set thoery

 

 

 

 

  1. 자, 여기서 잘 정의됨을 만족하지 않으면 $f$ 는 애초에 함수가 아닙니다. 따라서 잘 정의되지 않은 '함수'라는 표현은 원래 잘못된 것입니다. 다만, 맥락상 이런 잘못된 표현을 하더라도 납득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서술형 답안지에 '잘 정의되지 않은 함수'라고 적으시면 안됩니다. [본문으로]
  2. 이미 $f$ 가 함수인 것이 가정에 의해 확실하니, 정의($S.T$) 3.8) 의 ①번 조건이 만족되므로 $X$ 자체가 정의역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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