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정상점 근방에서는 $y=y(x)=\displaystyle\sum_{n=0}^{\infty}a_nx^n$ 로 두고 해를 구했으며 이러한 급수해를 가정하여 미분방정식의 해를 찾는 방법이 프로베니우스의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이 방법은 정상점과 정칙 특이점 근방에서의 멱급수 전개를 할 때만 성공할 수 있으며, 오늘은 정칙 특이점 근방에서 급수해를 획득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정상점의 경우보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각종 특수함수들은 대부분 정칙 특이점 근방에서 급수해로 미분방정식을 풀어 나온 탄생물들인지라 수학을 너머 과학과 공학에서도 무거운 의미를 갖는 만큼 이 방법을 훌륭히 연마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정칙 특이점을 갖는 2계 미분방정식
미분방정식
$$P(x)y''+Q(x)y'+R(x)y=0$$
을 고려합시다. 일반적으로는 특이점의 좌표를 $x=x_0$ 으로 잡아 위 식에서 $x$의 거듭제곱이 아니라 $x-x_0$ 을 넣으면 좋지만, 그러면 처음부터 어려워지니까 편의상 $x_0=0$ 인 상황으로 쓸 겁니다. 양변에 $x^2$ 을 곱해 정리합니다.
$$x^2P(x)y''+x^2Q(x)y'+x^2R(x)y=0\;\;\;\cdots \;\;(2)$$
$$y''+x\left ( xp(x) \right )y'+\left ( x^2q(x) \right )y=0\;\;\;\cdots \;\;(3)$$
여기서 난관에 봉착합니다. $x=x_0=0$ 은 분명 특이점이니, $p(x)$ 와 $q(x)$ 는 여기서 해석적이지 않습니다. 이들 계수가 해석적이지 않으면 정리 ($D.E$) 3.1 에 의하여 해 $y$도 해석적일 수 없습니다. 1
프로베니우스 역시 이 과정에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특이점은 말그대로 좋지 않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점이라, 비해석적이고 급수 전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번뜩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그것은 바로 '극한'의 개념입니다. 2
현재 미분방정식 $(3)$ 의 특이점은 $x_0=0$ 으로 유일하기 때문에, 만약 내가 $x_0=0$ 를 중심으로 하는 멱급수 전개를 하지 않고 $x_0+\epsilon=0.0001$ 이라던지 $0.000001$ 정도의 작은 크기만큼 떨어진 부분에서 급수해 전개를 하면 어떨까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제 $x\approx x_0=0$ 로 근사를 할 겁니다. 그러면 계수들은 다음과 같이 바뀌며
$$\lim_{x\rightarrow 0}x\,\frac{Q(x)}{P(x)}=\lim_{x\rightarrow 0}xp(x)\approx p_0\;\;,\;\;\lim_{x\rightarrow 0}x^2\,\frac{R(x)}{P(x)}=\lim_{x\rightarrow 0}x^2q(x)\approx q_0 $$$$\mathrm{where\;\;} xp(x)\approx p_0=p(x_0)\;\;,\;\;x^2q(x)\approx q_0=q(x_0)$$
그러면 이제 $xp(x)$와 $x^2q(x)$는 $x\approx 0$ 에서 해석적이게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x=x_0=0$ 에서 이들이 비해석적이라는 원칙은 영원히 불변이지만 지금 $x$는 $x\approx 0$ 이로 근사를 시킨 것이고 $x$가 0인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해석적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주어진 방정식은 코시-오일러 미분방정식이 됩니다.
$$x^2y''+p_0xy'+q_0y=0\;\;\;\;\;\mathrm{\left ( Euler-Cauchy\;\;Equation \right )}\;\;\;\;\;\cdots \;\;(4)$$
이 방정식의 풀이법은 $x^r$ 을 해로 놓고 지표방정식을 풀어재끼는 겁니다.
$$r(r-1)+p_0r+q_0=0\;\;\;\;\;\mathrm{\left ( Incidial\;\;Equation \right )}\;\;\;\;\;\cdots \;\;(5)$$
이 지표방정식은 복소수 영역까지 확장하면 반드시 i) 서로 다른 두 실근 or ii) 실수인 중근 or iii) 서로 다른 허근(켤레) 의 근을 가집니다. 이 경우에 일반해를 얻으면 해공간의 기저역할을 하는 기본해 집합으로 $y_1,y_2$ 두 개를 얻게 되는데 그 중, 적어도 하나는 3
$$y=C_0x^r\;\;\;\;\;\mathrm{when}\;\;x\approx 0\;\;\;\;\cdots \;\;(6)$$
꼴의 해가 나옵니다. 그러면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써보면 4
$$y=y(x)\approx C_0x^r \;\;\rightarrow \;\; \frac{y(x)}{x^r}\approx C_0\;\;(x\approx 0)$$
$$\therefore \;\; \lim_{x\rightarrow 0}\frac{y(x)}{x^r}=C_0\;\;\;\;\cdots \;\;\;(7)$$
이 극한은 $x$값이 0으로 다가갈수록 코시-오일러 방정식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근사가 극한을 통해 근호로 바뀌었음도 깨달았습니다.
자, 마지막 숙제는 $C_0$, 그리고 모든 $x$에 대해 $C$ 를 나타내는 값이 뭔지를 찾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단순 상수가 아니라, '급수'입니다. 그것을 보이기 위해 $C$가 우선 $x$에 대한 함수라 가정해봅시다. 5
$$y(x)=C(x)\left ( x-x_0 \right )^r=C(x)x^r\;\;\;\;\cdots \;\;\;(8)$$
$$C(x_0)=C(0)=C_0=\lim_{x\rightarrow 0}\frac{y(x)}{x^r}\;\;\;\cdots \;\;\;(9)$$
그러면 $C(x)$ 는 $x=0$ 에서 수렴하는 함수인데, 추가로 해석적이라고 생각하면 아래와 같이 급수 표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therefore \;\;C(x)=\sum_{n=0}^{\infty}a_n\left ( x-x_0 \right )^n=\sum_{n=0}^{\infty}a_nx^n\;\;\;\;\cdots \;\;\;(10)$$
고로, $(8),(10)$ 을 연결하여 긴 대장정의 피날레를 장식해봅시다.
$$y=y(x)=x^r\sum_{n=0}^{\infty}a_nx^n$$
특이점을 $x=x_0$ 와 같이 문자로 표기하면
$$y=y(x)=\left ( x-x_0 \right )^r\sum_{n=0}^{\infty}a_k\left ( x-x_0 \right )^n$$
가 됩니다.
2. 결론
결론은 급수해를 얻기 위해선 $xp(x)$ 와 $x^2q(x)$가 해석적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면 $C(x),y(x)$ 도 해석적이기 때문에 급수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두 계수가 해석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정상점이거나 최소한 $x=x_0$ 가 '정칙 특이점(Regular singular point)'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C(x)$ 를 얻는 과정을 돌이켜보면, $C$가 $x$에 대한 함수이고 해석적이라는 가정을 했습니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물론 프로베니우스의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칙 특이점이라는 조건이 만족되면 급수해를 얻을 수 있음이 밝혀져 있기 때문에 저절로 $C$에 관한 두 조건이 만족됨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너무 자잘하게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6
- 굳이 이 정리에 의하지 않더라도, $y$가 급수로 표현되지 않으면 $y',y''$ 도 그러할텐데 계수 $p,q$만 급수표현이 된다면 모순이 발생할 것이라 간단히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 수학에서 특이점은 하나의 '점'이고 말그대로 한 점을 가리키는 것이지 그 바로 옆쪽 점들은 모두 특이점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한 것입니다. [본문으로]
-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실수해를 고려합니다. 곧 실근 2개나 중근을 얻는 경우가 다반사란 뜻입니다. [본문으로]
- i)이면 이 꼴의 해가 하나 더 나오고, ii)이면 로그함수가 나왔음을 저번 글에서 했었고, 기억해야 합니다. [본문으로]
- 일단 여기까지만 봐도 $C$가 단순 상수는 아닐 것이라 감을 잡으면 좋습니다. 저게 단순 상수면 그냥 오일러 방정식의 해니까 $(3)$의 해는 아닐 것이라고 말이죠. [본문으로]
- 실은 이 정도로 프로베니우스 방법과 Fuchs' Theorem 을 파헤쳐 $x^r$의 기원을 찾아 헤매는 과정 자체가 학부 수준을 넘는 작업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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