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고유값 문제에 관한 글들은 주로 간단한 벡터(열벡터, 행벡터)와 행렬의 관점에서 설명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공업수학과 수리물리학에서는 그 정도에 관한 지식으로 고유값 문제를 편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추상적인 대수학적 툴과, 양자역학에서 드러나는 연산자 개념을 통하여 고유값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형변환의 관점에서 고유값 문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제 연산자를 통해 고유값 문제를 다루는 직접적인 방법을 차근차근 소개하겠습니다.
참고로 수학에서 연산자(operator)란 선형변환 중 정의역과 공역의 벡터공간이 동일한 것을 말합니다.
1. 대각화(Diagonalization)
1) 대각화가능
정의($L.A$) 5.1
유한차원 선형연산자 $T:V\rightarrow V$ 가 대각화가능(diagonalizable)하다는 것은 행렬 $\left[ T \right]_{\beta}$ 가 대각행렬이 되게 하는 순서기저 $\beta$ 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선형변환 $L_A$ 가 대각화가능하면 정사각행렬 $A$ 역시 대각화가능하다고 한다.
위 정의를 보면 결국 연산자가 대각화가능하게 만드려면 그 연산자의 행렬표현을 한 다음, 그 행렬이 대각행렬이 되게 하면 됩니다. 행렬표현이라는 것은 기저가 반드시 주어져야 하니 기저의 선택에 따라 같은 연산자라도 행렬표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적절히 좋은 기저를 선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습니다.
바로 찾는 방법을 알 수는 없으니까, 일단 그런 순서기저 $\beta = \left\{ v_1,\cdots ,v_n \right\}$ 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즉 $\left[ T \right]_{\beta} \in M_n(D)$ (여기서 $M_n(D)$ 는 대각행렬의 집합이라는 뜻) 라고 가정해 보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각 $v_j\in\beta\;(j=1,\cdots ,n)$ 에 대하여,
$$\begin{align*}
T(v_j)&=\sum_{i=1}^{n}D_{ij}v_i=D_{1j}v_1+D_{2j}v_2+\cdots +D_{jj}v_j+\cdots +D_{nj}v_n=D_{jj}v_j
\\\\&:= \lambda_jv_j
\end{align*}$$
가 성립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D가 대각행렬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D_{jj}$ 를 제외한 성분이 모두 0이라는 뜻입니다. 이 $D_{jj}:=\lambda_j$ 라 정의하였습니다. 즉, $T$ 가 대각화 된다는 것은 $T(v_j)=\lambda_jv_j$ 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lambda_j$ 는 행렬의 한 성분으로서 스칼라인 것이고요.
역의 관계가 성립하는지도 볼까요? 만일 순서기저 $\beta = \left\{ v_1,\cdots ,v_n \right\}$ 가 적절한 스칼라 $\lambda_1,\cdots \lambda_n$ 에 대하여 $T(v_j)=\lambda_jv_j$ 가 만족되도록 하는 $V$ 의 순서기저가 된다고 한다면,
$$\left[ T \right]_{\beta}=\begin{pmatrix}
\lambda_1 &0 & \cdots & 0 \\
0 & \lambda_2 & \cdots & 0 \\
\vdots & \vdots & & \vdots \\
0 & 0 & \cdots & \lambda_n
\end{pmatrix} \in M_n(D)$$
가 되버립니다. 주대각성분만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결국 우리는 대각화의 정의를 위 박스와 같이 만들면, 순서기저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방정식을 푸는 것입니다. 1
정의($L.A$) 5.2
벡터공간 $V$ 에서 정의된 선형연산자 $T$를 생각하자. 영벡터가 아닌 $v\in V$ 가 $T(v)=\lambda v$ 를 만족하면 $v$를 $\lambda$ 에 대응하는 '고유벡터(eigenvector)'라고 부른다. 여기서 $\lambda \in F$ 는 '고유값(eigenvalue)'라고 한다.
행렬 $A\in M_n(F)$ 에 대하여 $v\in F^n$ 이 선형변환 $L_A$ 의 고유벡터이면 $A$의 고유벡터라고 한다. 이는 곧 $Av=\lambda v$ 의 관계가 성립함을 뜻하며 여기서 $\lambda$ 는 고유값에 해당한다.
$T(v)=\lambda v$ 또는 $Av=\lambda v$ 의 관계식을 '고유값 방정식(eigenvalue equation)'이라고 부릅니다. 2
다음 정리는 위의 정의($L.A$) 5.1 의 내용과 제가 부연설명한 내용들을 필요충분조건으로 재진술하고 있는 것에 해당합니다. 곧 정리의 증명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습니다. 3
정리($L.A$) 5.11
유한차원 벡터공간 $V$ 의 선형연산자 $T$ 가 대각화가능일 필요충분조건은 $T$ 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V$의 순서기저 $\beta$ 가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T$ 가 대각화가능한 경우, $\beta = \left\{ v_1,\cdots ,v_n \right\}$ 는 $T$ 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순서기저이다. 따라서
$$\left[ T \right]_{\beta}:=D\in M_n(D)$$ 가 되고, 이때 $D_{jj}\,(1\le j \le n)$ 은 $v_j$ 에 대응되는 고유값 $\lambda_j$ 에 해당한다.
앞으로 $D$는 $\left[ T \right]_{\beta}$ 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따름정리가 하나 있는데, 닮음행렬 설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각화문제에서 닮음은 종종 등장하니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름정리($L.A$) 5.11.1
행렬 $A\in M_n(F)$ 가 대각화가능할 필요충분조건은 $A$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F^n$ 의 순서기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때 $\left\{ v_1,\cdots ,v_n \right\}$ 는 $A$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F^n$ 의 순서기저라고 하면, $j$열이 $v_j$인 $n$차 정사각행렬
$$Q=\begin{pmatrix}
v_1 & v_2 & \cdots & v_j &\cdots &v_n
\end{pmatrix}$$ (여기서 $v_j$ 는 $n$개의 성분을 가진 열벡터다)
에 대하여 $D=Q^{-1}AQ$ 는 $D_{jj}$ 가 $v_j$ 에 대응하는 $A$의 고유값 $\lambda_j$ 인 대각행렬이다. 즉, $A\in M_n(F)$ 가 대각화가능할 필요충분조건은 $A$가 대각행렬과 닮음(similar)인 것이다.
이 글부터는 이전 글들과 달리 행렬보다 연산자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행렬 $A$와 $L_A$에 관한 설명은 조금 간단하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행렬의 가역성 관점에서 고유값 문제를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행렬 $A$가 $Ax=\lambda x$ 인 방정식을 만족하고 $x\neq 0$ 인 경우, $L_{A-\lambda I_n}(x)=0$ 을 만족하는 영벡터가 아닌 $x\in F^n$ 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는 다시 $L_{A-\lambda I_n}(x)=0$ 이므로 $N(L_{A-\lambda I_n})\neq \left\{ 0 \right\}$ 을 뜻합니다. 영공간의 원소가 오로지 영벡터만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는 $L_{A-\lambda I_n}$ 이 단사(one-to-one)가 아니라는 것이고 고로 비가역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det (A-\lambda I_n)=0$ 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 행렬식의 마지막 방정식을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equation)'이라 하고 다음 글에서 연산자 version 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결국 따름정리까지 종합하면, 선형연산자나 행렬을 대각화하기 위해서는 고유값과 고유벡터를 찾아야 하고 그 고유벡터는 특히 벡터공간 $V$의 기저를 이루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보조정리를 하나 보고 갑시다.
보조정리($L.A$) 5.1
선형연산자의 고유값 문제에서, 고유값 방정식
$$T(v)=\lambda v$$ 에 대해 양변에 순서기저 $\beta$ 에 관한 행렬표현을 만들면
$$\left[ T(v) \right]_{\beta}=\lambda \left[ v \right]_{\beta} \;\; \Rightarrow \;\; [T]_{\beta} [v]_{\beta}=\lambda [v]_{\beta}$$ 가 된다. 여기서 고유값은 스칼라이니 행렬표현에 무관하지만, 벡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v\neq [v]_{\beta}$ 이다. 즉 순서기저의 선택에 따라, 기저를 씌운 고유벡터와 그렇기 전의 고유벡터가 같은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떤 뜻일까요? 연산자에 대응되는 고유벡터가 대각화가 된다고 할지라도, 행렬표현을 한 뒤의 고유벡터와 반드시 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각화시키는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순서기저가 오로지 단 한개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고유벡터에 어떤 순서기저를 씌우는지에 따라 행렬표현이 달라지고, 따라서 꼭 $v$ 와 $[v]_{\beta}$ 가 같을 이유는 없다는 뜻이지요.
여담이지만 이 개념은 양자역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고유벡터의 순서기저를 선택한다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물리량에 관한 기저를 선택해서 힐베르트 공간의 어떤 고유벡터를 그 기저로 표현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저의 선택과 그 기저로 표현한다는 것이 관측(observation)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제 1) $A=\begin{pmatrix}
1 & 3 \\
4 & 2
\end{pmatrix}$ 와 두 벡터 $v_1=\begin{pmatrix}
1 \\
-1
\end{pmatrix}\;\;,\;\;v_2=\begin{pmatrix}
3 \\
4
\end{pmatrix}$ 의 고유값을 찾고 $A$ 와 $L_A$ 가 대각화가능한지 결정해라.
Sol) $$L_A(v_1)=Av_1=\begin{pmatrix}
1 & 3 \\
4 & 2
\end{pmatrix}\begin{pmatrix}
1 \\
-1
\end{pmatrix}=\begin{pmatrix}
-2 \\
2
\end{pmatrix}=-2v_1 \;\;\Rightarrow \;\; \lambda_1=-2$$
$$L_A(v_2)=Av_2=\begin{pmatrix}
1 & 3 \\
4 & 2
\end{pmatrix}\begin{pmatrix}
3 \\
4
\end{pmatrix}=\begin{pmatrix}
15 \\
20
\end{pmatrix}=5v_2 \;\;\Rightarrow \;\; \lambda_2=5$$
이때 $\beta=\left\{ v_1,v_2 \right\}$ 는 $F^2$ 의 순서기저가 되고 $A$와 $L_A$ 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져 있어서 행렬 $A$ 와 선형변환 $L_A$ 는 대각화가능하다. 그리고 $A$ 를 대각화하는 행렬 $Q$의 경우 위 따름정리($L.A$) 5.11.1 에 의하면
$$Q=\begin{pmatrix}
v_1 & v_2
\end{pmatrix}=\begin{pmatrix}
1 & 3 \\
-1 & 4
\end{pmatrix} \;\;\Rightarrow \;\; Q^{-1}=\frac{1}{7}\begin{pmatrix}
4 & -3 \\
1 & 1
\end{pmatrix}$$
가 되고, 이로부터
$$Q^{-1}AQ = \begin{pmatrix}
-2 &0 \\
0 & 5
\end{pmatrix}=\left[ L_A \right]_{\beta}\in M_n(D)$$
를 얻는다.
[참고문헌]
Linear Algebra : S.Friedberg, A.Insel, L.Spence, 5e, PE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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