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위상수학에서 흔히 언급되는, 대상을 늘이거나 구겨도 위상적 동형이라는 명제에 대한 이해를 다루어 보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태까지 배운 기초 개념들을 동원하여 위상동형사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연속성의 개념이 무척 중요합니다.
1. 열린함수, 닫힌함수(열린사상, 닫힌사상)
1) 정의
정의($T.P$) 2-30) 열린함수와 닫힌함수(또는 열린사상과 닫힌사상)
위상공간 $(X,\mathcal{T})$ 와 $(Y,\mathcal{T}')$ 에 대해 함수 $f:X\longrightarrow Y$ 를 생각하자.
1) $X$ 에서의 임의의 열린집합 $U$ 를 생각할 때, $f(U)$ 가 항상 $Y$ 에서 열린집합인 함수 $f$ 를 '열린함수(open function)'이라 한다. 즉, 이는 $U\in\mathcal{T}\Longrightarrow f(U)\in \mathcal{T}'$ 를 뜻한다.
2) $X$ 에서의 임의의 닫힌집합 $C$ 를 생각할 때, $f(C)$ 또한 항상 $Y$ 에서 닫힌집합인 함수 $f$ 를 '닫힌함수(closed function)'이라고 한다. 즉, 이는 $(X-C)\in \mathcal{T} \Longrightarrow (Y-f(C))\in\mathcal{T}'$ 를 뜻하는 것이다.
위상동형을 공부하기 전에 열린함수와 닫힌함수에 대해 알고 갈 필요성이 있는데, 정의는 어렵지 않습니다. 정의역에서 열린집합을 생각할 때, 그 집합의 함숫값들로 이루어진 집합인 치역도 공역에서 열린집합이 되는지의 여부로 정의를 하게 됩니다. 정의에 의하면 정의역에서 열린집합 $U$ 를 뽑을 때 임의로 선택하는 것임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제 1) 이차함수 $y=f(x)=x^2$ 은 열린함수가 아니다. 열린구간(열린집합)으로 $U=(-1,1)$ 을 선택하면 $f(U)=[0,1)$ 이 되므로, 이는 공역 $Y=\mathbb{R}$ 에서 열린구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의의 닫힌구간을 가져왔을 때 그것의 상(image)를 생각해도 닫힌구간이 되기 때문에, $y=x^2$ 은 닫힌함수에 해당한다. $_\blacksquare$
예제 2) $X=\{ a,b,c \}$ 와 $Y= \{ 1,2,3\}$ 을 생각하자. $\mathcal{T}_1=\{ \emptyset, X, \{ a\} \}\;,\; \mathcal{U}=\{ \emptyset ,Y, \{ 1\}, \{1,2\} \}$ 가 각각 $X,Y$ 에서의 위상이라고 할 때, $f(a)=1, f(b)=1, f(c)=2$ 로 정의한 함수 $f: X\rightarrow Y$ 는 열린사상이 된다. 임의의 $U\in\mathcal{T}_1$ 에 대하여 $f(U)\in Y$ 에서 열린집합이 되기 때문이다. $_\blacksquare$
2. 위상동형사상
1) 정의
정의($T.P$) 2-31) 위상동형사상과 위상적 동치
두 위상공간 $X,Y$ 를 생각하자. $X$ 와 $Y$ 가 '위상적 동치(topologically equivalent)' 또는 '위상동형(homeomorphic)'이라는 것은 함수 $f:X\longrightarrow Y$ 가 다음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것이다.
H1) $f$ 가 전단사이다.
H2) $f$ 는 연속이다.
H3) $f$ 의 역함수 $f^{-1}$ 도 연속이다.
이때 함수 $f$ 는 '위상동형사상(homeomorphism)'이라 하며, 이러한 위상동형사상 $f$ 가 존재할 때 두 집합 사이의 관계를 $X\simeq Y$ 로 표기하기도 한다.
정의($T.P$) 2-32) 매장(embedding) 1
위상공간 $X,Y$ 를 생각하고 $Y$ 의 부분공간으로 치역 $f(X):=Z$ 를 생각하자. 만일 $X\simeq Z$ 이면, 곧 $X$ 와 $Z$ 가 위상동형이면 $X$ 는 $Y$ 에 '매장된다(embedded)'고 한다. 그러면 함수 $g:X\longrightarrow Z$ 는 위상동형사상이며, $g$ 는 $X$ 에서 $Y$ 로의 '매장(embedding)'이라고 한다.
전단사는 일대일대응과 같은 뜻임을 유념하고, 그렇다면 $f^{-1}$ 이 존재하며 동시에 $(f^{-1})^{-1}= f$ 가 성립함을 기억해 봅시다. $f$ 가 전단사이면, 자명히 역함수 $f^{-1}$ 가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조건에 의해서 $f$ 가 연속이라고 하고, 세번째 조건에 의하여 $f^{-1}$ 도 연속이라고 하면, 결국 위상동형사상은 열린집합을 열린집합으로, 닫힌집합은 닫힌집합으로 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일까요? 어떤 함수 $h$ 가 연속이라는 것은 공역의 열린집합을 택했을 때 정의역에 존재할 그의 원상(preimage)도 열린집합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h^{-1}$ 까지 연속이라고 할 땐, 정의역에서 열린집합을 택해도 공역에 존재할 치역(image)도 열린집합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때, 연속성의 닫힌집합 version 인 정의($T.P$) 2.27) 을 고려해준다면, 결국 닫힌집합도 닫힌집합으로 간다는 말을 또 반복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두 함수 $h,h^{-1}$ 가 연속이라는, 연속의 정의로부터 자연히 유도되는 것이지만, 중요하니까 정리로 만들어 바로 아래에서 증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장(embedding)의 경우 우선 이러한 용어로 번역하는 이유는 주석에 달아 두었습니다. 그리고 매장의 개념은 정의($T.P$) 2-27) 에서 다룬 제한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공역을 제한하여 단사인 일대일대응 $g$ 를 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리($T.P$) 2.33)
$f:X\longrightarrow Y$ 가 위상동형사상이라고 하자. $U\subseteq X$ 가 $X$ 에서 열린집합일 필요충분조건은 $f(U)\subseteq Y$ 가 $Y$ 에서 열린집합인 것이다.
따름정리($T.P$) 2.33.1)
$f:X\longrightarrow Y$ 가 위상동형사상이라고 하자. $C\subseteq X$ 가 $X$ 에서 닫힌집합일 필요충분조건은 $f(C) \subseteq Y$ 가 $Y$ 에서 닫힌집합인 것이다.
증명) $\Longleftarrow$ : $U\subseteq X$ 에 대해 $f(U)\subseteq Y$ 가 $Y$ 에서 열린집합이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f$ 가 위상동형사상이면, $f$ 는 연속이므로 연속성의 정의에 의하여 $f^{-1} ( f(U)) = U\subseteq X$ 는 $X$ 에서 열린집합이다. 2
$\Longrightarrow $ : $U\subseteq X$ 가 $X$ 에서 열린집합이라고 가정하자. $f$ 의 역함수를 $g$ 라 하고, $f$ 는 위상동형사상이면 $g$ 또한 연속이다. $g$ 의 치역 $X$ 에 대하여 $X$ 에서의 열린집합 $U\subseteq X$ 를 잡았다고 하자. $g$ 의 연속성을 사용하면, $g^{-1}(U)\subseteq Y$ 는 $Y$ 에서 열린집합임을 얻는다. 그런데 $g^{-1}(U)=f(U)$ 이므로, 결국 $f(U)\subseteq Y$ 는 $Y$ 에서의 열린집합이다. $_\blacksquare$
따름정리의 증명) 연속의 정의를 닫힌집합 version 으로 한 정의($T.P$) 2.27) 과 위의 정리 증명법을 결합하면 간단히 증명할 수 있다. $_\blacksquare$
예제 3) 전단사함수 $f:X\longrightarrow Y$ 가 연속이지만 위상동형사상은 아닐 수 있다. 이는 역함수가 연속이 아닐 수 있음을 뜻한다. 다음과 같이 2차원 평면에서 단위원 $S^1=\{ (x,y)\mid x^2+y^2=1\}$ 을 생각하자. 이는 $\mathbb{R}^2$ 의 부분공간이다. 그리고 함수 $f: [0,1)\longrightarrow S^1$ 를 $f(t)=(\cos 2\pi t, \sin 2\pi t)$ 로 정의하자. 그러면 $f$ 는 주어진 정의역 내에서는 연속이고 전단사이다. 그런데 역함수 $f^{-1}=g$ 는 연속이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Sol) 주어진 $f$ 는 함숫값의 $x,y$ 좌표가 삼각함수인데, $[0,1)$ 에서는 사인함수가 단조증가만, 코사인함수가 단조감소만 하는 연속함수이므로 $f$ 는 전단사이자 연속이다. 그리고 반열린구간 $[0,1)$ 에 대해 $U= \left[0, \frac{1}{4}\right)$ 는 열린집합이다. 그 까닭은 $[0,1)$ 이 최소원소 $0$ 을 갖고 최대원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0<b\leq 1$ 인 $b\in\mathbb{R}$ 에 대해 $U= \left[0, b\right)$ 는 순서위상의 정의에 따라 열린집합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문제로 돌아가보자. $t=0$ 일 때 $f(0)=(1,0)$ 이고 $t=\displaystyle \frac{1}{4}$ 일 땐 $f\left( \displaystyle \frac{1}{4} \right)=\left( 0,1 \right)$ 이다. 그리고 이것은 $S^1$ 에서 보면 반시계 방향으로 4분의 1바퀴 원의 호를 따라 돌면서 사상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g=f^{-1}$ 가 연속임을 보이려면 연속의 정의에 의해 $g$ 의 공역 $[0,1)$ 에서의 열린집합 $U$ 에 대하여 $g^{-1}(U)=f(U)$ 가 $S^1$ 에서 열린집합이어야 한다. 그런데 점 $p=f(0)=(1,0)\in f(U)$ 을 생각하자. $S^1$ 은 $\mathbb{R}^2$ 의 부분공간이고, 이 $f(0)$ 도 $S^1$ 에서 열린집합이려면 $V\cap S^1 \subseteq f(U)$ 가 성립하게 하는 $\mathbb{R}^2$ 에서의 열린집합 $V$ 가 존재해야 한다. 이는 2차원 평면에서의 열린집합으로 열린공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데 점 $p$ 를 포함하는 열린공을 $\mathbb{R}^2$ 에서 잡는 순간 그것은 $f(U)$ 에 포함되지 못한다. $f(U)$ 가 반시계방향으로 $\displaystyle\frac{1}{4}$ 바퀴 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g$ 는 연속이 아니므로, $f$ 는 전단사이고 연속이지만 위상동형사상은 아니다. $_\blacksquare$
2) 활용
위상동형 개념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뒤에서 학습하는 여러 개념과 연결되기 때문에 값진 개념입니다. 몇가지 관련 정리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바로 다음 정리는 후에 열린구간이 연결집합임을 보일때 사용되므로 대단히 중요한 결과입니다.
정리($T.P$) 2.34)
$\mathbb{R}$ 에서 임의의 열린구간은 $\mathbb{R}$ 과 위상동형이다.
증명) 집합론에서 가부번집합을 설명할 때 예제 1), 예제 2)에서 $\mathbb{R}\sim (0,1)$ 을 보였다. 그 과정은 함수 $y=2x-1$ 을 설정하여 $(0,1)\sim (-1,1)$ 과 $y=f(x)=\tan \left( \displaystyle \frac{\pi x}{2} \right)$ 를 설정해서 $(-1,1)\sim \mathbb{R}$ 을 보이는 것이다. 이때 두 함수는 항상 연속이고 단조증가하므로 역함수가 존재한다. 따라서 $\mathbb{R}\simeq (0,1)$ 로 이 둘은 위상동형이다.
그러면 이제 주어진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0,1)\simeq \mathbb{R}$ 를 활용하고 임의의 $a,b\in\mathbb{R}$ 로 이루어진 비퇴화구간 $(a,b)$ 에 대하여(일반성을 잃지 않고 $a<b$ 라 하자) 함수 $g:(0,1)\longrightarrow (a,b)$ 가 전단사이고 연속이라는 사실을 보이면 된다. $y=g(x):= (b-a)x+a$ 라고 정의하자. 그러면 $g$ 는 전단사이고 연속함수이다. 역함수 또한 실제로 $g^{-1}:(a,b)\longrightarrow (0,1)$ 이 $x=g^{-1}(y)=\displaystyle\frac{y-a}{b-a}$ 로 정의됨을 알 수 있다. 그러면 $g^{-1}$ 또한 연속이다. 따라서 $\mathbb{R}\simeq (a,b)$ 가 성립한다. $_\blacksquare$
3. 위상적 성질과 계승적 성질
1) 정의
정의($T.P$) 2-32) 위상적 성질
위상공간 $X$ 가 어떤 성질 $P$ 를 만족한다고 하자. 이때 $X$ 와 위상동형인 위상공간 $Y$ 가 모두 성질 $P$ 를 만족하면, $P$ 는 '위상적 성질(topological property)'이라고 한다.
$X$ 가 어떤 값이나 수량에 관련된 성질 $P$ 를 가지고 있을 때 $f:X\longrightarrow Y$ 가 위상동형사상이고, $Y$ 에서도 똑같이 성질 $P$ 가 유지되면, 이를 '위상불변량(topological invariant)'라고 한다. 달리 말하자면 이는 위상동형사상에 의해 정의역의 성질이 공역에서 보존되는 경우를 말한다.
정의($T.P$) 2-33) 계승적 성질
위상공간 $X$ 가 어떤 성질 $P$ 를 만족할 때, $X$ 의 임의의 부분공간 $Y$ 도 항상 같은 성질 $P$ 를 만족하는 경우 성질 $P$ 는 '계승적(hereditary)' 이라고 한다.
위의 정의에 따르면 위상적 성질과 위상불변량은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위상적 성질 중 대표적인 것이 위상불변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상적 성질 중 특히 값이나 수량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을 위상불변량이라고 합니다.
위상적 성질의 예로서는 연결성, 콤팩트성, 분리공간성질, 가산성 등이 있습니다. 계승적 성질의 예로서는 제2가산성, 분리공간 성질 등이 있습니다.
[참고문헌]
James Munkres, Topology 2E
Fred H Croom, principles of Top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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