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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학(Abstract Algebra)/군론

군의 준동형 사상(group homomorphism)

by Gosamy 2024.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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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군론에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 준동형사상을 다룰 예정입니다. 준동형사상의 개념과 정의는 매우 쉽지만, 그것이 함의하고 있는 뜻을 정확히 분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림 1] 준동형사상은 왜 그렇게 정의하는 것일까? 말하자면 준동형의 의의는 연산구조가 서로 다른 군(영역)에서 보존된다는 것을 뜻한다. 비유하자면, 인간이 외계인을 만났다고 해보자. 외계인도 어느 정도 과학 문명이 발달했을테니 3+5=8 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론 외계인의 세상에서 '3'의 의미는 우리가 '3'이라고 적는 문자와는 다를 수 있지만, 본질적인 '세 개' 라는 개념 자체는 같다. 연산 기호 '+' 또한, 외계인은 덧셈을 알고 있겠지만 그걸 우리가 쓰는 문자 '+'와 똑같이 적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의미에 대응되는 똑같은 덧셈 연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규칙이 두 영역에서 보존되는 함수가 바로 준동형사상이다.

 

참고로 보통 준동형은 사상이라고 말합니다. 함수와 사상의 차이는 설명했던 적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사상이라는 표현은 딱 정의역과 공역이 우리가 자주 다루는 수의 집합을 넘어서 추상적인 집합이 등장하면 자주 사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대수학에서는 사상이라는 표현을 좀 더 즐겨 쓴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제가 본문에서 사상이라고 적든, 함수라고 적든 이는 맥락에서 크게 중요한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 준동형사상

 

1) 정의

 

 

정의(A.A) 2-16) 군의 준동형사상
GH 를 군이라 하자. 함수 α:GH 가 임의의 a,bG 에 대하여, α(ab)=α(a)α(b) 를 만족하는 경우, α 를 '준동형(homomorphism)'이라고 한다.

 

정의는 받아들이고 외워야 하는 것이지만 왜 그렇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 고려해보는 일은 수학에서 사실 무척 중요합니다. 게다가 여기서 준동형이라는 용어를 보면, 자동적으로 동형은 무엇일지에 관한 의문도 떠올라야 합니다. 선형대수학을 공부했다면 동형(isomorphism)에 대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두 벡터공간 사이에 선형변환이 전단사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추상대수학에서도 동형이라는 관계의 정의에는 전단사 조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준동형이라는 조건도 만족해야 합니다. 왜 그러할까요? 그리고, 준동형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G,H 가 군이고 α:GH 가 임의의 a,bG 에 대해 α(ab)=α(a)α(b) 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 무엇을 함의하는지 조금만 고민을 해봅시다. 이러한 조건은, 마치 분배법칙처럼 보여서, α 를 두 원소에 각각 찢어 분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유식하게 우리가 배운 내용을 통해 말하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는, 두 군 G,H 사이의 이항 대수적 구조가 같음을 시사하는 일련의 조건이 됩니다. 왜냐하면, 분석해보면 α(ab) 라는 것은 G 에서 연산을 한 뒤 함수를 씌워 H 로 보냄을 뜻합니다. 반면, α(a)α(b) 라는 것은 G 의 두 원소에 각각 따로 α 라는 함수를 씌우고 나서, H 에 도달한 뒤에, 곱이라는 연산을 행하는 행위입니다. abG 이지만 α(a)α(b)H 라는 점에 대해 고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하자면 준동형의 의미는 연산을 하고 함수를 씌우나, 함수를 씌우고 연산을 하나 결과가 같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 두 연산 행위는 같은 연산이 아니며, 서로 다른 군 G,H 에서 수행되는 것입니다. 전자는 G 에서 연산을 하는 것이고 후자는 H 에서 연산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만일 어떤 함수 α:GH 가 대수적 구조를 보존한다는 표현은, 연산을 하고 함숫값을 취하나 함숫값을 취해서 연산을 하나 대응 관계가 유지되어야 하고, 대응 또한 일대일대응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만족되면 α 동형사상(isomorphism)이라고 합니다. 동형사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음 글에서 다루고, 이번 글에서는 준동형의 성질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예제 1)G,H 에 대하여 α:GH 가 모든 gG 에 대해 α(g)=1 로 정의되는 경우 α 를 '자명 준동형사상(trivial homomorphism)'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것이 준동형이 맞는지 보여라.

 

 

Sol) H 가 군이기 때문에 1HH 임을 생각해보자. 그러면 임의의 g,hG 에 대하여 α(gh)=1H=1H1H=α(g)α(h) 이 성립한다. 따라서 α 는 준동형이 맞다.


예제 2) α:GHβ:HK 가 모두 준동형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들의 합성 βα=γ:GK 또한 준동형임을 보여라.

 

 

Sol) 임의의 a,bG 에 대하여, 

 

βα(ab)=β{α(ab)}=β{α(a)α(b)}=β{α(a)}β{α(b)}=βα(a)βα(b)


 

2) 준동형사상의 성질

 

 

정리(A.A) 2.27)
G,H 에 대하여 α:GH 가 준동형이라고 하자. 그러면 다음이 성립한다.
α 는 항등원을 보존한다 : α(1G)=1H
α 는 역원을 보존한다 : 모든 gG 에 대하여 α(g1)={α(g)}1
α 는 거듭제곱을 보존한다 : 모든 gG 와 임의의 kZ 에 대하여 α(gk)={α(g)}k

증명) ① α(1G)α(1G)=α(12G)=α(1G) 이므로, α(1G)=1H 여야 한다.

α(g1g)=α(g1)α(g)=α(1G)=1H 이므로, 이로부터 α(g1)=α(g)1 이다.

③ 강한 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하자. 일단 k0 에 대해 생각한다.
i) (Base step) k=0 : α(g0)=α(1)=1={α(g)}0 이다.
ii) (Inductive hypothesis) n=k 일 때 참, 즉 α(g)k=α(g)k 가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iii) (Inductive step) n=k+1 :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다.

α(gk+1)=α(ggk)=α(g)α(gk)=by inductionα(g){α(g)}k=α(g)k+1
이제 k<0 인 경우를 생각해보면, k=m 이라 하여 m>0 을 생각한다. 그러면 ② 를 같이 적용하여
α(gk)={α(gm)}1={α(g)m}1={α(g)}m=α(g)k

 

 

 

정리(A.A) 2.28) 준동형사상의 치역의 유한 위수는 정의역의 유한 위수를 나눈다
G,H 에 대하여 α:GH 가 준동형이라고 하자. 만일 gG 가 유한 위수를 가져 |g|=n 이라고 하면, α(g) 역시 유한 위수를 가지고 그것은 g 의 위수를 나눈다. 즉, |α(g)||g| 이 성립한다.

증명) |g|=n 이면 gn=1 을 뜻한다. 정리(A.A) 2.27) 에서 다룬 바와 같이 준동형사상은 항등원과 거듭제곱을 보존하므로 α(gn)=α(g)n=α(1)=1 이 된다. 여기서 다음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i) |α(g)|=m< : 이 경우 정리(A.A) 2.20)-① 에 의하여 |α(g)|=mn 이 성립하여 증명이 끝난다.

ii) |α(g)|= 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말은 즉은 |α(g)|k=1 을 만족하는 k 의 값은 오직 k=0 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g 가 유한위수를 갖는다는 우리의 가정에 모순이다. α(g)n=1 을 만족하는 n0 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α(g) 의 위수는 i) 에서와 같이 유한해야 한다.

 

 

 

정리(A.A) 2.29) 준동형사상의 치역은 공역의 부분군이다
G,H 에 대해 α:GH 가 준동형이면, 치역을 α(G):={α(g)gG} 와 같이 적는다. 그러면 α(G)H 가 성립한다.

증명) 부분군 시험법을 사용하자. 우선 α(G)H 인 것은 자명하다.

i) 항등원의 존재 : 1H=1α(G)=1α(G) 

ii) 연산의 닫힘성 : h1,h2α(G) 라 하자. 그러면 h1=α(g1) 이고 h2=α(g2) 가 되는 g1,g2G 가 존재한다. G 가 군이므로, g1g2G 으로부터 α(g1g2)α(G) 가 성립한다. 그런데 α  는 준동형이므로

α(g1g2)=α(g1)α(g2)=h1h2α(G)
가 성립한다. 고로 α(G) 는 연산에 대해 닫혀있다.

iii) 역원의 존재 : gG 라 하자. 그러면 α(g)α(G) 이다. 그런데 g1G 또한 성립하므로 이 역시 α 에 의해 사상된다. 고로 α(g1)α(G) 이다.

 

 

 

정리(A.A) 2.30)
G,H 에 대하여 α:GH 가 준동형이고 전사, 곧 α(G)=H 라 하자.
G 가 아벨군이면 H 또한 아벨군이다.
G=a 로 순환군이면, H 또한 순환군이고 H=α(a) 이다.

증명) α 가 전사이므로 g1,g2G 에 대하여 h1=α(g1), h2=α(g2) 라 하자.

G 가 아벨군이라면, g1g2=g2g1 이므로

h1h2=α(g1g2)=α(g2g1)=α(g2)α(g1)=h2h1
가 성립한다. 그러므로 H 또한 아벨군이다.

hH 에 대하여 h=α(g) 라 하자. 그리고 aG 의 생성원이기 때문에, 어떤 kZ 에 대하여 g=ak 라 하자. 그러면 임의의 hH

h=α(g)=α(ak)=α(a)kα(a)
로 나타내어진다. 따라서 hα(a) 가 성립하기 떄문에 H 또한 순환군이며 H=α(a) 이다.

 

 

 

정리(A.A) 2.31) 생성된 군이 포함된 사상의 상등을 보이는 방법
G,H 에 대하여 α:GHβ:GH 가 준동형이고, G=X 는 생성원들의 집합 XG 에 의해 생성된 군이라고 하자. 그러면 다음이 성립한다.
α=βα(x)=β(x)for allxX

증명) : 함수가 같으면 같은 원소 xX 에 같은 함수를 씌우면 함숫값이 같다. 자명하다.

: gG=X 라 하자. 그러면 어떤 정수들 kixiX 들에 대하여, g=xk11xknn 으로 나타내어진다. 그러면 정리(A.A) 2.27)-③ 에 의하여

α(g)=α(xk11xk22xknn)={α(x1)}k1{α(x2)}k2{α(xn)}kn=by Hypothesis{β(x1)}k1{β((x2)}k2{β((xn)}kn=β(g)
이다. gG 를 임의로 잡았기 때문에, 임의의 gG 에 대해 이것이 성립한다는 것은 α=β 를 뜻한다.

 

 

이 정리가 함의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봅시다. 일반적으로 어떤 함수 α,β 가 있을 때 이들의 정의역, 공역이 동일한 상황에서 이 두 사상이 서로 같다는 것을 보이려면 모든 정의역의 gG 에 대하여 α(g)=β(g) 를 보여야만 합니다. 즉 위 정리에서 필요조건의 방향이지요. 하지만 위 정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만일 α,β 가 준동형사상이라면, 간단히 정의역 G=X 에서 xX 들, 즉 생성원들만 콕 뽑은 다음 α(xi)=β(xi) 를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군 G 의 원소 개수보다 생성원의 원소 xiX 의 수가 적기 때문에, 작업이 간편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제를 하나 봅시다.


예제 3) 준동형사상 α:S3C6 을 생각하자. 최대 몇 개의 서로 다른 α 가 존재할 수 있는가?

 

 

Sol) S3={ε,σ,σ2,τ,τ2σ,τσ}C6={1,c,c2,c3,c4,c5} 를 생각한다. 생성원을 소개할 때 S3=X=σ,τ 임을 설명하였고, |σ|=3, |τ|=2 인 것을 알고 있다. 위 정리(A.A) 2.31) 을 사용하기 위해서 생성원의 두 원소 σ,τ 가 어떤 공역의 원소로 대응되지는지만 살피면 된다.

 

먼저 σ 에 대해, 위수가 3이므로 {α(σ)}3=α(σ3)=α(1)=1 이 되기에, 정리(A.A) 2.28) 에 의하여 α 가 준동형사상일 때 |α(σ)||σ| 이므로 |α(σ)|=1or3 이다. 그러면 C6 의 원소 중 위수가 1 또는 3인 것을 찾으면 되기에, α(σ)=1orc2orc4 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하게, τ 에 대해서 적용해보면 위수가 2이므로 {α(τ)}2=α(τ2)=α(1)=1 가 되어 |α(τ)|=1or2 에 해당한다. 그러면 C6 에서 위수가 1 또는 2인 것을 찾으면 되니 α(τ)=1orc3 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서로 다른 이 준동형사상 α 들을 α1,α2, 라 하자. 위 정리(A.A) 2.31) 에 의하면, 생성원의 모든 원소 xX 에 대하여 αiαjαi(x)αj(x) 인 경우 이들은 서로 다른 준동형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구한 생성원의 원소는 σ,τ 이고, α(σ)α(τ) 의 한 쌍마다 하나의 고유한 준동형사상이 생기는 셈이다. 따라서 가능한 경우의 수는 32=6 으로, 서로 다른 준동형사상 α 는 최대 6개까지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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