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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학(Calculus)/급수

테일러 급수와 해석함수 (Analytic function with Taylor series)

by Gosamy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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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함수는 과연 해석학(解析學, Analysis)의 보배이며, 1등급 최정예 함수라 할 수 있습니다. 해석학이 무엇일까요? 그 뜻은 의외로 영단어보다 한자를 보는 것이 더 좋은데, 쪼개어(析) 푼다(解)를 말하는 것으로 대상을 아주 잘게 나누어 관찰하겠다는 뜻이기에 극한, 미분, 급수 등의 주제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고등학교 수학과 대학 수학의 거대한 이질성을 장식하는 첫 관문이 바로 대수학, 해석학에 해당합니다.

 

[그림 1] $\ln (1+x)$ 의 테일러 근사. 이 로그함수는 테일러 급수와 해석적(analytic) 사이의 유독 특별한 관계가 존재한다.

 

해석학은 실수까지를 다루느냐, 복소수까지 다루느냐에 따라서 구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복소해석학은 비단 해석학적으로 중요한 것 뿐만이 아니라 복소적분의 테크닉이 전반적인 실함수의 적분에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실해석에 비해 타과에서도 쓸모가 많은 것과 달리, 실해석학은 수학과에서만 배우면서도 4학년 보통 과목인지라 미적분학의 상위 과목 개념이라고 할지라도 타과에서는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아 배우지 않습니다. (이 글 역시 미적분학 카테고리에서 다루는 것이기에 그 수준까지 다듬지는 못할 것입니다.)

 

해석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함수는 바로 해석함수(analytic function)입니다. 복소해석의 경우 특히 어떤 $x=a$에서 함수 $f(z)$가 '해석적(analytic)'이라는 말을 수없이 듣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가지 정리들이 물밀듯 쏟아지죠. 그런데 수의 범위는 복소수가 실수보다 넓은 개념인 반면 해석학에서 복소해석보다 실해석이 훨씬 까다롭고 어렵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해석적이라는 말만 놓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복소해석학에서 '해석적'이라는 것과 실해석에서 '해석적'이라는 것의 뜻이 다른데, 복소해석학의 해석함수가 훨씬 더 풍부하고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Simple 합니다. 반면 실해석에서 해석함수라는 고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함정이나 변칙이 많아 까다롭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테일러 급수와 연관하여 실수함수의 '해석적'의 뜻 및 '해석함수'가 무엇인지 간단히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급수의 분류

 

해석적의 뜻을 미적분학 수준에서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도구는 테일러 급수입니다. 사실 이 포스팅도 해석적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기 보다는 미적분학의 테일러 급수를 잘 설명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에 불과합니다. 아무튼, 아래 [그림 1]은 고등학교때부터 줄창 배웠던 급수를 벤 다이어그램식으로 간단히 분류한 것입니다. 유한급수는 중요하지 않으니 무한급수에 대해서만 나누었습니다.

 

[그림 2] 무한급수의 분류

 

 

무한급수 중에서 상수가 아닌 변수의 급수를 멱급수(power series)라 하고, 어떤 함수를 테일러 전개하여 만들어낸 급수가 테일러 급수라는 설명은 이미 다 했습니다. 테일러 전개를 해서 테일러 급수를 얻기 위한 충분조건은 그 함수가 무한번 미분가능(infinitely differentiable)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었지요.

 


2. 해석적(analytic)의 정의

 

그 다음에 했던 논의는 테일러 급수가 수렴(converge)하는지에 관한 여부였습니다. 테일러 급수는 당연히 무한급수의 일종이고 무한급수가 언제나 수렴하라는 법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반복하지만 무한급수는 항이 무한개인데 그걸 유한개의 항으로 쓰는 행위 자체가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겁니다. 아무튼, 테일러 급수도 멱급수의 일종이니 3가지 케이스로 나뉘는 수렴반경을 구하면 수렴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때 테일러 급수가 일단 수렴은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다음 논의는 테일러 급수가 내가 전개한 특정 함수 $f(x)$로 딱 수렴하는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f(x)$로 수렴하지 않으면 사실 테일러 급수는 쓸모가 없습니다. 이런 함수로는 저번에 설명했었던

 

$$f(x)=\left\{\begin{matrix} 
\;\;e^{-\displaystyle\frac{1}{x^2}}\;\;\;(x\neq0)   \\\\ 
\;\;\;0\;\;\;\;\;\;\;\;\;(x= 0) 
\end{matrix}\right.$$

 

와 같은 함수가 있었지요.

 

그렇다면 $f(x)$로 수렴하는 테일러 급수는 무엇이 있느냐? 예를 들자면 기하급수

 

$$\sum_{n=0}^{\infty}x^n=1+x+x^2+\cdots$$

는 오직 $\left | x \right |<1$ 에서만

$$\frac{1}{1-x}=1+x+x^2+\cdots$$

와 같은 수렴하는 꼴로 쓸 수 있습니다. 바로 이 $\left | x \right |<1$ 가 특별한 경우입니다. 그러면 나는 함수 $f(x)= 
\displaystyle\frac{1}{1-x}$ 에 대해 테일러 전개를 하면 무한급수 $1+x+x^2+\cdots$ 를 얻습니다.


여기까지 모두 동의하고 이해하시나요? 그렇다면 이제 정의를 알려드립니다.

 

실함수 $f(x)$가 $x=a$에서 '실해석적(real analytic)'이라는 것은, 함수 $f(x)$가 $x=a$를 포함한 
임의의 작은 양수 $\epsilon$에 대하여 근방 $\left ( a-\epsilon,a+\epsilon \right )$ 에서 급수

$$\begin{align*}  
\sum_{n=0}^{\infty}c_n\left ( x-a \right )^n &=c_0+c_1\left ( x-a \right )+c_2\left ( x-a \right )^2+\cdots  
\\&= f(a)+f'(a)\left ( x-a \right )+\frac{f''(a)}{2!}\left ( x-a \right )^2+\cdots  
\end{align*}$$
가 원래 함숫값 $f(x)$로 수렴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이 때 유일성 정리에 의해 위 급수가 $f(x)$로 수렴한다면 이 급수는 반드시 유일하며, 테일러 급수와도 같다. 정의역의 모든 점에서 해석적인 함수는 '해석함수(analytic function)'이라고 말한다.

 

 

먼저, 근방(neighborhood)의 뜻은 위에 적어두었듯이 임의의 작은 양수 $\epsilon$에 대하여 $\left ( a-\epsilon,a+\epsilon \right )$ 을 말합니다. 그러니 근방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딱 정확히 $x=a$만 저 조건을 만족시키면 그런 함수는 해석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당연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x=a$나 그 근방이나 똑같은 것 아니냐? 그래봤자 $\epsilon$은 매우 작은 숫자일텐데..' 라고 생각하신다면 아래에서 둘이 다른 경우, 어떻게 다르고 그럼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아래의 Counterexample 1) 에서 보여드릴 것이니 일단 패스합니다.

또한 셋째 줄부터 박스 안의 수식을 보면, 첫째 수식 줄에서 다음 수식 줄로 넘어갈 때는 '유일성 정리(Uniqueness Theorem)'을 써서 넘어간 겁니다. 어떤 함수 $f(x)$가 멱급수 표현(=수식 첫 줄)로 나타내어 진다면 그것은 곧 테일러 전개식(=수식 둘째 줄)이어야 한다는 정리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석적'이 아니라 굳이 '실해석적'이라고 쓴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복소함수에 대해 '해석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실함수에 대해 '해석적'이라 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둘은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표현입니다. '해석적'의 정의는 본질적으로 어떤 함수 $f(x)$를 $x=a$를 중심으로 하는 멱급수 형태로 테일러 전개를 했을 때, 이 만들어진 급수가 하필 $f(x)$로 수렴할 때를 말하는 것이지, 미분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하는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해석함수는 그냥 미분가능한 함수를 말한다'라고 잘못된 지식을 퍼뜨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이 오개념이 복소함수와 실함수의 비교로부터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그 까닭은 복소해석학에서는 놀랍게도 미분가능하기만 하면 해석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고급스러운 정칙함수(holomorphic) 이라는 말까지 붙여주는 것이고요. 하지만 실함수에 대해서 둘은 원칙적으로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지 근거를 제시해야겠죠? 실함수에 대하여 해석적이라는 것과 미분가능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타깝게, 필요충분조건이 못 되는 관계였던 겁니다.

 

어떤 실함수 $f(x)$가 $x=a$ 에서 해석적이면 그 함수는 $x=a$에서 미분가능하다. 
위 명제의 역을 고려하자.
어떤 실함수 $f(x)$가 $x=a$ 에서 미분가능하면 그 함수는 $x=a$에서 해석적일 수도 있고, 해석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원명제는 일단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해석적이라는 것의 정의에 의해,  $f(x)$를 $x=a$에서 테일러 전개하고 그 자기 자신으로 수렴까지 하려면 테일러 전개의 계수들에서 $f^{(n)}(a)$ 가 등장하게 되고 이들이 모두 존재해야 할 것이니, (주의할 점은 $f^{(n)}(a)=0$ 이 되어도 됩니다. 미분계수가 0인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연 미분가능합니다. 애초에 테일러 전개를 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n$계 도함수까지 미분가능한 것이니까요. 반면 역명제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는 반례 하나로 해결 가능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x=a$와 $x=a$의 근방을 비교해야 하는 까닭과 일맥상통합니다.

 



Counterexample 1) 함수 $f(x)$가 다음과 같이 정의되면 $f$는 $x=a=0$ 에서 무한번 미분가능하지만 해석적이지 않습니다.

$$f(x)=\left\{\begin{matrix}  
e^{-\displaystyle\frac{1}{x}}\;\;\;(x>0)   \\\\  
0\;\;\;(x\leq 0)  
\end{matrix}\right.$$

i) $x=0$에서 테일러 전개를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x=0$ 에서 $f(x)=0$ 이므로

$$f(0)=f'(0)=f''(0)=\cdots =f^{(n)}(0)=0$$
이 되어, 테일러 급수가
$$f(x)=0+0x+0x^2+\cdots=0$$
이 됩니다. 그러면 $f$는 $x=0$ 에서는 자기 자신으로 수렴합니다.


ii) 그런데 $x=0$ 근방 중 오른쪽을 봅시다. $x=0+$ 에 주목하라는 것인데, 여기서도 미분은 가능하지만 테일러 급수가 자기 자신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여기서 미분을 하게되면

$$f^{(n)}(x)=\displaystyle\frac{p_n(x)}{x^2n}f(x)\;\;\;(x>0)$$

가 등장하고 여기서 $p_n(x)$는 $n-1$차 다항식입니다. 분모의 차수가 분자보다 분명 크고 뒤에 지수함수도 달려있는 걸 보면 저것의 극한값이 $x=0$ 에서 0으로 감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위에서 말했듯이 미분계수는 있으나, 죄다 0이기 때문에, 테일러 전개를 하면 절대로 $e^{-\displaystyle\frac{1}{x}}$ 를 얻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f(x)$ 는  $x=0$ 과 그 왼쪽에선 테일러 급수가 $f$ 와 같으니 $x=0+$ 에서는 $f$를 가리키지 않으므로, 해석적의 정의에서 '근방'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함수는 $x=0$에서 미분가능하지만 해석적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연속', '미분가능' 이란 개념들도 $x=a$ 에서 연속이나 미분가능이라고 했을 때 당연히 그 근방을 따져주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x=a$ 에서의 '테일러 급수'나 '해석적'이라는 용어 모두 그 근방을 따져주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f$의 $x=a$ 에서의 테일러 급수가 $f$와 같다는 말은 $x=a$ 에서의 $f$가 해석적이라는 문장과 동치로 사용합니다. (아래 [그림 3] 과 비교)


3. 분류

 

그렇다면 이제 또다시 집합 관계로 분류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3] 테일러 급수로 알아보는 해석적의 뜻

 

꾸준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함수 $f(x)$가 $x=a$에서 해석적이라는 말은 그 근방에서 테일러 급수가 전개를 시도한 함수 $f(x)$로 정확히 수렴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급수가 발산하거나 수렴 하긴 하지만 $f(x)$로 수렴하지 않으면, 또는 심지어 근방이 아닌 $x=a$ 에서'만' $f(x)$로 가더라도 (위 Counterexample 1) 해석적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포함관계를 함수 자체에 두고 작성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4] 해석함수의 집합 포함 관계

 

여기까지 정리하면 1학년 미적분학 과목에서의 테일러 급수는 충분히 끝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멱급수와 테일러 급수의 수렴구간을 비교하는 것인데, 정말 마의 영역이라 불릴 만큼 미적분학에서는 쓸모없는 짓이기도 하면서 복잡한 개념입니다. 추후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문헌]

https://en.wikipedia.org/wiki/Analytic_function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5365&ref=y&cid=47324&categoryId=47324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5365&ref=y&cid=47324&categoryId=47324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5412&cid=47324&categoryId=47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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