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에 급수 다음 등장하는 푸리에 변환은 적분변환(Integral Transform) 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대학에서 수학을 사용하는 학과에서 배우지 않을 수 없는 개념이고,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변환이라는 특성상 단순 수학적 기법에서의 변환 의미를 넘어, 일상 생활에서 파동에 관한 장치들에 빠지지 않고 응용되기에 푸리에 변환은 오히려 수학과보다 공대생들에게 자주 쓰이는 도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여기까지의 말을 '들어만' 봤지 '이해하지는' 못하고 웹서핑과 유튜브의 무한 반복에 지쳐 쓰러집니다.
실제로 푸리에 변환의 수학적 의미가 아니라 활용적 의미, 과학적 의미는 수많은 유튜브 영상에서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험이나 그래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푸리에 변환을 직접적으로 보며 경험할 수 있고 일상 생활의 어떤 장치에서 활용되는지도 알려주는 좋은 동영상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2019학년도 수능까지 물리1에서는 고주파/저주파 필터(High pass/Low pass)에 관해 배웠었는데, 이는 회로에서 주파수를 걸러 보낼 수도 있고, 보내지 않을 수도 있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져 있지만 그 밑바닥엔 주파수를 푸리에 변환을 통해 걸러 내는 수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연필을 잡고 수학을 공부하는 자리로 돌아와봅시다. 어떤 수학적 개념을 익히고 이해할 때 우리는 그것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안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냉정히 말하면 수학적인 방법부터 체득해야 적용의 원리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푸리에 변환이 무엇인지 '수학적으로' 답하고 이해해야 그것의 활용까지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이 블로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직접 연필을 들고 종이와 함께 푸리에 해석을 뚫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그것의 수학적 이해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순수 과학을 공부하는 입장이기에 공학적 활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좋은 영상들을 참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물리학에서도 푸리에 변환은 양자역학에서 쓸모가 많습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에 등장하는 파동함수의 모양 자체부터 푸리에 해석으로 건설되어 있습니다. 그 까닭은 양자역학이 물질의 파동성을 설명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1. 푸리에 변환(Forier Transfomation)
1) 정의
중요한 식인 만큼 정의를 먼저 하고 가겠습니다.
함수 $f(x)$ 에 대한 푸리에 변환식은 다음과 같다. ($f$는 주기함수가 아니어도 된다.)
$$f(x)=\frac{1}{\sqrt{2\pi}}\int_{-\infty}^{\infty}g(\omega)e^{\displaystyle i\omega x}\,d\omega$$ $$g(\omega)=\frac{1}{\sqrt{2\pi}} \int_{-\infty}^{\infty}f(x)e^{\displaystyle -i\omega x}\,dx$$
여기서 두 식의 우변 가장 앞에 붙은 계수를 각각 $A,B$라 하면, $AB=\displaystyle\frac{1}{2\pi}$ 가 되도록 나누어 붙일 수 있다. 위와 같이 각각 $\displaystyle\frac{1}{\sqrt{2\pi}}$ 을 취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f$ 와 $g$ 의 관계를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f=f(x)$ 이고 $g=g(\omega)$ 인 함수입니다. 그래서 $f$ 는 $g$ 를 $\omega$ 에 대해 적분해야 하고, $g$ 는 $f$ 를 $x$ 에 대해 적분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g$ 에서 $\omega$ 라는 문자를 사용했는데, 이는 물리학에서 푸리에 변환을 할 때 식에 들어있는 $\omega$ 가 '각진동수(angular frequency)'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순수 수학에서 푸리에 변환식을 작성할 땐 그러니 굳이 $\omega$ 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t$로 놓는 것이 보편적인 표기법입니다.
2. 푸리에 해석의 탄생 과정? 관점?
1) 시그마는 적분으로, 급수는 변환으로?
푸리에 변환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할 것입니다. 첫번째의 것은 급수를 정적분으로 바꾸는 관점입니다. 푸리에 급수의 지수함수 형태
$$f(x)=\sum_{n=-\infty}^{\infty}c_ne^{\displaystyle \frac{in\pi x}{l}}\\\\
c_n=\frac{1}{2l}\int_{-l}^{l}f(x)e^{\displaystyle \frac{in\pi x}{l}}dx$$
에 대하여 시그마가 달려 있고 무한개의 항이 존재하니 이를 리만합으로 고려해서 정적분으로 바꿔보는 시도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급수를 정적분으로 바꾸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작업을 진행합니다.
$$c_n\;\;\rightarrow \;\; g(\alpha) \\\\\\
n\;\; \rightarrow \;\; \alpha \\\\\\
\sum_{-\infty}^{\infty} \;\;\rightarrow \;\; \int_{-\infty}^{\infty} \\\\$$그런 다음 한 조각에 대한 정의는
$$\alpha_n=\frac{n\pi}{l}\;\;,\;\;\Delta \alpha = \alpha_{n+1}-\alpha_n=\frac{\pi}{l}$$
으로 정하면, 주어진 계수 $c_n$ 은
$$c_n=\frac{\Delta \alpha}{2\pi}\int_{-l}^{l}f(x)e^{\displaystyle -\frac{in\pi x}{l}}dx =
\frac{\Delta \alpha}{2\pi}\int_{-l}^{l}f(u)e^{\displaystyle -\frac{i\alpha_n u}{l}}du$$
이 됩니다. 여기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x$대신 $u$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쓰이고 있는 $\alpha $ 는 위 박스에서 $\omega$ 랑 같은 녀석입니다.
그러면 $f(x)$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begin{align*}
f(x)&=\sum_{n=-\infty}^{\infty}\left\{ \frac{\Delta \alpha}{2\pi}\int_{-l}^{l}f(u)e^{-i\alpha_n u}du \right\}\,e^{i\alpha_n x} \\\\&
=\sum_{n=-\infty}^{\infty}\frac{\Delta \alpha}{2\pi}\int_{-l}^{l}f(u)e^{i\alpha_n (x-u)}du \\\\&
=\frac{1}{2\pi}\sum_{n=-\infty}^{\infty} F(\alpha_n)\Delta\alpha \;\;\;\;\; \mathrm{where}\;\;\;\;\; F(\alpha_n)
=\int_{-l}^{l}f(u)^{i\alpha_n(x-u)}du
\end{align*}$$
이렇게 되면 $F(\alpha_n)$ 이라는 함수에 대한 리만합 형태가 만들어지고, 다시 $F(\alpha_n)$ 이라는 함수는 적분형태입니다. 곧 적분 안에 적분식이 들어있는 꼴이죠. 무한급수 형태 $\displaystyle\sum_{n=-\infty}^{\infty} F(\alpha_n)\Delta\alpha$ 은 $\Delta\alpha \;\;\rightarrow \;\; 0$ 로 보내는 극한에서 정적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l\;\;\rightarrow \;\;\infty$ 이면 되고, 그로 인해 $\Delta\alpha=\displaystyle\frac{\pi}{l}\;\;\rightarrow 0$ 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따라서
$$\displaystyle \sum_{n=-\infty}^{\infty} F(\alpha_n)\Delta\alpha \;\; \to \;\; \displaystyle \int_{-\infty}^{\infty}
F(\alpha)d\alpha$$
가 됩니다. 이 때 원래 $\alpha_n$ 으로 달려 있던 첨자 $n$은 $\alpha$ 가 연속 변수가 되었기 때문에 삭제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l\;\;\to\;\;\infty$ 이고 $\alpha_n=\alpha$ 가 되어
$$\begin{align*}
&F(\alpha)=\displaystyle \int_{-\infty}^{\infty} f(u)e^{i\alpha (x-u)}du \;\;\;\;\;\cdots \;\;\;\;\;(1)
\\\\&f(x)=\frac{1}{2\pi}\int_{-\infty}^{\infty}
F(\alpha)d\alpha
\end{align*}$$
가 되겠지요? 그럼 $(1)$을 $(2)$에 넣어 정리해주면 됩니다.
$$\begin{align*}
f(x)&=\frac{1}{2\pi}\int_{-\infty}^{\infty}
F(\alpha)d\alpha \\\\&=
\frac{1}{2\pi}\int_{-\infty}^{\infty}\displaystyle \int_{-\infty}^{\infty} f(u)e^{i\alpha (x-u)}\,du\,d\alpha
\\\\&= \frac{1}{2\pi}\int_{-\infty}^{\infty} e^{i\alpha x}\,d\alpha \int_{-\infty}^{\infty}
f(u)e^{-i\alpha u}\,du \\\\&=\int_{-\infty}^{\infty}
\left( \frac{1}{2\pi}\int_{-\infty}^{\infty}
f(u)e^{-i\alpha u}\,du \right)\,e^{i\alpha x}\,d\alpha \\\\&\equiv
\int_{-\infty}^{\infty} g(\alpha)e^{i\alpha x}\,d\alpha
\end{align*}$$
2) 내적의 의미를 상기해보자.
내적공간에서 정의된 벡터간의 연산 내적(Inner product)는 두 함수의 연관성을 측정하는 것임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1이란 값은 방향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니 선형종속인 것이고, 0인 관계를 만족하면 직교(orthogonal)의 의미를 가지며 선형독립임은 물론 기저로서의 값어치도 훌륭합니다. 0도 1도 아닌 값을 가지면 선형독립인 관계는 맞지만 직교하진 않으니 (기저로 쓰기에는) 딱히 재밌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니, 뭔 링크가 이렇게 많냐고요? 이는 두번째 관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선형대수에 관한 선행지식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위 내용들에 관한 이해를 마치기 전에는 바쁘면 단순히 첫번째 관점으로 푸리에 변환을 받아들이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번째 관점을 이해해야 공학에서 파동으로부터 주파수를 추출하는 수학적 원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푸리에 변환식을 보면 함수 $f(x)$는 $g=g(\omega)$ 와 $e^{\displaystyle i\alpha x}$ 의 곱이고 주어진 구간에 적분을 취한 상황입니다. 이는 함수 사이의 내적식과 똑같습니다. 이 내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우선 오일러 공식에 의하면,
$$e^{i\omega x}=\cos \omega x+i\sin \omega x$$
의 관계는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러면 지수에 허수단위 $i$를 품은 지수함수 $e^{i\omega x}$ 는 거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이 함수는 복소평면에서 실수성분이 $\cos \omega x$ 인 것이고 허수부분이 $\sin \omega x$ 라는 뜻이니, 이 둘을 직교기저(orthogonal basis)로 택해 복소평면상의 임의의 복소수를 나타낼 수 있는 선형결합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수학적으로 어마어마한 무게가 있습니다. $\sin$ 과 $\cos$ 이 직교기저를 이룬다는건, 두 기저 자체가 파동을 표현하는 아주 단순한 형태기 때문에, 이들의 선형결합을 통해서 임의의 파동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푸리에 급수는 이 모든 것들까지는 함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아가서 적분식인 푸리에 변환은 내적을 의미하는 것이니, 다른 함수 $g(\omega)$ 를 가져와 우리의 지수함수 $e^{i\omega x}$ 와 비교질을 하겠다는 것이죠. 그러면 내적의 결과이니 0부터 1까지의 관련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볼까요? 만일 내가 푸리에 변환식에 어떤 파형 $g(\omega)$ 를 가져오면, 여기다 우리의 측정 기준 $e^{i\omega x}$ 를 곱해서 적분했을 때, 값이 나올 것입니다. 그 값은 측정기준 $e^{i\omega x}$ 와 $g(\omega)$ 가 관련성이 높을수록 0보다 큰 높은 값을 토해냅니다. 이 때 $g$ 가 여러가지 주파수가 혼합되어있는 파동일 때, 즉 사인형 파동도 있고 코사인형 파동도 있다고 해도, $e^{i\omega x}$ 는 사인과 코사인이라는 두 기저를 전부 가지고 있으니 사인파끼리, 코사인파끼리 연관성을 모두 다 측정할 수 있으며, 기가 막히게 코사인끼리의 값은 $\mathbf{Re}$ 파트로, 사인끼리의 값은 $\mathrm{Im}$ 파트로 모입니다. 오일러 공식 때문이지요.
공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는 $g$ 라는 불규칙해 보이는 파형을 하나 가져 와서 그대로 두고, 측정 기능을 가진 $e^{i\omega x}$ 와 내적을 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e^{i\omega x}$ 의 $\omega$ 를 조금씩 바꾸면 특정 주파수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감이 안 잡힐 수 있으니 예시를 들어 봅시다. 예컨대 $g$ 가 간단히 각진동수 $\omega=5$ 인 사인파와 $\omega =3$ 인 코사인파의 선형결합으로 이루어진 파형이라고 해봅시다.
$$g(\omega)=A\cos(2\pi\cdot3 \cdot t)+B\sin\left( 2\pi\cdot5 \cdot t \right)$$
여기서 만일 측정 기준 지수함수를 $e^{-i\omega x}=e^{-3i x}$ 으로 택하는 경우, $e^{-i\omega x}=e^{-3i x}$ 의 코사인 부분 $\cos 3x$ 가 $A\cos(2\pi\cdot3 \cdot t)$ 와 걸려 0이 아닌 값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이 때 그 수치는 진폭 $A$에 비례합니다. 반면 지수함수의 사인부분 $\sin 3x$ 는 $g$와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내적해도 값이 0입니다. 이유는 삼각함수들의 내적관계 때문이겠죠? 1
반대로 지수함수를 $e^{-i\omega x}=e^{-5i x}$ 로 택하는 경우 위와 같은 원리로 코사인 파트는 주파수가 다르니 0이 되고, 사인부분만 주파수가 같으니 $B$에 비례하는 값이 나옵니다.
실제 파동에 대한 푸리에 변환은 이 지수함수 $e^{-i\omega x}$ 의 각진동수 $\omega$ 에 수많은 값을 넣어서 수많은 적분을 수행합니다. 그러면 주파수(독립변수)에 따른 내적값($A,B$ 에 비례, 종속변수)를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어서, 이 주파수-결과값 그래프를 좌표평면에 그리면 정확히 주파수가 3인 곳과 5인 곳에 나타납니다. 즉 3과 5일 때만 값이 치솟고 그 주변은 0에 수렴하기 때문에, 위 [그림 1]에서 이것의 그래프가 '디랙 델타 함수(Dirac delta function)' 꼴로 그려진다는 뜻이며, 이를 $\hat{f}$ 이라 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서 설명했듯이 3은 코사인에서 온 것이니 실수부분, 5는 허수부분으로 취급해서 표현하게 되고요. 이것이 바로 공학에서 주파수 필터를 만들 수 있는, 수학적 기반이자 원리입니다.
제 블로그는 되도록이면 글로 서술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사실 푸리에 변환만큼은 영상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그러한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이해'의 영역에 접근하기는 곤란할 것이고, 감을 잡는다 해도 그 감은 금방 휘발됩니다. 글로 서술된 수학적 원리를 절실히 타파하여 본인의 것으로 만들기를 권합니다.
- $A$가 클수록 토해낸 값이 커진다는 뜻. 자명한 사실이다. [본문으로]
'해석학(Analysis) > 푸리에 해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리에 해석에서 디리클레 조건(Dirichlet conditions) (0) | 2022.03.15 |
---|---|
푸리에 급수의 수학적 의미 쉽게 알아보기(Fourier series) (0) | 2022.0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