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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론(Set Theory)/공리계

부분순서집합과 전순서집합(Partially ordered set, Total ordered set = chain)

by Gosamy 202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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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론의 거의 마지막 챕터는 ZF공리계에 C, 즉 선택공리(Axiom of choice)를 도입하여 순서대로 하우스도르프 극대 원리(Hausdorff Maximality principle), 초른의 보조정리(Zorn's lemma), 정렬원리(Well-ordering theorem)[각주:1]를 증명 가능하고, 다시 정렬원리에서 선택공리로 들어온다는 것을 보임으로서 ZFC 공리계를 완성하는 작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집합론에는 여러 수리철학적인 주제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선택공리지요.

 

ZFC 공리계는 연속체 가설과 무모순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의하면 ZFC 공리계라는 어떤 공리계 내에서 증명가능하지 않은 명제가 알려져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래서 ZFC 공리계 외에 다른 공리계, 예컨데 NBG 공리계를 들고 오더라도 수학 체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칸토어, 괴델, 힐베르트 등의 여러 수학자들이 수리철학자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러한 집합론의 유별난 특징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선택공리를 받아들이게 될 때 증명 가능한 개념들과 세 가지 원리 및 보조정리를 증명해 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선택공리에 대한 개념은, 가장 마지막에 설명하겠습니다.


1. 부분순서집합

 

가장 먼저 정의할 것은 부분순서집합입니다.

정의($S.T$) 5-1) 부분순서와 부분순서집합(partial order and poset)
집합 $A$ 위에서의 관계 $\leq$ 가 '부분순서(partial order)'라는 것은 이 관계가 $A$ 위에서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antisymmetric)[각주:2]을 만족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관계가 반대칭적이라는 것은 임의의 $a,b\in A$ 에 대하여 $a\leq b\;\wedge \; b\leq a\;\; \Rightarrow \;\; a=b$[각주:3] 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집합 $A$와 그 위에서의 부분순서 $\leq$ 을 묶어 하나의 쌍 $(A,\leq)$ 를 '부분순서집합(partially ordered set, poset)'이라 부른다. 이 순서쌍은 단순 $A$ 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관계 $\leq$ 와도 다른 어떤 새로운 집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 라는 집합의 원소에 부분적으로 순서를 부여할 수 있는데 이 순서가 부여되는 방법은 $A\times A$ 로부터 특정 원소를 $\leq$ 의 규칙에 따라 선별하는 작업과 동일하다"라는 뜻이다. 결국 집합 $A$ 에 $\leq$ 라는 순서를 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는 의미에 가깝다.

 

우선 여기서 '$\leq$' 는 엄연히 '관계(relation)'라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즉 데카르트곱 $A\times A$ 의 한 부분집합입니다. 그리고 부분순서집합이라는 것을 쌍 $(A,\leq)$ 으로 나타낸다는 것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어떤 발문에서 '부분순서집합 $(A,\leq)$ 에 대해~'가 제시되었을 경우, 이것의 의미는 어떤 집합 $A$ 가 주어졌는데, 그 집합의 한 데카르트 곱 $A\times A$ 의 부분집합으로 $\leq$ 라는 관계가 존재하고, 그 관계는 부분순서, 즉 반사성과 추이성, 반대칭성을 만족한다는 것에 해당합니다.

 

'순서'라는 말이 붙어있으니 무언가를 줄지으는 것처럼 배열하겠다는 뉘앙스가 풍겨지지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뒤에서 배울 전순서와 비교하면, 부분순서는 어떤 집합 내의 원소들이 부분적으로 순서(비교가능)를 가지게 배열 가능함을 뜻합니다. 즉 부분순서는, 모든 원소끼리 반드시 순서를 가져 비교 가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내포하지요. 


예제 1) [매우 중요] 집합 $X=\left\{ a,b \right\}$ 의 멱집합 $\mathcal{P}(X) = \{\emptyset, \{a\}, \{b\}, \{a, b\}\}$ 위에서 집합의 포함관계 $\subseteq$ 는 부분순서에 해당함을 보여라.

 

주어진 집합 아래에서 주어진 관계가 부분순서가 됨을 보이는 일, 다시 말해 주어진 집합과 관계가 부분순서집합을 이룬다는 것을 보이는 일은, 주어진 관계(여기서 $\subseteq$)의 원소를 일일히 찾는 일과는 다릅니다. 이 부분이 처음에 헷갈릴 수 있어서 이 예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원소의 모양[각주:4]은 부분순서의 세 조건을 따지는 대상[각주:5]과 다르다는 뜻입니다. 즉 우리가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단순히 주어진 집합에 대해 관계가 부분순서가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만을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sol) $(\mathcal{P}(X),\subseteq)$ 가 부분순서집합인지를 보이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면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만 따지면 되는데 탐구를 위해 그는 뒤로 제처두고 고찰을 해보자. 우선, $\subseteq$ 는 관계(relation)이고, 관계는 데카르트 곱의 부분집합이다. 여기서 데카르트 곱은 $\mathcal{P}(X)\times \mathcal{P}(X)$ 을 말하고, 원소의 개수는 당연히 $2^2\times 2^2=2^4=16$ 개가 되며

 

$$\mathcal{P}(X)\times \mathcal{P}(X) =  \left\{ \begin{align*}

&\left( \emptyset,\emptyset \right)
,(\emptyset,\left\{ a \right\}),(\emptyset,\left\{ b \right\}),(\emptyset,\left\{ a ,b\right\}),\\\\
&(\left\{ a \right\},\emptyset),(\left\{ a \right\},\left\{ a \right\}),(\left\{ a \right\},\left\{ b \right\}),(\left\{ a \right\},\left\{ a,b \right\}) \\\\

&(\left\{ b \right\},\emptyset),(\left\{ b \right\},\left\{ b \right\}),(\left\{ b \right\},\left\{ b \right\}),(\left\{ b \right\},\left\{ a,b \right\}) \\\\

&(\left\{ a,b \right\},\emptyset),(\left\{ a,b \right\},\left\{ a \right\}),(\left\{ a ,b\right\},\left\{ b \right\}),(\left\{ a,b \right\},\left\{ a,b \right\})

\end{align*} \right\}$$

 

에 해당한다. 이 중 부분순서 $\subseteq$ 에 들어가는 원소를 찾아야 한다.[각주:6] 이 작업을 통해 순서가 비교가능하다는 말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의점) 정확히 말하자면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을 만족시키는지의 여부의 대상은 데카르트 곱 $\mathcal{P}(X)\times \mathcal{P}(X)$ 의 원소인 순서쌍이 아니라, $\mathcal{P}(X)$ 자체의 원소 즉 순서쌍의 각 두 자리를 이루고 있는 집합으로서 $4$개입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왜인지는 부분순서집합의 정의를 다시 정확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데카르트 곱의 임의의 원소는 순서쌍 꼴을 가지고 있다. 이를 $(A,B)$ 라 하자. 이 말은 즉슨 $(A,B)\in \mathcal{P}(X)\times \mathcal{P}(X)$ 라는 것이고 $A,B\in \mathcal{P}(X)$ 라는 뜻이다. 반복하자면 $A,B$ 는 $\emptyset, \left\{ a \right\}, \left\{ b \right\}, \left\{ a,b \right\}$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합이다. 그러면 순서쌍들 $(A,B)$ 는 이미 $\mathcal{P}(X)\times \mathcal{P}(X)$ 의 원소인 것은 자명하나, 우리가 찾는 $\subseteq$ 의 원소가 되기 위해서는 $A,B$ 사이에 $A\subseteq B$ 의 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이 부분집합 관계를 만족하는 원소만 뽑으면

 

$$\begin{align*}
\subseteq = \{ &(\emptyset,\emptyset), (\emptyset, \{a\}), (\emptyset, \{b\}), (\emptyset, \{a, b\}), \\
&(\{a\}, \{a\}), (\{b\}, \{b\}), (\{a\}, \{a, b\}), (\{b\}, \{a, b\}), \\
&(\{a, b\}, \{a, b\}) \}
\end{align*}$$

 

이다. 하지만 이 $\subseteq$ 가 부분순서집합인 것은 아니며, 또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가 찾는 것은 '$subseteq$'라는 집합 자체가 아니라, $\mathcal{P}(X)\times \mathcal{P}(X)$ 에서 $\subseteq$ 를 추려낸 것과 같은 작업을, $\mathcal{P}(X)$ 내의 원소들 사이에서도 가능한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곧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을 확인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여태까지의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으로, 실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면 아래 세가지만 빠르게 확인하면 충분하다.

 

i) 반사성을 만족하는가? : 반사성을 만족한다는 것은 임의의 $\mathcal{P}(X)$ 의 원소 $A$ 를 택했을 때 $A \subseteq A$ 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 어떤 집합도 자기 자신의 부분집합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반사성이 만족된다. 따라서 $\mathcal{P}(X)$ 의 모든 네 원소는 반사성을 만족한다.

 

ii) 추이성을 만족하는가? : 임의의 $A,B,C\in \mathcal{P}(X)$ 에 대하여 $A\subseteq B$ 이고 $B\subseteq C$ 이면, $A\subseteq C$ 가 반드시 성립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면 내가 $\mathcal{P}(X)$ 의 원소로 $\emptyset,\{ a \}, \{a,b\}$ 를 선택했다고 하면 $\emptyset \subseteq \{a \}$ 이고 $\{ a \} \subseteq \{a,b\}$ 이면 당연히 $\emptyset \subseteq \{ a,b\} $ 라는 뜻이다.

 

iii) 반대칭성이 만족되는가? : $A\subseteq B$ 이고 $B\subseteq A$ 이면 $A=B$ 가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이것은 집합 $A=B$ 라는 명제랑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mathcal{P}(X)$ 위에서 관계가 $\subseteq$ 로 주어지면 이 관계는 부분순서가 되고 $(\mathcal{P}(X),\subseteq)$ 는 부분순서집합이다. $_\blacksquare$

 


세 조건만 따지면 되는데 앞에서 왜 길게 주저리 주저리 부연설명을 했던 것일까요?

 

흔히 '집합'은 $A,B,C,\cdots$ 와 같이 단순히 문자 하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분순서집합도 일단 이름은 집합이니까, 하나의 문자로 쓰면 되는데 굳이 왜 순서쌍으로 나타내는 것일지를 생각해 봅시다.

부분순서집합 $(A,\leq)$ 의 의미는 $A$ 라는 집합의 원소들에 부분적으로 순서 관계를 부여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주어를 제대로 봅시다. 주어는 $A$ 지요. $A\times A$ 라는 데카르트 곱 집합에 순서 관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A$ 그 자체에 부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관계의 정의에 의하여 $\leq$ 라는 어떤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A\times A$ 라는 데카르트 곱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순서의 비교가능성'을 따져본다는 말의 의미를 고찰해보면말하자면 $\leq$ 라는 순서를 '가시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A$ 의 두 원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순서'를 따진다는 것은 적어도 대상이 두 개 있어서 그 둘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이지, 단 한 개의 대상의 순서가 어떻다는 말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로 우리가 최종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A$ 에 있는 원소들의 일부는, (둘을 뽑아 비교했을 때) 순서가 있다'입니다. 이를 $(A,\leq)$ 로 나타내는 것이고요. 그런데 이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A$ 의 원소를 직접 두 개씩 뽑아서 비교를 해야 하는 것이고, 이 '행위'라는 것은 $A\times A$ 데카르트 곱의 원소를 말하는 것입니다. 두 개씩 짝지어져 있으니까 말이죠. 최종적으로 순서의 비교가 가능할 때, 그것들만 끌어모은 집합이 바로 $\leq$ 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leq$ 라고 부르는 집합은 부분순서집합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A$ 의 원소를 순서짓는 것이지, 순서가 가능한 짝들을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A,\leq)$ 는 사실 $A$ 와도 다르고 $\leq$ 와도 다른 어떤 새로운 집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 라는 집합의 원소에 부분적으로 순서를 부여할 수 있는데 이 순서가 부여되는 방법은 $A\times A$ 로부터 특정 원소를 $\leq$ 의 규칙에 따라 선별하는 작업과 동일하다" 를 함의합니다. 이 개념을 정확히 숙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뒤에 가서 헤맵니다.)

 


이 예제에서 그것을 살펴볼까요? $\subseteq$ 는

 

$$\begin{align*}
\subseteq = \{ &(\emptyset,\emptyset), (\emptyset, \{a\}), (\emptyset, \{b\}), (\emptyset, \{a, b\}), \\
&(\{a\}, \{a\}), (\{b\}, \{b\}), (\{a\}, \{a, b\}), (\{b\}, \{a, b\}), \\
&(\{a, b\}, \{a, b\}) \}
\end{align*}$$

 

으로 $\mathcal{P}(X)\times \mathcal{P}(X)$ 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순서쌍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16$개 중 $5$개는 탈락되고 $9$개만 남았기 때문이죠. 예컨대 $\left( \left\{ a \right\},\left\{ b \right\} \right)\nsubseteq \;\subseteq$ 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두 원소 $\left\{ a \right\} , \left\{ b \right\}$ 는 순서를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left\{ a \right\},\left\{ b \right\})\in X\times X$ 이지만, $(\left\{ a \right\},\left\{ b \right\})\notin \subseteq$ 라는 뜻이고 왜냐하면 두 원소 $\left\{ a \right\},\left\{ b \right\}$ 를 뽑으면 이 두 원소는 순서를 매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곧 $\{a\}\subseteq \{b\}$ 도 아니고 $\{b\}\subseteq \{a\}$ 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A$ 의 원소들에 순서를 부여해 비교 가능한지를 따지는 것이 언제나 목표이지만, 그 작업을 한다는 것이 곧 $A\times A$ 에서 $\leq$ 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둘을 엮어서 $(A,\leq)$ 라 부르는 것이고 이를 '부분순서집합'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A$'에 $\leq$ 라는 순서를 부여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위 예제에서 볼 수 있듯이, 부분순서라고 하면은 주어진 집합 $\mathcal{P}(X)$ 에 대해 데카르트 곱 $\mathcal{P}(X)\times \mathcal{P}(X)$ 의 어떤 부분집합인 관계 $\leq$ 가, $\mathcal{P}(X)\times \mathcal{P}(X)$ 로 만들 수 있는 $\mathcal{P}(X)\times \mathcal{P}(X)$ 의 임의의 원소를 언제나 포함할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mathcal{P}(X)\times \mathcal{P}(X)$ 의 원소들은 서로 부분순서를 매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조건을 까다롭게 좁혀주면, 임의의 원소들을 뽑더라도 언제나 비교가 가능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바로 전순서의 개념이고, 부분순서와의 차이점을 찾아봅시다.


2. 전순서와 전순서집합

 

정의($S.T$) 5-2) 전순서와 전순서집합(total order and totally ordered set)
집합 $A$ 위에서의 부분순서 $\leq$, 즉 부분순서집합 $(A,\leq)$ 가 '전순서(total order)'라는 것은 임의의 두 원소 $a,b\in A$ 에 대하여 반드시 $a\leq b$ 또는 $b\leq a$ 가 성립할 때로 정의한다.

이때 집합 $A$ 와 그 위에서의 전순서 $\leq$ 를 하나로 묶어 쌍 $(A,\leq)$ 를 '전순서집합(totally ordered set)'이라고 한다.

정의($S.T$) 5-3) 전순서부분집합 = 사슬(chain)
부분순서집합 $(A,\leq)$ 의 한 부분집합을 $B$ 라 하고, $\leq_B:= \leq \cap (B\times B)$ 라 하자. 그러면 $(B,\leq_B)$ 는 부분순서집합이고, 이때 만일 $\leq_B$ 가 전순서라면 $B$ 를 '전순서 부분집합(totally ordered subset)' 또는 '사슬(chain)'이라 부른다.

 

전순서는 '선형순서(linear order)'이라 부르기도 하고, 전순서집합도 '선형순서집합(linear order se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전순서는 주어진 집합의 모든 원소들이 부분순서를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부분순서집합은 주어진 집합의 일부 원소들만 부분순서를 이뤄도 괜찮습니다. 따라서 전순서이면 부분순서이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아래 예제를 확인해보며 전순서집합과 사슬의 개념을 시각화해봅시다. 첫번째 예제는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필수이고, 그 뒤의 두 예제는 실전적으로 어떻게 전순서집합임을 증명해야하는지의 정석적인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제 2) [부분순서 다이어그램] 다음과 같은 집합 $Y=\left\{ a,b \right\}$ 와 부분순서집합(poset) $\left( \mathcal{P}(Y),\subseteq \right) $ 를 생각하자.

 

[그림 1]

 

 

이때 부분순서집합 $\left( \mathcal{P}(Y),\subseteq \right)$ 은 위 다이어그램처럼 도식화 할 수 있다. 화살표는 아래에서 위쪽, 즉 부분집합(subset)에서 초집합(superset)으로 움직이므로 다음과 같이 부분순서와 화살표 관계를 정의할 수 있다.

 

$$A\rightarrow B \;\; \Longleftrightarrow  \;\; A\subseteq B$$

 

이때 $\left( \mathcal{P}(Y),\subseteq \right)$ 의 한 사슬로 $Z=\left\{ \emptyset,\left\{  a \right\}, \left\{ a,b \right\} \right\}$ 를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Z$ 에서도 $\leq_Z$ 를 $\subseteq$ 로 주면 $Z$ 의 모든 원소들은 전순서(그러니 부분순서도 자동으로)를 이루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left( \mathcal{P}(Y),\subseteq \right)$ 는 전순서가 아니라 부분순서다.[각주:7] 

 

[그림 2] $Z$ 라는 사슬

 

 

여기서 $Z$ 라는 사슬은 위 [그림 2]의 파란색으로 묶은 세 집합을 원소로 하는 $Y$ 의 부분집합이 된다. $_\blacksquare$


예제 3)  집합 $\mathbb{R}^2=\mathbb{R}\times \mathbb{R}$ 위의 관계를 $\leq$ 로 표기하자. 여기서 $\leq$ 는 부분순서를 나타내는 기호가 아니라 '(왼쪽이 오른쪽보다) 크거나 작다'를 나타내는 진짜 부등호에 해당한다. 이 관계를

 

$$a_1\leq b_1 \,\wedge \, a_2\leq b_2 \;\;\Leftrightarrow \;\;  (a_1,a_2)\leq(b_1,b_2)$$

 

로 정의하면, 이는 반사성, 추이성, 반대칭성을 만족해서 부분순서가 되고, $(\mathbb{R}^2 , \leq)$ 는 부분순서집합이다. 하지만 전순서집합은 아닌데, 왜냐하면 $(1,2) \leq (2,1)$ 도 아니고 $(2,1)\leq (1,2)$ 도 아니므로 이 두 원소와 같이 비교 불가능한 원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_\blacksquare$


예제 4) $\mathbb{R}^2$ 에서의 관계를 

$$(a_1,b_1)\leq (a_2,b_2) \;\; \Longleftrightarrow \;\;  (a_1< a_2)\;\vee\; (a_1=a_2 \;\wedge \; b_1\leq b_2)$$

 

이라 정의하자. $(\mathbb{R}^2 , \leq )$ 가 전순서집합임을 보여라.

 

 

Sol) 전순서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부분순서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고로 세 조건을 먼저 확인하자.

 

i) 반사성 : $a,b\in\mathbb{R}$ 에 대하여 $a=a$ 이고 $b=b$ 이므로 $b\leq b$ 에서 $(a,b)\leq (a,b)$ 이다.

 

ii) 추이성 : $(a_1,b_1)\leq (a_2,b_2)$ 이고 $(a_2,b_2)\leq (a_3,b_3)$ 이면 $(a_1,b_1)\leq (a_3,b_3)$ 임을 보여야 한다. 가정이 참이면, $a_1<a_2<a_3$ 이거나 $a_1=a_2 < a_3$ 이거나 $a_1 < a_2=a_3$ 이거나, $a_1=a_2=a_3$ 가 성립한다. 그리고 $b_1\leq b_2\leq b_3$ 또한 성립한다. 따라서 $(a_1,b_1)\leq (a_3,b_3)$ 이다.

iii) 반대칭성 : $(a_1,b_1)\leq (a_2,b_2)$ 와 $(a_2,b_2)\leq (a_1,b_1)$ 가 성립한다고 가정하자.

 

$(a_1,b_1)\leq (a_2,b_2)$ 에서 도출되는 결과 : $a_1=a_2$ 이거나 $a_1< a_2$ 가 성립한다. 후자가 성립하면 $(a_2,b_2)\leq (a_1,b_1)$ 임에 모순이다. 따라서 $a_1=a_2$ 가 성립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두 조건 각각에서 $b_1\leq b_2$ 이고 $b_2\leq b_1$ 임이 도출되므로, 동시에 참이려면 $b_1=b_2$ 여야 한다. 따라서 $(a_1,b_1)=(a_2,b_2)$ 가 성립하여, 반대칭적이다.

 

고로 $\leq$ 는 부분순서이다. 이제 임의의 $(a,b),(c,d)\in\mathbb{R}^n$ 을 생각하자. 전순서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a,b)\leq(c,d)$ 또는 $(a,b)\geq(c,d)$ 둘 중 반드시 하나가(하나만) 참이어야 함을 보여야 한다. 일반성을 잃지 않고 $a\leq c$ 라 가정하자.

 

i) $a< c$ : $(a,b)\leq (c,d)$ 가 성립한다.

 

ii) $a=c$ : 만일 $b\leq d$ 가 성립하면 $(a,b)\leq (c,d)$ 이고, $d\leq b$ 가 성립한다면 $(a,b)\geq (c,d)$ 이다.

 

따라서 $(\mathbb{R}^n,\leq)$ 는 전순서집합이다. $_\blacksquare$

 

 

 

 

[참고문헌]

You-Feng Lin, Shwu-Yeng T,Lin - Set thoery

 

 

 

 

  1. 자연수의 정렬성(Well-ordering principle)과 다른 것임 [본문으로]
  2. 'anti'는 '반(反)'이라는 뜻인데 발음 기호를 실제 보면 '안티'가 아니라 '엔타이'에 해당합니다. [본문으로]
  3. 여기서 $a=b$ 라는 것은 두 원소가 서로 같은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원소가 무조건 같다는 뜻입니다. 그냥 객체(원소)로서 $a=b$ 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순서의 개념에서 10마리의 서로 다른 몸무게를 가지는 코끼리를 몸무게가 작은 것부터 앞에서 순서대로 줄을 짓는다고 했을 때, 몸무게가 서로 다르니 같은 라인에 서는 코끼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몸무게가 각각 100kg, 200kg, 200kg, 400kg 인 네 마리의 코끼리를 줄로 세운다고 했을 때 200kg 인 두 코끼리를 같은 줄에 세워버리면 이건 부분순서가 아닙니다. [본문으로]
  4. 순서쌍 = 데카르트 곱의 원소 [본문으로]
  5. 순서쌍 내의 원소 = 멱집합의 원소 [본문으로]
  6. 이 말은 즉슨 위의 나열된 16개의 데카르트 곱의 원소들 중에서 조건을 만족시키는 원소들만 $\subseteq$ 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그 개수는 9개 뿐이고 왜 그러한지를 밑에서 찾을 것입니다. [본문으로]
  7. 그 이유를 예제 1)에서 다루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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