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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이론적 도구

미분방정식에서 동차, 비동차의 뜻(Homogeneous and Inhomogeneous in the Differential Equations)

by Gosamy 2020.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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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 'Homogeneous'가 포함된 용어는 꽤나 빈번히 등장합니다. 고등학교 수학의 중복조합의 기호 H도 Homogeneous의 앞글자를 딴 것이고, 대학에 와서는 미분방정식과 선형대수학 등 수학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실생활에서 언어로서 영어를 사용할 때는 균일하거나 같은 종류를 의미하여 동성애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미분방정식에 들어가면 이 Homogeneous 란 용어가 상당히 중요한데,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서들을 보면 Homogeneous라는 단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미분방정식 시작부터 숨통을 조여올 수 있는데, 미분방정식이 균일하다, 동종이다, 이런식으로 번역하면 전혀 그 뜻을 헤아릴 수 없기 떄문입니다. 그렇다고 번역본을 보니 '동차방정식'이나 '제차방정식'이라고 번역을 해두었는데, 이 또한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용어이지요.

미분방정식에서 Homogeneous가 이해하기 까다로운 이유는 단어도 그렇지만 Homogeneous가 의미하는 뜻이 2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먼저 캐치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1. Homogeneous 의 첫째 뜻 : 모든 항에 y가 존재하면 Homo, 없으면 Inhomo

 

계수(coefficient)가 상수인 $n$계 선형 미분방정식

$$a_n\frac{d^ny}{dx^n}+a_{n-1}\frac{d^{n-1}y}{dx^{n-1}}+\cdots+a_1\frac{dy}{dx}+a_0y=f(x)$$
에 대하여, 우변이 $f(x)=0$ 이면 '동차(homogeneous)', $f(x)\neq 0$ 이면 '비동차(inhomoneous)'라 한다.

 

첫번째 뜻은 우변의 $f(x)$가 0인지 아닌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곧 $y$에 관한 항의 존재와 연결됩니다. 모든 항이 $y$ 및 $y$의 $n$차 미분항을 가지고 있다면 $x$만으로 이루어진 식 $f(x)$가 0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동차(homogeneous)라 하는 것입니다. 즉 동질성을 가지고 균일하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y$에 관한 항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반면, $y$에 관한 항 외에 $x$만으로 이루어진 식 $f(x)$가 존재하면 그것을 우변으로 모조리 넘겼을 때 우변에는 $y$에 관한 항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면 모든 항들이 균일하거나 동질(homogeneous)하지 않으므로, 비동차(inhomogeneous)라 부르는 것이죠,

 

※ 중요

 

나아가, 비동차방정식과 동차방정식의 해집합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에 관한 내용은 2계 미분방정식의 일반해를 쓰는 방법에 해당해서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 배울 2계 선형 비동차 미분방정식에서 억지로 암기를 해야 합니다. 이는 선형대수학에서 증명을 하나, 선형대수학 지식이 없다 할지라도 증명을 하는 데에는 딱히 지장이 없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gosamy.tistory.com/18?category=824901


2. Homogeneous 의 두번째 뜻 : 각 항들에서, $x$와 $y$의 거듭제곱의 합이 모두 같다.

 

$x$와 $y$의 거듭제곱 합이 $n$으로 같은 항들 $P(x,y)$와 $Q(x,y)$가

$$P(x,y)dx+Q(x,y)dy=0$$
으로 쓰여질 때, 이 상미분방정식을 차수$^*$(order)가 $n$인 동차방정식(homogeneous equation)이라 한다.

그리고 여기서 $P(x,y),Q(x,y)$ 를 차수가 $n$인 동차함수(homogeneous function)라 한다. 즉 함수 $f$가 
$$f(cx)=c^kf(x)$$
를 만족하면 $f$를 차수가 $k$인 동차함수(homogeneous function of order $k$)라 부른다.

 

두번째 정의는 각 항에서 $x,y$의 차수에 주목해야 합니다. 별표 체크를 해 두었는데, 여기서 '차수'란 예전에 혼동의 여지가 있다고 역설했던 미분방정식에서 말하는 order나 degree가 아니라, 다항함수에서 이차,삼차,사차함수 할 때 그 차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여기서 말하는 동차함수가 포함된 미분방정식도 1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같은 용어인 동차방정식이라 불립니다. 둘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2에서 설명한 동차함수는 보통 1계 선형 미분방정식의 한 종류이지만 비선형이거나 적분인자로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등 조금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특별한 풀이 방법이 존재합니다. 

 

 

homogeneous의 두가지 뜻을 이해하고 나면, 이를 '동차방정식'으로 번역한 이유에 대해 고찰해볼만 합니다.

그 이유는 어찌되었듯 두가지 뜻 모두 서로 동질한 것들, 공통점이 있다는 까닭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homogeneous 의 뜻을 고려했을 때 이 또한 '동차방정식'이라고 번역을 하면 오해를 부르거나 이해하기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2와 달리, 1의 뜻은 차수가 동일하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실제로 영단어에서 homogeneous의 뜻은 '동종의' 가 으뜸이고, 이 단어가 애초에 사용 맥락, 분야에 따라 파생적인 여러 뜻이 발생하는 단어에 속하지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성애를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니까요. 이러한 다의어를 '동차방정식'이라는 단어 하나로 무리하게 번역하면 혼동의 여지가 과분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미국인이 '동성애'나 '동차방정식'라는 단어를 번역해야 하는데, '동(同)'이라는 글자를 보고 둘 다 한가지 단어로 해석한다는 뜻이니, 번역을 해두고 읽어보면 "What a ridiculous situation!" 이라며 욕을 내뱉을 만하다 생각합니다. 내용을 몰랐던 초보자가 독학할 때는 말이죠...

앞으로 등장하는 미분방정식의 포스팅뿐만 아니라 직접 혼자 공부를 하실 때에도 책에서 homogeneous 가 등장했을 때 그 뜻이 둘 중 무엇인지 곱씹어 보면서 접근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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