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있어서만큼 천재성을 논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요한 카를 프레드리히 가우스(1777~1855, Johann Carl Friedrich Gauss)는 수학공부를 하면서 잊을만 하면 등장하면 위대한 수학자입니다. 그가 발견해내고 증명한 수학적 도구들은 아직까지도 이공계 학생들에게 고통을 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훌륭한 무기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가우스가 물리학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그것은 바로 미적분이라는 도구로 자연의 대칭성을 표현한 가우스 법칙이며 이것의 이해가 목표입니다. 가우스 법칙은 계의 대칭적 성질을 이용해 전기장을 손쉽게 계산할수 있도록 해줍니다.이는 전자기학 전체에서 매우 중요하고 요긴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그 의미도 놀랍습니다. 수학적 도구를 쓰기는 하나 어렵지 않으니, 천천히 잘 따라와 보시기 바랍니다.
1. 선속, 다발
1) 선속의 정의
가우스 법칙은 식으로 정리하지만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그 의미를 놀랍도록 쉽게 꺠우칠 수 있습니다. 그에 사용되는 것이 바로 역선에 의한 '선속' 또는 '다발(Flux)' 입니다.
전기장은 벡터장이고, 전기력선을 통해 표현할 수 있으며 언제나 전하를 가진 대상에서 시작되거나 끝납니다. 선속은 이 역선이 어느 방향으로 얼만큼의 세기를 가지고 존재하는지에 대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장이 분포할 때 $z$방향으로의 세기는? $x$방향으로의 세기는? 등에 대한 답이라는 것이죠.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래 [그림 1]처럼 어떤 점전하가 있다고 하고 그를 둘러싸는 작은 상자를 고려할 것이며, 이것을 '닫힌 표면' 또는 '폐곡선(Closed surface)'라 합니다.
물론 이 작은 상자는 전하가 만든 전기장의 세기에 일체 영향을 주지 않는 가상적인 테두리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이 때 이 근처에 시험전하 $q_0$를 가져다 두면 상자 바로 위에서는 전기력선이 위쪽이므로 척력을 받아 위쪽 방향으로 힘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위치에 시험전하를 가져다 두더라도, 박스 안의 전하가 만드는 전기력선의 방향을 따라 이동할 것입니다.
이 때, 전하에서 시작된 역선이 박스의 특정 면을 뚫고 지나가면 '전기력선 다발(Electric flux)'은 그 특정 면을 통해 바깥으로 나가는(음전하라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전기력선 성분을 말합니다. 이는 미적분학에서 폐곡면을 따라 나가거나 들어오는 벡터장의 개념과 똑같고, 이를 구하려면 벡터장과 표면에 수직인 법선벡터를 내적하여
$$\Phi_E=\mathbf{E}\cdot \mathbf{A}$$
으로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만약 [그림 2]의 첫번째 상황에서는 두 벡터의 방향이 같아 이루는 각이 0도이니 $\Phi_E=EA$ 가 되는 것이고, 면의 법선벡터와 전기장이 수직인 두번째 상황에서는 $\Phi_E=0$ 이 되는 것입니다. 면의 법선벡터는 면의 수직방향의 단위벡터 $\hat{n}$을 이용하여 $\mathbf{A}=A\hat{n}$ 로 쓸 수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면을 나타내는 기호는 대문자 $\mathbf{A}$를 쓰기도 하지만, 소문자 $\mathbf{a}$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둘 다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전기력선 다발 $\Phi_E$ 값의 부호는, 표면을 기준으로 나가는 다발은 양수로하고 안으로 들어오는 다발 성분은 음수로 약속합니다.
2) 균일하지 않은 전기장의 선속
구의 표면과 같이, 표면이 곡면으로 주어지는 경우는 전기장이 모든 공간으로 퍼져 나가더라도 내적을 할 때 각 역선에 대한 면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면적벡터가 다르며, 또 전기장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를 마주하더라도 위에서 약속한 내적 식을 바로 이용하여 선속을 구할 수 없습니다. 이 때는 연속적인 합인 적분을 통해 선속을 구합니다. 사실 이것이, 선속의 일반적인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E.M$) 1.5
전기장의 선속(Flux)는 다음과 같이 폐곡면에 대한 면적분(Surface integral)으로 정의한다.
$$\Phi_E=\int_{\mathcal{S}}\mathbf{E}\cdot d\mathbf{A}$$
이 식은 가우스 법칙을 거의 완성하기 직전 단계에 해당하는 식입니다. 가우스 법칙이란 그러니까, 내가 어떤 대상을 폐곡선으로 둘러싸고 적분을 하였을 때 그 곡면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알짜 전기력선이나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알짜 전기력선이 있을 때만 그 폐곡면 내부에 전하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전하를 둘러싸고 면적분을 하면 0이 아닌 어떤 값이 나오지만, 폐곡면 안에 전하가 없거나, 또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정확히 반반 존재해서 알짜 전하량이 없으면 면적분의 값이 0이라는 것이죠.
2. 가우스 법칙
생각해보면 위 결과는 굉장히 상식적인 개념에 해당합니다. 무언가 전하가 있어야, 알짜 전기력선이 생길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이제 그 안에 들어있는 전하량이 면적분의 값과 비례한다는 것은 알 수 있는데, 정확히 등식으로 만들려면 비례상수가 필요하겠지요? 그 비례상수가 바로 전자기학(특히 전기학)의 대표상수인 진공에서의 유전율의 역수입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가우스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E.M$) 1.6
폐곡선을 지나는 총 전기력선 선속은 그 곡면 안의 알짜 전하를 진공의 유전율로 나눈 값과 같다. 이러한 관계를 '가우스 법칙(Gauss's Law)'라 한다.
$$\oint_{\mathcal{S}}\mathbf{E}\cdot d\mathbf{A}=\frac{q_\mathrm{enc}}{\epsilon_0}$$
여기서 $q_{\mathrm{enc}}$ 는 표면으로 둘러싸인 알짜 전하량을 말하고 첨자는 '둘러싸다(enclose)'는 의미의 약어입니다. 위 정리가 바로 가우스 법칙의 요체인데, 적분기호를 통해 표현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는 '적분형 가우스의 법칙(Gauss's Law with intergral form)'이라고 합니다.
가우스 법칙을 이해하기 위해 위 [그림 3]을 봅시다. 이는 폐곡면을 어떻게 잡던지간에 면적분의 값이 동일하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전하와 폐곡면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다 한들, 전기력선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퍼져 나가며, 선속을 적분했을 때 값은 같게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적 효과는 멀어질수록 감소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전기력은 $r^2$에 반비례하여 작아지지만 곡면은 반대로 $r^2$에 비례하여 넓어집니다. 이것이 서로 상쇄되므로 폐곡면을 어떻게 잡던지간에 전하를 둘러싸게 만들고 적분하기만 하면 가우스 법칙을 만족하는 동일한 결과를 얻습니다.
이번에는 [그림 4]와 같은 경우를 고려해봅시다. 양전하와 음전하가 하나씩 존재하는데 이들의 전하량 크기가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우스 법칙에 의하여 폐곡면을 보라색과 같이 잡았을 때 내부의 알짜 전하량은 0이므로
$$\oint_{\mathcal{S}}\mathbf{E}\cdot d\mathbf{A}=\frac{q_\mathrm{enc}}{\epsilon_0}=0$$
이 됩니다. 이는 폐곡면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는 선속과 밖으로 나가는 선속의 양이 정확히 일치하여 서로 상쇄됨을 뜻합니다.
3. 가우스 법칙의 미분형
일반물리학 책을 보면 모든 책이 적분형 가우스 법칙만을 소개합니다. 이는 일반물리학이 최대한 대학수학을 숙지하지 않더라도 물리 공부를 할 수 있게 나름의 배려를 한 것인데, 왜냐하면 저게 면적분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사실상 대칭성 때문에 면 자체를 바로 구할 수 있어서, 실제 계산은 고등학교 수준의 미적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학부 전자기학을 보면 발산정리를 사용해서 가우스 법칙의 적분꼴을 미분꼴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oint_{\mathcal{S}}\mathbf{E}\cdot d\mathbf{a}=\int_{\mathcal{V}}\left ( \nabla \cdot \mathbf{E} \right )d\tau \;\;\Leftrightarrow \;\;
\oiint_{\mathcal{S}}\mathbf{E}\cdot d\mathbf{a}=\iiint_{\mathcal{V}}\left ( \nabla \cdot \mathbf{E} \right )d\tau$$
사실은 3차원에서 적분하는 것이니, 화살표 우측의 등식처럼 좌변은 폐곡면에 대한 면적분(Double integral), 우변은 공간에 대한 부피적분(Triple integral) 이니 적분 기호를 각각 2번, 3번 써야 합니다. 근데 여러번 쓰기가 좀 귀찮으니까, 전자기학에서는 차원을 적분 기호 아래에 각각 적분의 대상 공간이 면과 부피임을 뜻하는 $\mathcal{S}$와 $\mathcal{V}$로 명시하고 적분기호를 한 번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흘림체로 쓰는 것이 정석입니다. 나중에 등장할 전기 퍼텐셜 $V$ 와 굳이 구분을 해주기 위해서이죠. 2아무튼, 화살표 왼쪽과 같이 쓰기만 해도 찰떡같이 발산정리임을 깨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둘러싸인 전하는 부피전하밀도 $\rho$에 대하여
$$q_{\mathrm{enc}}=\int_{\mathcal{V}}\rho\,d\tau$$
가 성립하고, 이를 적분꼴 가우스 법칙에 적용하면
$$\int_{\mathcal{V}}\left ( \nabla \cdot \mathbf{E} \right )d\tau=\int_{\mathcal{V}}\left ( \frac{\rho}{\epsilon_0} \right )d\tau$$
이것이 임의의 부피 $\mathcal{V}$에 대해 성립하니, 양쪽의 피적분함수가 같아야 합니다. 이로부터 탄생하는 방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E.M$) 1.7
'미분꼴 가우스 법칙(Gauss's Law in differential form)'은 다음의 관계를 가리킨다.
$$\nabla \cdot \mathbf{E}=\frac{\rho}{\epsilon_0}$$
추가로 이 때 전기장과 전위의 관계식
$$\mathbf{E}=-\nabla V$$
를 이용하면 위의 미분꼴 가우스 법칙을
$$\nabla^2 V=-\frac{\rho}{\epsilon_0}$$
로 바꿀 수 있지요. 이 방정식은 '포아송 방정식(Poisson Equation)'이라 합니다. 여기서 전하밀도가 없는 경우, 즉 우변이 0인 방정식은 '라플라스 방정식(Laplace Equation)'이라 하며 전기장, 전위 등에 대한 기초 개념을 마치면 와구장창 편미분 방정식으로 열심히 풀어볼 예정입니다. 물론 그 과정은 특수함수, 편미분방정식의 동시 공격을 견뎌내야 하는 아주 까다로운 작업이니 마음 크게 먹고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Hugh D. Young, Roger A. Freedman, Lewis Ford - University Physics with Modern Physics, 12e, Pearson
David Griffiths - Introduction to Electrodynamics, 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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