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계 상미분 방정식은 계수가 상수일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계수가 상수인 경우는 해법(미분방정식 카테고리에 포스팅)이 꽤나 간단하며 명확하게 해석적인 해(Analytic solution)를 구할 수 있어서 정해진 길을 따라 마치 공식 대입하듯이 풀면 해를 구하는 과정이 용이합니다. 반면 계수가 미지수가 되는 경우, 즉 독립변수 $x$의 함수가 되어버리면 상당히 골치아픈 구조가 되어버려 풀이 과정이 복잡하고 난이도가 급증하게 됩니다. 헌데 물리학에서 다루는 상당한 종류의 특수함수들은 이러한 미분방정식을 풀면서 등장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방정식에서 툭툭 튀어나오게 됩니다. 그리하여 공학, 물리학 과정에서 계수가 상수가 아닌 2계 선형 미분방정식을 푸는 방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계수가 상수가 아닐 때는, 꼴이 아주 간단하지 않다면 십중팔구 급수 형태의 해(Series solution) 를 얻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급수해를 얻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프로베니우스의 방법(Frobenius Method)' 라 불리며 단연 수학자 프로베니우스가 발전시켰습니다. 문제는 이 방법 자체도 이해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이를 이용해 풀어야 할 특수한 미분방정식의 꼴도 꽤나 복잡한 형태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방법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이전에 언제, 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타당한 논리의 기틀은 학부 수준에서 사실상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렵고 맛을 본다 한 들 그마저도 멱급수와 테일러 전개에 대한 이해가 빼곡히 머리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미적분학에서 다루는 급수 파트에 대한 복습을 끝마치고 이 영역에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경로입니다. 만일 그것에 구멍이 뚫려있다면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는 있어도 원리를 100%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멱급수와 테일러 급수, 해석함수에 대한 글은 이미 포스팅 해 두었습니다.)
먼저, 이번 글에서는 프로베니우스 방법의 뜻과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할 것입니다. 프로베니우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왜 그러한가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여러 글에 걸쳐서 결론을 내려야 할 만큼 방대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1. 프로베니우스 방법
2계 선형 상미분 방정식
$$P(x)y''+Q(x)y'+R(x)y=0$$
의 해가 다음과 같은 무한급수 꼴의 형태
$$y=y(x)=x^r\sum_{n=0}^{\infty}a_nx^{n}=\sum_{n=0}^{\infty}a_nx^{n+r}$$
로 나타난다고 가정하고 미분방정식을 풀어 급수해를 얻는 풀이 방법을 '프로베니우스 방법(Frobenius Method)'이라 한다. 여기서 $r$은 일반적으로 실수이거나, (실수가 아닌)복소수가 되며 보통 '지표(Characteristic number)'라 한다.
지표가 달리는 까닭은 이곳에서 확인하자. 1
이 미분방정식의 해는 물론 $P,Q,R$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들이 상수가 아니라 $x$에 관한 식이라면 상수였을 때와 같은 방법으로 더 이상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급수 형태의 해가 있을 것이라 상정하고 답을 구하는 방법이 프로베니우스 방법입니다.
2. 의문
위 내용을 보면 당연히 몇가지 질문이 떠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1) 항상 급수 형태의 해가 존재할 것이라 단정할 수 있는가? 없다면 언제 급수해가 존재할 것인지를 규명할 수 있는가?
(2) 구한 급수해가 정말 미분방정식의 해인지 보일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밝혀져 있긴 하나, 한방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근차근 여러 글에 걸쳐 설명할 것입니다. 나는 답답하다, 빨리 결론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해보시면 알겠지만 결코 그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에 대한 간단한 답을 드립니다. 구체적인 답은 Fuchs' Theorem 입니다. 우선, 프로베니우스 방법이 먹히기 위해서는 급수꼴의 해를 상정할 때 멱급수의 중심(Center of power series)이 어떤 점인지가 중요하며, 이는 미분방정식이 생겨먹은 형태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점은 정칙점, 특이점 등으로 불리우며 이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 글에서 다룰 겁니다.
(2)에 대한 답을 말하자면, 만약 급수형태의 해를 가정하고 잘 찾아내 만든 다음 주어진 미분방정식에 대입하면 그것이 해임을 보이는 것까지는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2계 선형 미분방정식은 항상 일반해를 구하는 것이 목적이지, 그를 만족시키는 하나의 해를 찾는 것이 최종 목적은 아니지요.
따라서 급수 형태의 해를 하나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수많은 해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프로베니우스 방법을 적용하면 (1)의 조건을 만족한다는 가정 하에 해는 2개 또는 1개가 탄생합니다. 만일 2개가 나온다면, 우리는 론스키안을 이용해 그것이 독립임을 보이고 해공간의 기저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론스키안을 썼는데 두 개가 종속관계라면 다른 길을 찾아야겠지요?) 해가 1개만 나올 때는 두번째 해를 따로 구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급수해가 기저임을 보이는 것이 관건이 되고 이는 필살기인 론스키안으로 매듭지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다룰 미분방정식은 결코 만만치 않은 내용입니다. 공업수학이나 수리물리학에서 아마 가장 어려운 파트로 이 부분이 뽑히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미분방정식은 거대하고 까다로운 영역입니다. 철저히 무장하여 준비테세를 갖춘 뒤 박살내 보도록 합시다.
- 다만, 아득한 난이도에 무너지기 싫다면 순서대로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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