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방정식의 해를 급수 형태라 가정하고 해를 찾는 풀이법을 프로베니우스 방법이라 하며 바로 전 포스팅에서 설명했습니다. 프로베니우스 방법이 먹히려면 주어진 미분방정식이 특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점'과 관련된 성질입니다. 이를 오늘 본격적으로 파헤쳐 볼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2계 선형 동차 상미분 방정식의 일반적인 형태를 봅시다.
$$P(x)y''+Q(x)y'+R(x)y=0$$
여기서 $P,Q,R$ 이 해석함수(그러나 아주 많은 경우에 이들은 다항함수 형태이니, 다항함수라 생각해도 됩니다)라 하고, 공통인수를 갖지 않는 꼴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공통인수를 가지면 그것으로 나누라는 뜻입니다. (즉, $P,Q,R$ 은 셋이서 놓고 보았을 때 특정 인수로 인수분해가 더 이상 안되는 관계라는 것)
여기서, 미분방정식의 양변을 $P(x)$로 나누면 $p(x)=\displaystyle\frac{Q(x)}{P(x)}\;\;,\;\;q(x)=\displaystyle\frac{R(x)}{P(x)}$ 이라 하였을 때
$$y''+p(x)y'+q(x)y=0$$
와 같이 방정식이 수정됩니다. 이러한 꼴의 2계 미분방정식은 초기조건 $y(x_0)=y_0\;\;,\;\;y'(x_0)=y_0'$ 이 주어졌을 때 해를 찾을 수 있다는 해의 유일성, 존재성을 보장하는 정리가 밝혀져 있습니다. 이 정리는 일반적으로 학부 수준에서 증명하지 않으며, 그냥 간단히 2계 미분방정식의 해는 저러한 초기조건 2개가 주어지면 유일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계수가 상수인 2계 선형 미분방정식을 수많이 풀어보면서 경험적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양변을 나눌 때 $P(x)=0$ 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에 관련된 두 가지 점의 종류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2계 선형 미분방정식
$$P(x)y''+Q(x)y'+R(x)y=0$$
에서 $P(x_0)\neq 0$ 인 점 $x=x_0$ 를 '정상점·보통점(Ordinary point)'이라 한다. 반면 $P(x_0)=0$ 이 되는 점 $x=x_0$ 는 '특이점(Singular point)'이라 한다.
특이점은 다시 두가지 부류로 나눈다. 만일 극한
$$\lim_{x\rightarrow x_0}\left ( x-x_0 \right )\frac{Q(x)}{P(x)}\;\;,\;\;\lim_{x\rightarrow x_0}\left ( x-x_0 \right )^2\frac{R(x)}{P(x)} $$
이 유한한(finite) 경우는 '정칙 특이점(Regular singularity)'이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정칙 특이점(irregular singular point)'이라 부른다.
정상점(보통점)과 특이점의 정의는 위와 같습니다. 그리고 특이점은 다시 정칙 특이점과 비정칙 특이점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번역된 용어보다는 원어(Regular, irregular)로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수학에서 '정칙(正則)'이라고 하면 대체로 나쁘다기보다는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점들을 분류하는 이유는 프로베니우스의 방법은 반드시 정상점이나 정칙특이점 근방에서만 (이 점을 중심으로 하는) 멱급수 꼴의 급수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비정칙 특이점 근방에서 프로베니우스 방법을 쓰면, 미분방정식을 만족하는 급수해를 얻는데 실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과 더불어, 왜 정칙 특이점은 하필 왜 $xp(x)$ 와 $x^2q(x)$ 의 극한이 유한할 때로 정의했는지에 관한 의문증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이 글로 여기 오신 분들은 단순히 정칙점과 특이점의 개념을 넘어서 최종적으로 정칙 특이점일 땐 급수해를 얻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달려야 하실 겁니다. 결론부터 보려면 여기를 참조하시면 되지만, 순서대로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즉 다음 포스팅인 Fuch's Theorem 을 자세히 파고들다 보면 차차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저 정리를 학부 수준에서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완벽한 증명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수준의 설명과 여러 문제를 통한 경험을 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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