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 동형사상의 개념>
오늘은 $L_A$라는 친구를 파헤쳐 볼겁니다. 이 개념과 동형사상을 합치면 행렬과 선형변환의 구조적 동일성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L_A$에 대한 이해가 여러 선형대수학 책을 봐도 자세하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딱 요지를 정확하게 추출할 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책들이 혼란을 가중시키더군요. 그럴 것 같아서 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L_A$는 이를 좌측 곱 변환(Left-hand Multiplication)이라 적어둔 것도 있는데, 이러한 용어보다는 행렬의 선형변환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꼭 기억하면서 시작해 봅시다.
1) 행렬의 선형변환을 찾아라.
이 챕터에서 우리는 계속 선형변환(사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함수를 공부하고 있는 것이지, 행렬은 주된 논의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로 선형변환을 다루었고, 물론 선형변환을 행렬로 표현할 수 있음을 배우기는 했습니다.
$$\left[ T \right]_\beta^\gamma$$
그런데 수학자들이 공부를 해본 결과 선형변환과 행렬이 동형임을 알아냈습니다. 분석은 차후에 하고, 동형이라는 것은 아무튼 동치관계임을 내포하기 때문에 선형변환에 해당하는 행렬표현이 있다면 거꾸로 어떤 행렬에 대응되는 선형변환도 존재해야 한다는 논의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1
벡터공간 $V,W$의 기저를 각각 $\beta =\left\{ v_1,\,\cdots \,v_n \right\}\;,\;\gamma=\left\{ w_1,\,\cdots \,w_n \right\}$ 라 하고 행렬 $A\in M_{m,n}(F)$가 주어졌다고 하자. 정리 $(L.A)$ 4.7에 의하여 다음을 만족하는 선형사상 $L_A:V\rightarrow W$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L_A(v_1)=a_{11}w_1+a_{21}w_2+\cdots +a_{m1}w_m \\\\
L_A(v_2)=a_{12}w_1+a_{22}w_2+\cdots +a_{m2}w_m \\\\
\vdots \\\\
L_A(v_n)=a_{1n}w_1+a_{2n}w_2+\cdots +a_{mn}w_m$$
이 $L_A$를 '기저 $\beta,\,\gamma$ 에 관한 행렬 $A$의 선형변환(Linear transformation of A with respect to the bases $\beta$ and $\gamma$)' 또는 '좌측 곱 변환(Left-hand multiplication)'라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선형변환의 행렬표현에 반대되는 과정을 이행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만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L_A$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2) 행렬 연산으로 취급할 수 있다.
$L_A$를 선형변환 $L_A:F^n\rightarrow F^m$ 이라 하자. 그리고 두 벡터공간의 기저를 표준순서기저로 잡고, $F^n$과 $F^m$의 원소를 열벡터로 취급하면 $L_A$에 대하여 다음 관계식이 성립한다.
$$L_A(\mathbf{x})=A\mathbf{x}$$
일반적인 선형변환 $T$는 보통 $T:V\rightarrow W$ 라 씁니다. 그런데 유달리 $L_A$는 분명 선형변환인데도 여러분들이 들고 있는 책들을 보면 $L_A:V\rightarrow W$ 보다는 $L_A : F^n\rightarrow F^m$ 이라 적혀 있을 겁니다. 벡터공간을 $V$로 쓰나 $F^n$로 쓰나 벡터공간의 정의상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저렇게 표기할까요? 이 둘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선형변환을 표기할 때, 일반적으로 $F^n\rightarrow F^m$라 쓰면 암묵적으로 표준순서기저를 선택한다는 조건이 내포된 것입니다. 이건 일종의 관례같은 것이기에 전공 책에 자세히 적혀 있진 않은 겁니다. 반면 $V\rightarrow W$라고 쓰는 경우, 기저가 지정된 것이 아니므로 보통 $\beta =\left\{ v_1,\,\cdots \,v_n \right\}\;,\;\gamma=\left\{ w_1,\,\cdots \,w_n \right\}$ 라고 써서 따로 꼭 설명을 해줍니다. 그래서 $F^n\rightarrow F^m$ 이라고 쓰는 $L_A$의 정의에서는 전자와 같이 기저벡터 집합 $\beta, \gamma$를 굳이 쓰지 않고 벡터공간의 기저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하지 않습니다. 2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설명은 $L_A$ 개념의 주축을 이룹니다. 표준순서기저는 매우 매우 특별한 기저이기 때문입니다. 좌표에 대한 설명 다음 정리를 봅시다.
정리($L.A$) 4.8
$\beta=\left \{ \mathbf{e}_1,\cdots ,\mathbf{e}_n \right \}$ 을 $F^n$의 표준순서기저라 하자. 그러면 기저 $\beta$에 대한 $\mathbf{v}=(a_1,a_2,\cdots ,a_n)\in F^n$ 의 좌표는
$$\left [ \mathbf{v} \right ]_\beta=\left ( a_1,a_2,\cdots ,a_n \right )=\mathbf{v}$$ 이다. 즉, 벡터 자체가 좌표(벡터)이다.
표준순서기저를 선택하는 경우, 우리는 벡터가 아닌 좌표만을 뽑아도 벡터처럼 취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뜻의 중요성은 엄청나게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아직도 감이 안오신 분들이 계시죠? 더 쉽게 가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데카르트 평면에서 $(2,5)$을 표현할 때 표준순서기저를 선택하면
$$(2,5)=2(1,0)+5(0,1)=2\mathbf{i}+5\mathbf{j}$$
라 쓸 수 있죠? 그러니 기저는 무시하고 좌표만 뽑아 $(2,5)$ 라고 써도 - 이것은 실제론 벡터에서 뽑아낸 좌표지만 - 벡터'처럼' 쓸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엉뚱한 기저 $(1,1),(-1,2)$를 택한다면
$$3(1,1)+1(-1,2)$$
가 되는데, 이 때 좌표는 $(3,1)$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데카르트 좌표계에서 우리는 $(2,5)$를 나타낸건데 기저를 표준순서기저로 잡지 않으면 좌표벡터만 추출했을 때 나온 $(3,1)$은 $(2,5)$와 같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벡터와 좌표는 같지 않습니다. 곧, 위 정리 ($L.A$) 4.8을 만족하진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 선형대수학에서는 선형변환의 벡터공간을 $F^n\rightarrow F^m$ 라 쓰는 경우 별도 첨언이 없다면 기저를 표준순서기저로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L_A$를 $L_A : F^n\rightarrow F^m$ 로 적는 순간, 표준순서기저만을 택한다는 뜻이며 어떤 점 $\mathbf{x}$ 을 새로운 변환된 점 $\mathbf{x}'$ 으로 이동시키는 선형변환이란 뜻인데, 공교롭게도 이 때 관여된 행렬 $A$와 $\mathbf{x}$의 곱이 새로운 변환된 점 $\mathbf{x}'$ 의 좌표와 같습니다! 따라서, $L_A(\mathbf{x})=A\mathbf{x}$ 로 '정의'한 것입니다. 왜 $L_A$가 행렬과 열벡터의 곱인가요? 라고 묻는 것은 정의니까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있지만, 완벽한 대답은 아니며 파고 들면 위와 같은 관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3
$L_A$ 는 2007 교육 과정, 다시 말해 2016학년도 수능까지 응시했던 16학번 학생들은 그 당시 <기하와 벡터> 교과목에서 <일차변환과 행렬>이라는 단원을 통해 학습한 적이 있을 겁니다. 그 때 일차변환이 바로 선형변환이며, 그 선형변환에 대응되었던 행렬이 바로 $L_A$ 입니다. 그러므로 이 행렬은 $\left[ T \right]_\beta^\gamma$ 와 같은 것이 아닙니다!
3) 선형변환의 행렬표현 : 행렬 곱으로 이동된 점의 좌표를 구할 수 있다.
$L_A$는 기하학적 변환을 나타내는데 훌륭하게 쓰입니다. 몇가지 예시들을 보겠습니다.
정리($L.A$) 4.21
다음은 $L_A:R^2\rightarrow R^2$ 인 선형변환 $L_A$ , 그리고 그를 나타내는 행렬을 적은 것이다.
① $x$축 대칭을 나타내는 행렬 : $\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
② $y$축 대칭을 나타내는 행렬 : $\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
③ 원점 대칭을 나타내는 행렬 : $\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
④ $y=x$ 대칭을 나타내는 행렬 : $\begin{pmatrix}
0 &1 \\
1 & 0
\end{pmatrix}$
설명)
① $\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
② $\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
③ $\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1 &0 \\
0 & -1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
④ $\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0 &1 \\
1 &0
\end{pmatrix}\begin{pmatrix}
x \\
y
\end{pmatrix}=\begin{pmatrix}
y \\
x
\end{pmatrix}$
4) 선형성과 성질
정리($L.A$) 4.22
성분이 체 $F$의 원소인 $m\times n$ 두 행렬 $A,B$를 생각하자. 선형변환 $L_A:F^n\rightarrow F^m$ 은 선형이다. 또한 $F^n,\,F^m$ 각각의 표준순서기저를 $\beta,\,\gamma$ 라 하면, 다음의 성질들이 성립한다.
① $\left[ L_A \right]_\beta^\gamma=A$
② $L_A=L_B\;\;\Leftrightarrow \;\;A=B$
③ $L_{A+B}=L_A+L_B$ 이고, 모든 $a\in F$ 에 대하여 $L_{aA}=aL_A$ 이다.
④ $T:F^n\rightarrow F^m$ 이 선형이면, $T=L_C$ 가 되도록 하는 $m\times n$ 행렬 $C$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이 때 $C=\left[ T \right]_\beta^\gamma$ 이다.
⑤ $E$가 $n\times p$ 행렬이면, $L_{AE}=L_AL_E$ 이다.
위 정리의 증명은 한 개만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선 이 성질들을 확인하려면 $L_A$가 선형인지부터 따져주어야 합니다. 행렬은 선형이기 때문에 이를 보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L_A(ax+y)=A(ax+y)=aAx+Ay=aL_A(x)+L_A(y)$$
증명) ① $\left[ L_A \right]_\beta^\gamma$ 의 각 열을 생각하자. 이 행렬의 $j$열은 $L_A(e_j)=Ae_j$ 와 같다. 여기서 $Ae_j$는 곧 $A$의 $j$열과 같다. 즉, $A$와 $\left[ L_A \right]_\beta^\gamma$의 각 열은 모두 같으므로 둘은 같은 행렬이다.
② ①에 의하면 $\left[ L_A \right]_\beta^\gamma=A$ 이고, 만일 $L_A=L_B$ 이면 $\left[ L_A \right]_\beta^\gamma=\left[ L_B \right]_\beta^\gamma$ 이므로 $A=B$ 이다.
역으로 $A=B$ 이면 유사한 방법으로 $A=\left[ L_A \right]_\beta^\gamma=B$ 이므로 $\left[ L_A \right]_\beta^\gamma=\left[ L_B \right]_\beta^\gamma$ 임을 어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③ $L_A$ 의 선형성(이 박스 바로 위)에서 나온다.
④ 우선 $C=\left[ T \right]_\beta^\gamma$ 라 가정해보자. 정리 ($L.A$) 4.15 에서 $\left [ T(x) \right ]_\gamma=\left | T \right |_\beta^\gamma \left [ x \right ]_\beta$ 을 이용한다.
그러면 모든 $x\in F^n$ 에 대하여 $T(x)=Cx=L_C(x)$ 가 되어, $T=L_C$ 이다. 또한 ②에 의하면 이러한 $C$는 유일하게 존재한다.
[참고 문헌]
Linear Algebra : S.Friedberg, A.Insel, L.Spence, 5e, PEARSON
'선형대수학(Linear Algebra) > 선형변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형범함수와 쌍대공간(Linear functional and Dual space) (0) | 2022.02.18 |
---|---|
행렬과 선형변환의 동형 관계 성질(The Isomorphic relation between Matrix and Linear Transformation) (2) | 2022.01.01 |
선형변환의 동형사상(Isomorphic, Isomorphism) (3) | 2021.12.29 |
가역성과 역변환 (Invertibility and Inverse Transformation) (7) | 2021.01.10 |
선형변환의 행렬표현 (4) 좌표와 관련된 공식 (0) | 2021.0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