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는 줄곧 열린집합이 무엇인지만 설명하고, 위상의 원소를 열린집합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는 무엇이 '열려'있다는 것인지 처음에 직관적인 납득이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닫힌집합의 정의를 살펴보면서, 점점 깊이있는 학습을 하다 보면 추상적인 이 정의가 구체적으로 가시적으로 열려있다는 표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닫힌집합의 정의 역시 처음에 보면 추상적이긴 하지만, 계속 헤아려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열린 것과 상대적 열림이 무엇인지 맥락상의 차이가 존재했듯이, 닫힌 것과 상대적으로 닫힌 것의 미묘한 차이를 잡아챌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글 역시, 일단 가볍게 1차원인 실수선에서의 닫힌집합 정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1. 닫힌집합
1) 정의
정의($T.P$) 2-16) 닫힌집합
위상공간 $X$ 의 한 부분집합 $A\subseteq X$ 를 생각하자. $A$ 가 $X$ 위에서 '닫혀있다(closed)' 또는 '닫힌집합(closed set)'이라는 것은 $X-A$ 가 열린집합인 것으로 정의한다. 이때 $X$ 위에서의 모든 닫힌집합들의 집합족은 $C(X)=\{ X-U\mid U\in\mathcal{T} \}$ 로 나타낸다.
집합이 반드시 열린집합, 닫힌집합으로만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들어 실직선에서 반열린구간만 생각해도 이는 열린집합에도, 닫힌집합에도 해당하지 않지요. 닫힌집합의 정의는 열린집합의 여집합이 아니라, 전체에서 그 집합을 차집합 했을 때 그것이 열린집합이 되는 경우로 정의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2) 닫힌집합의 성질들
다음은 닫힌집합에 관한 여러 성질들입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실직선에서의 닫힌집합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오면 훨씬 좋습니다.
정리($T.P$) 2.17) 닫힌집합과 위상의 정의의 연결
위상공간 $(X,\mathcal{T})$ 를 생각하자. 그러면 다음의 세 조건이 항상 성립한다.
① $\emptyset, X$ 는 닫힌집합이다.
② 닫힌집합의 임의의 유한 합집합은 닫힌집합이다.
③ 닫힌집합의 임의의 (유/무한) 교집합은 닫힌집합이다.
증명) ① $X$ 가 위상공간이라면 $\emptyset, X$ 는 열린집합이다. 이들에 대해 각각 차집합 생각해보면, $X-\emptyset = \emptyset^c=X$ 와 $\emptyset-X=X^c=\emptyset$ 이 되어 전체집합, 공집합을 얻는다. 즉 차집합도 열린집합이니 원래의 $\emptyset, X$ 는 모두 닫힌집합의 정의도 만족한다.
② $i=1,2,\cdots n$ 에 대하여 $A_i$ 들을 닫힌집합이라고 하면,
$$\begin{align*}
X-\displaystyle \bigcup_{i=1}^{n}A_{i} &= X\cap \left( \displaystyle \bigcup_{i=1}^{n}A_{i} \right)^c
=X\cap \left( \displaystyle \bigcap_{i=1}^{n}U_{i}^c \right)
\\\\&= \displaystyle \bigcap_{i=1}^{n} \left( X\cap A_i^c \right)=
\displaystyle \bigcap_{i=1}^{n}\left( X-A_{i} \right)
\end{align*}$$
이 된다. 가정에 의해 $A_i$ 들이 모두 닫힌집합이니 마지막 식의 우변에서 $X-A_i$ 들은 모두 열린집합이므로, 이들의 교집합 또한 열린집합이다. 따라서 $\displaystyle\bigcup_{i=1}^{n}A_i$ 는 닫힌집합이다.
③ 닫힌집합의 집합족 $\left\{ A \right\}_{\alpha \in J}$ 이 주어졌다고 하자. 드 모르간의 법칙을 적용하면,
$$\begin{align*}
X-\displaystyle \bigcap_{\alpha \in J}^{} A_{\alpha}&= X\cap \left( \displaystyle \bigcap_{\alpha \in J}^{} A_{\alpha} \right)^c =X\cap \left( \displaystyle \bigcup_{\alpha \in J}^{} A^c_{\alpha} \right)
\\\\&= \displaystyle \bigcup_{\alpha \in J}^{} \left( X\cap A_{\alpha}^c \right)=
\displaystyle \bigcup_{\alpha \in J}\left( X-A_\alpha \right)
\end{align*}$$
이 성립한다. 가정에 의해 $A_{\alpha}$ 가 모두 닫힌집합이니, 마지막 식의 우변에서 $X-A_{\alpha}$ 들은 열린집합이고, 고로 이들의 합집합도 열린집합이다. 따라서 $\displaystyle\bigcap_{\alpha\in J}^{}A_{\alpha}$ 는 닫힌집합이다. $_\blacksquare$
이러한 세 형태는 위상의 정의의 세 조건과 매우 유사합니다. 단지, 위상의 정의에서는 위상의 원소를 열린집합으로 정의하고 합집합이 무한까지 가능하며, 교집합이 유한합니다. 반면 닫힌집합에서는 교집합이 무한까지 가능, 합집합이 유한하다는 성질을 갖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닫힌집합을 원소로 하는 어떤 집합을 위상이라고 정의하는 방법도 존재할 수 있고 이를 위상의 공리로 활용하는 것에 논리적 모순이 있지는 않으나, 관용적으로, 또 계속해서 위상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열린집합을 원소로 잡아 위상을 정의하는 것이 보다 범용적이고 편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위상의 원소는 열린집합을 수단으로 하여 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T.P$) 2.18)
위상공간 $X$ 의 부분위상공간을 $Y$ 라 하자. 이때 $A\subseteq Y$ 가 $Y$ 에서 닫혀있을 필요충분조건은 $A$ 가 $X$ 의 닫힌집합(=$C$ 라고 하면)과 $Y$ 의 교집합인 것이다. 즉 $A=C\cap Y$ 인 것이다.
증명) $\Longleftarrow $ : $X$ 위에서의 닫힌집합 $C$ 에 대해 $A=C\cap Y$ 라 하자. 그러면 $X-C$ 는 $X$ 위에서 열린집합이고, 따라서 부분공간위상 $Y$ 의 정의에 의해 $Y\cap (X-C)$ 는 $Y$ 위에서의 열린집합이 된다. 그런데 $Y\cap (X-C)=(Y\cap X)-(Y\cap C)=Y-(Y\cap C)=Y-A$ 이므로, $Y-A$ 는 $Y$ 위에서 열린집합이라면 $A$ 는 $Y$ 위에서 닫힌집합이다.
$\Longrightarrow $ : $A\subseteq Y$ 가 $Y$ 위에서 닫혀있다고 하자. 그러면 $Y-A$ 는 $Y$ 위에서 열린집합이므로 $X$ 위에서의 어떤 열린집합 $U\subseteq X$ 에 대하여 $(Y-A)=U\cap Y$ 가 성립한다. 그러면 $A=Y-(U\cap Y)$ 라 적을 수 있다.
한편, $X$ 가 가장 큰 전체집합이기 때문에, $U$ 가 열린집합이면 $C:=X-U$ 라고 했을 때 $C$ 는 닫힌집합이다. 그러면 $C\cap Y$ 는 정의에 의해 $Y$ 위에서 닫힌집합인데, 왜냐하면
$$\begin{align*}
Y-(C\cap Y)&=Y\cap (C\cap Y)^c =Y\cap (C^C\cup Y^c)
\\\\&= (Y\cap Y^c)\cup (Y\cap C^c)
\\\\&= \emptyset \cup (Y\cup C^c)
\\\\&=Y\cap U
\end{align*}$$
가 성립하고 $Y\cap U$ 가 열린집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C\cap Y$ 가 $Y$ 위에서 닫힌집합이므로 $A=Y-(U\cap Y)=Y\cap (U\cap Y)^c = Y\cap C$ 의 형태로 쓸 수 있다. 즉, $A$ 가 $Y$ 위에서 닫힌집합이면 반드시 $X$ 위에서의 닫힌집합 $C\subseteq X$ 와 $Y$ 의 교집합 형태로 $A$ 가 나타내진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_\blacksquare$
주의할 점은 열린집합에서도 그랬듯이, $A\subseteq Y$ 가 $Y$ 에서 닫힌집합이라고 해서 $X$ 에서도 반드시 닫힌집합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Y$ 는 $X$ 에서 닫혀있는데 $A\subseteq Y$ 는 $Y$ 에서도, $X$ 에서도 열린집합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X=\mathbb{R}$ 이라 잡고 $Y=[0,1]$ 이라 했을 때 $A=\left( \displaystyle\frac{1}{4},\displaystyle\frac{3}{4} \right)$ 를 생각해 봅시다. $Y$ 가 $X$ 위에서는 닫힌집합입니다. $A$ 는 $Y$ 에서 열린집합인데, 왜냐하면 $Y-A=[0,\displaystyle \frac{1}{4} ]\cup [\displaystyle\frac{3}{4},1 ]$ 이 닫힌집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left( \displaystyle\frac{1}{4},\displaystyle\frac{3}{4} \right)$ 는 $X=\mathbb{R}$ 라는 실직선에서도 열린집합입니다. 즉 $Y$ 는 $X$ 에서 닫혀있어도 $A\subseteq Y$ 는 $Y,X$ 모두에서 열린집합입니다.
그렇다면 부분위상공간에서 닫힌집합인 것이 전체 위상공간에서도 닫힌집합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다음의 정리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정의($T.P$) 2-17) 상대적 닫힘과 상대적 닫힌집합
위상공간 $X$ 와 부분위상공간 $Y$ 에 대해 $A$ 가 $Y$ 위에서 닫힌집합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때 $A$ 는 부분공간위상 $Y$ 위에서 '상대적으로 닫혀있다(relatively closed)'고 말하고 '상대적 닫힌집합(relatively closed set)'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때 $A$ 는 1 $X$ 위에서의 닫힌집합 $C\subseteq X$ 에 대해 $A=C\cap Y$ 로 표현 가능하다. 2
정리($T.P$) 2.19) 부분위상공간에서 닫힌집합이 위상공간에서도 닫힌집합이 되기 위한 조건 3
위상공간 $X$ 의 부분위상공간 $Y$ 에 대하여 $A\subseteq Y$ 가 $Y$ 위에서 닫힌집합이고, $Y$ 가 $X$ 위에서도 닫힌집합일 때, $A$ 는 $X$ 위에서도 닫힌집합이 된다.
증명) $A$ 가 $Y$ 위에서 닫힌집합이면, 정리($T.P$) 2.18) 에 의하여 $X$ 위에서 닫힌집합인 $C$ 에 대해 $A=C\cap Y$ 라 적을 수 있다. 그러면
$$\begin{align*}
X-A&= X-(C\cap Y)= X\cap (C\cap Y)^c
\\\\&= X\cap (C^c\cup Y^c)
\\\\&= (X\cap C^c)\cup (X\cap Y^c)
\end{align*}$$
로 나타낼 수 있다. 마지막 등호의 우변을 보면, $X\cap C^c=X-C$ 이고 $C$ 가 $X$ 위에서 닫힌집합이니 이것은 $X$ 위에서 열린집합이다. 뿐만 아니라 $X\cap Y^c=X-Y$ 에서, 가정에 의해 $Y$ 가 $X$ 위에서 닫힌집합이라고 했으니, $X-Y$ 도 $X$ 위에서 열린집합이다. 그러면 위상의 두번째 공리에 의하여 열린집합의 합집합 또한 열린집합이니, $X-A$ 는 $X$ 위에서 열린집합이다. 따라서 $A$ 는 $X$ 위에서 닫힌집합이 된다. $_\blacksquare$
[참고문헌]
James Munkres, Topology 2E
- 이미 $Y$ 에서 자명히 닫힌집합인데 왜 '상대적으로' 닫힌집합이라는 표현을 또 하는 것인지는, 부분공간위상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그것이 전체 위상공간 $X$ 에서는 닫혀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어야 합니다. [본문으로]
- 바로 위 정리($T.P$) 2.18) 에 의하여 [본문으로]
- 정리($T.P$) 2.14) 와 연결 및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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